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교회] 이젠 성도가 목회자를 도와야 한다
요즘 '목레기(목사+쓰레기)'란 말이 화자다.세월호 사건에 대해 생각 없이 뱉어낸 목회자들의 말이 SNS를 달구면서 '개독교'에 버금가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목회자는 '낮은 자'가 돼야한다. 그런데 잊힐 만 하면 목회자들이 꼭 대형사고를 낸다.
한국 목회자의 대부분은 20대 초반 한창 고급 지식을 습득하고 배워야할 때 신학 대학교에서 학부 수준의 신학과 철학을 공부한 후 목회현장에 바로 투입된다. 1학년 때는 목사, 2학년 때 전도사, 3학년 때는 평신도 그리고 4학년 때 불신자로 졸업한다는 농담을 할 정도로 사회 초년생들이 소명 하나만 가지고 들어가는 곳이 학부과정의 신학대학교다.
목회자의 특권 의식만 잔뜩 배워나오지 않으면 다행이다. 현실상 교과 과정의 대부분은 대형교회를 성공적 목회 모델로 가르치고 있다. 교회를 성공의 도구로 착각하는 목사가 자연스레 탄생하게 된다. 목회자의 열등의식과 콤플렉스는 목회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목사가 이에 대한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목회를 하면 자연히 '성공'이라는 단어에 목을 매게 되어있다.
교회 성장은 반드시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고 믿고 있는가. 인간적인 방법으로도 교회는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고 목사가 무능력하고 게으르면 교회가 쇠퇴 할 수도 있다. 교회의 머리가 예수님이시기 때문에 교회의 흥망성쇠를 철저히 예수님이 주관하신다고 알고 있지만 모든 교회가 다 하나님이 뜻하셔서 부흥하고 문 닫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수많은 교회가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이 개척되고 있고, 수많은 목사가 하나님과 상관없이 탄생한다.
우리는 그동안 교회의 성장과 번영은 무조건 하나님이 기획하신 축복이라 굳게 믿어왔다. 그러나 10만 명의 성도를 예수 믿게 했어도, 1000만 명의 사람들을 하나님으로부터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면 … 3500억으로 멋진 성전을 건축해 4만5000명이 매주일 하나님께 영광스러운 예배를 드리게 되었지만 4천5백만의 손가락질을 받게 된다면 과연 하나님께 영광이 될까.
목사의 가장 본질적인 사역이 분명 성경에 명시돼 있다. 바울(딤전4:13)과 베드로(벧전5:2)는 목사의 근본 존재목적을 "말씀을 먹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또 "기도하는 일과 말씀을 섬기는 일(행6:4)"을 하는 것이다.
요즘 담임목사가 기도와 말씀에 집중하겠다고 한다면 반가워할 성도는 그리 많지 않다. 평신도가 생각하는 목사의 근본 존재목적은 열심히 심방하고 '나'를 자주 만나 돌봐주고 각종 행사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집행하여 교회를 들썩 거리도록 만드는 것으로 생각한다.
기도와 말씀에 집중하지 않는 목회자는 하나님의 뜻과 섭리가 아닌, 인간적 생각과 잔머리로 목회를 할 수밖에 없다. 복음 선포보다 인간의 필요를 채우려고 설교하게 된다. 성도들의 영적 필요보다 육신적 필요를 도모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강단에서 십자가와 복음이 사라지는 이유다.
알고 보면 복음을 모르는 목사가 '목레기'다. 이제 교인들이 목회자를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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