[작지만 강한교회] '가나안' 교인
요즘 교계에선 '가나안 교인'이 화두다. 이는 신앙은 있지만 교회를 "안 나가"는 교인들을 말한다.이들은 믿어보려 교회 문턱을 넘었으나 이내 실망하고 교회를 떠난 교인들이다. 아마 평신도 때문에 공동체를 떠났다면 다른 교회를 갔을 것이다. 그러나 목사들 때문에 떠난 사람들은 다시는 교 회를 찾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 때문에 구원파가 주목을 받고 있다. 구원파가 믿고 가르치는 교리의 핵심은 "한번 구원받으면 절대 잃어버릴 수 없다"는 것이다. 죄도, 회개도 중요하지 않은 '값싼 은혜'를 외친다.
한국교회는 크게 은사주의 교회와 복음주의 교회로 나뉜다. 순복음 교회를 중심으로 오순절 계통의 교회를 은사주의 교회라 한다. 복음주의 교회는 장로교 침례교등 개혁 교단을 말한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은사주의 교회는 기도와 성령운동을, 복음주의 교회는 말씀과 제자훈련을 강조한다.
지난해 은사주의를 대표하는 한국 유명 교회 한 원로목사의 재정 비리와 여자문제가 만천하에 공개됐다. 정치인보다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의 잣대로 성직자를 바라보던 사회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그의 삶을 보면서 다시 한번 '개독교'를 외쳤다. 주일에는 틀림없는 성직자였지만 나머지 날에 대한 삶에는 경악을 금치못했다.
복음주의를 대표하던 목사도 사회의 지탄을 받았다. 공공도로까지 침범해 지은 수천억짜리 예배당, 거짓 학력, 논문 표절, 재정 의혹이 교회 밖의 사람들에게도 관심거리였다. 주일 설교 시간에는 카리스마가 넘쳤을지는 몰라도 나머지 날의 삶은 자신의 야망과 성공을 위해 거짓과 권모술수를 마다 않는 복음주의 교회의 대표 목사의 삶에 사회는 분노했다.
절대 다수의 한국교회는 그동안 구원파가 가르친 구원론과 별반 다르지 않은 구원론을 가르쳐왔다. "한번 받은 구원은 잃을 수 없으므로 안심하며 살면된다"며 칼빈의 5대 강령의 하나인 '성도의 견인'을 성경보다 더 숭상해 왔다.
목사들부터 6일을 함부로 살아온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구원받은 자라면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과 같이 마땅히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요일2:6). 그리스도인의 삶의 기준은 예수님의 삶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박히고 부활하여 인간의 죄를 사해 주시고 소망을 주셨지만 그의 구원 사역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우리는 분명 은혜로 구원받았지만 구원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 그리고 우리의 구원은 예수님이 재림하시는 그날 최후의 심판때에 완성될 것이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양대산맥의 두 수장의 삶의 몰락이 오늘 우리에게 던지는 교훈은 무엇인가. 한국 교회는 지금 침몰중이다. 선장만 믿고 침몰하는 세월호 복도에 나란히 누워있던 아이들이 무슨 죄인가. 누구 하나만 지도자를 의심했어도, 누구 하나만 뛰어내리라 외쳤어도 대형 참사는 없었다. 리더들의 타락과 침몰을 보면서 침묵만 할 셈인가. 회개를 외쳐야 하고 잘못을 도려내야 한다.
우리도 살아야 하고, '가나안' 교인들도 다시 돌아오게 하려면 인간을 믿지 말고 다시 성경으로, 복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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