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새영화-귀신들린 저택]가족용 놀이기구 같은 공포

Los Angeles

2003.11.28 14:1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귀신들린 저택'은 특수효과와 웅장한 저택이 이야기와 연기를 누르는 형상이지만 재미를 선사한다.

'귀신들린 저택'은 특수효과와 웅장한 저택이 이야기와 연기를 누르는 형상이지만 재미를 선사한다.

‘귀신들린 저택’(The Haunted Mansion)은 전형적인 할리우드 영화의 하나다. 짜임새나 신선도는 떨어지지만 기술은 뛰어나다.

단점과 장점이 엇갈리지만 적당한 이야기와 화려한 특수효과는 가족영화로 보기에 무난하다.

‘카리브해의 해적들’(Pirates of the Caribbean:The Curse of the Black Pearl)에 이어 디즈니랜드의 놀이기구를 소재로 만든 ‘귀신들린 저택’은 가족영화와 공포영화 장르를 섞는다.

짐 에버스(에디 머피)는 능력있는 부동산 에이전트다. 문제가 있다면 돈 버는데 정신이 팔려 아들 마이클(마크 존 제프리스)과 딸 메건(아리 데이비스) 등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는 점. 짐은 결혼 기념일에도 늦게 나타나 아내 사라(마셔 토머슨)를 화나게 만든다. 가족영화의 전형적인 설정이다.

어느날 사라에게 저택을 팔고 싶다는 전화가 온다. 지금은 흉가가 됐지만 한때 웅장하고 화려했던 저택에는 비극적인 사랑이 숨겨져 있다. 집사 램슬리(테런스 스탬프)의 음모로 결혼을 앞두고 있던 그레이시(내태니얼 파커)와 엘리자베스는 비극적 죽음을 맞이한다. 이루지 못한 사랑 때문에 원혼이 되어 떠도는 그레이시는 사라를 엘리자베스라고 생각하고 한을 풀기 위해 사라를 저택으로 끌어들인다.

에버스 가족이 저택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가족영화와 공포영화는 하나로 섞이지만 두 가지 장르는 상투적인 특징을 벗어나지 못한다. 문제있는 가족은 고난속에서 신뢰와 따뜻함을 회복하고 주인공들은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면서도 흉가 곳곳을 헤매며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카리브해의 해적들’이 매력적인 캐릭터와 웃음으로 감칠맛을 느끼게 했다면 ‘귀신들린 저택’은 이야기와 플롯, 등장인물에서 특별히 뛰어나지 않다. 에디 머피는 ‘대디 데이 케어’(Daddy Day Care)에서 처럼 선한 웃음을 짓지만 폭소를 선사하지는 못하고 마셔 토머슨은 매력적이지만 이를 한껏 펼치지 못한다. 오히려 유리구슬에 갖힌 집시여인 역을 맡은 제니퍼 틸리가 인상적이다. 이런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재미를 선사하는 것은 기름진 영상과 특수효과다. 웅장한 대저택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여러 단계의 공포 코스는 지루할 틈을 주지않는 라이드같다.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과 실감나는 분장과 의상은 등급 PG의 가족영화로는 드물게 스펙타클한 영상을 만들어내고 빠른 속도로 상황을 변화시켜 지루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다만 음향이 너무 크고 시체와 싸우는 일부 장면은 저학년이 보기에는 너무 무서울 수 있다.

26일 개봉. 등급 PG. 와이드 상영.

안유회 기자〈[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