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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나잇라인' 앵커 주주 장 "아시안 여성으론 처음…이 만한 프로 맡은 건 영광"

Los Angeles

2014.06.0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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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기자·엄마 '1인 3역'
"같이 살자" 아버지 생각에… 
3대 방송 ABC의 한인 최초 간판 앵커로 매일 미국인의 아침을 열었던 주주 장(49.한국이름 장현주)씨가 지난 3월 시사보도 프로그램 '나잇라인'의 앵커로 발탁됐다.

'굿모닝 아메리카' 이후 4년만, 입사 25년만이다. 앵커지만 여전히 현장을 누비는 기자로서, 세 아이의 엄마로서 1인 3역을 하고 있다.

나잇라인 앵커로서의 소감을 묻자 "굉장히 자랑스럽고 영광이라고 생각하며 일을 하고 있다"며 "아시안 여성 혼자 심층보도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한 전례가 없기도 하고, 늘 원했던 스타일의 프로그램이라서 더 그렇다"고 말했다.

나잇라인은 1980년 첫 방송이래 34년간 ABC의 인기 시사보도 프로그램. 평일 오전 12시45분부터 30분간 방영되며 3명의 앵커(주주 장, 댄 해리스, 댄 아브람스)가 돌아가며 진행한다.

"나잇라인에서는 이슈를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고 통찰력 있게 보도할 수 있어요. 제가 가장 관심 있는 것이 한 가지 주제를 잡아 파고들어 이야기를 발굴하고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주는 것인데, 그런 면에서 저에게는 최고의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앵커라고 해서 뉴스 진행만 하는 것은 아니다. 수시로 취재 현장에 나가 직접 취재하고 취재 지시를 내리기도 한다. "안에서 에어컨 바람만 쐬고 있는 건 별로에요. 현장에 나가서 사람을 만나고, 느끼고, 소통할 때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거든요."

스탠퍼드대 정치학과 졸업과 동시에 ABC에 입사한 그는 뉴스부문 데스크 보조로 시작해 프로듀서와 기자로 걸프전, 체르노빌 원전사고, 케냐의 폭탄테러 현장 등 세계의 재난과 참사 현장을 누볐다.

워싱턴DC 파견 당시 주재기자로 백악관과 대법원을 취재하고, CNN방송의 간판 앵커인 앤더슨 쿠퍼가 ABC에 재직할 때 함께 심야뉴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기자가 '천직'이라고 했다. 나잇라인 오프닝 녹화 직전 샌디에이고에 해군 제트기가 민간인 주택을 덮치는 속보로 오프닝 녹화 시간이 지연돼 시계는 밤 11시를 넘어가고 있었지만 그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오늘도 오전 6시에 일어나 아이들과 빅토리안가든에 가서 3시간을 놀고 점심 미팅 후 계속 강행군이지만 행복해요. 녹화가 지연될 때는 얼른 가서 아이들의 잠든 얼굴이라도 보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긴 하지만요."

25년간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달려온 그에게 다시 태어나면 무얼 하고 싶냐고 묻자 그가 한참 생각에 잠겼다. "흠. 어려운 질문이네요. 많이 생각해봐도 기자에요. 아직도 취재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고 여전히 세상이 궁금하고, 눈을 감는 날까지도 그럴 것 같거든요."

채널13 WNET 대표이사인 남편 닐 샤피로(전NBC사장)과는 ABC 방송사에서 만나 7년 연애 끝에 결혼했다. 결혼해서도 5년 정도 후에 아이를 낳았으니 둘이서만 12년을 보낸 셈이다. 그의 아버지는 지난달 작고한 산호세한인회(현 실리콘밸리한인회) 초대 이사장과 3대 회장을 지낸 장팔기(83)씨다.

"아버지는 굉장히 야망이 큰 분이었어요. 북캘리포니아 서니베일에서 프렌드십인을 운영하시며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셨고 어머니(전옥영.78)와 함께 엄한 교육으로 자녀들도 잘 키우셨어요. 항상 앞만 보고 달려가라고 했던 아버지가 제가 마흔살쯤 됐을 때는 '이제 좀 내려놓고 손주들과 산호세에 와서 살지 그러냐'고 했을 때 가지 못한 게 지금도 마음이 아파요."

황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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