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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삶] 우울하십니까?

New York

2014.05.1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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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자 / 시인
'참을성 없는 놈이라니!/ 우울은 이렇게 잔주접이나 떨고 있는 저 자신이 싫다 까짓것 청명과 한식 사이이거늘 도갑사 산벚꽃처럼 타오르면 그만이거늘/ 화르르 흩날리면 그만이거늘…// 우울은 지금 제 팔다리 쫘악 찢어대고 있다/ 책상 위엔 금방 터질 듯한 은행통장들 함부로 흩어져 있거늘 통장들 뭐라고 거듭거듭 지껄여대고 있거늘/ 거기 엇갈려 포개진 두 손 위 우울은 제 얼굴 칵 처박고 있다// 앙다문 이빨 사이로 흘러나오는 신음소리/ 우울은 너무 싫다 그만 세상 하직하고 싶다 산벚꽃처럼 가볍게 몸 흩날리고 싶다/ 바람은 그걸 알고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않거늘!' -이은봉 시인의 '우울' 부분-

우울함은 슬픔과 불행을 느끼는 감정 중 하나다.

멜랑콜리라고 칭하기도 하는 우울 그 자체는 나쁜 감정만은 아니다. 문화이론가이자 작가인 수전 손택은 멜랑콜리에서 매력을 뺀 것이 우울증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우울 자체에는 매력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우울은 천재들의 창조적 상상력을 이끌어내는 감성의 하나로 예술가의 창조성과 관계되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예술가들이 이 우울의 매력을 잘 활용해 위대한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 예는 허다하다.

그러나 깊이가 깊어지다 보면 감정의 파생이 심각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우울한 감정이 오래 지속되다 보면 우울증이 되기 십상이다.

우울은 우울함으로 그치지 않고 물귀신처럼 다른 병들을 끌어들인다. 생에 대한 의욕상실 자살충동 같은 나쁜 녀석들을 부하처럼 데리고 다닌다.

위키 백과사전에 의하면 우울증은 신경전달물질의 화학적 불균형으로 일어나게 된다고 한다.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 호르몬의 생물학적 불균형 때문이다. 심리적·사회학적·약리학적 요인 등은 이러한 불균형에 영향을 미친다.

여성의 발병률이 남성보다 높은데 이는 여성은 남성보다 세로토닌 합성률이 낮은 때문이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상대적으로 발병 가능성이 높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환경에 노출되었을 경우도 발병률이 높다.

증상으로는 불안 무력감 식욕장애 수면장애 자살충동 등과 심한 경우 망상이나 환각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우울증의 평균 발병 시기는 대체로 40대라고 하는데 요즘은 연령층이 젊어지기도 하고 특히 70세 이상 노인들의 증가율이 연평균 13.6%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노인성 우울증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한다.

우울증을 이기는데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는 생선 대추 현미 우유 두부 바나나 등이 있는데 몸에 세로토닌 호르몬을 활성화 시켜주어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우울증은 치료를 꾸준히 한다면 90% 정도는 치료가 가능하다. 우울증이 의심된다면 전문가와 상의하고 적절한 약물치료가 우선되어야 하겠지만 자가 점검을 통해 스스로 치료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물리쳐야 한다. 가능하면 여러 사람이 모이는 기회를 자주 가져야 한다. 가벼운 취미생활을 하는 게 좋다. 치료에 대해서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이런 저런 체질적 성향도 우울증의 원인이겠지만 우울함을 유발시키는 데는 사회적 영향도 크다. 지나친 경쟁 과도한 스트레스 관계성의 불협화음 등에 기인되기도 한다.

요즘 우울하다는 분들이 많다. 돌파구 없는 경기침체 세월호 참사까지 슬픔과 절망이 마음의 병을 초래하는 것 같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다. 감기가 중병은 아니지만 잘 다스리지 못하면 숱한 합병증이 생기게 마련이다. 마음도 튼튼하게 하려면 저항력을 키워야 한다.

우울을 잘 보듬어 유익함으로 활용하지 못할 바에는 우울이 찾아온다 싶으면 무조건 내쳐야겠다. 우울이 활개 치지 못하도록 우울의 샅바를 거머쥐고 메어칠 준비를 해야겠다. 이웃의 감정상태도 점검해보는 관심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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