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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캘린더 걸스]아줌마들 '누드달력' 반란

실화바탕 코믹한 중년예찬

1997년에 ‘풀 몬티’(The Full Monty)가 있었고 2003년에 ‘캘린더 걸스’(Calendar Girls)가 있다.

1999년 영국의 요크셔 지방의 내플리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캘린더 걸스’는 중년여자들의 반란이다. 그리고 그 반란은 ‘풀 몬티’와 마찬가지로 누드로 표현된다.

애니 클락(줄리 워터스)은 백혈병으로 숨진 남편을 치료한 병원에 기부를 하고 싶다. 하지만 돈이 없다. 애니의 친구인 크리스 하퍼(헬렌 미렌)는 누드 캘린더를 본 순간 아이디어를 생각해낸다. 직접 누드 모델이 돼 캘린더를 제작해 파는 것이다. 여성협회 회원인 동네 아줌마를 설득해 11명을 모은 이들은 누드 캘린더 제작에 들어간다.

영화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전반부는 크리스의 빵굽기 경연대회 우승과 같은 아줌마들의 수다와 남자 사진작가 앞에서 옷을 벗는 중년 여자들의 반란. 후반부는 누드 캘린더의 성공 이후의 이야기.

중년여자가 누드를 통해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이야기에는 기존의 시각에 대한 작은 반란이 들어있다. 현실은 물론 영화에서도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중년 여자의 항변이 들어있다. 또 미렌과 워터스를 중심으로 한 코믹한 분위기와 연기는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웃음을 통해 가볍고 친근하게 풀어간다.

하지만 피터 카타니오 감독의 ‘풀 몬티’가 중년남자의 스트립 공연을 통해 노동계급의 고통스런 현실을 따뜻한 인간미로 풀어간 것에 비해 ‘캘린더 걸스’에는 따뜻함과 감동이 많지 않다. 니겔 코울 감독의 ‘캘린더 걸스’에도 중년여자의 고통이 있지만 웃음과 해프닝과 하나로 녹아흐르지 않고 전체 흐름에서 뒷전으로 밀려난다.

초판 5백장을 인쇄했던 달력이 30만부나 팔리고 모금액이 1백만 달러를 넘어서는 대성공을 거두고 아줌마 모델들이 할리우드의 초청을 받는 후반부는 오히려 유명해 진다는 것의 고통에 포커스를 맞춘다. 크리스가 남편과 아들 때문에 고민에 빠지고 크리스가 남편이 아닌 자신을 위해 달력 제작을 한 것 같다는 죄책감을 느끼는 것은 중년보다는 유명인사의 고민이다.

“해바라기가 아름다운 것은 아무리 흐린 빛도 찾아내 그 쪽을 향한다는 것이다. 인생도 그렇다. 인생은 모든 단계가 아름답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가장 빛난다.”

영화는 백혈병으로 죽은 애니의 남편을 통해 중년의 아름다움을 예찬하지만 영화 속에 녹아흐르지 못한다.



안유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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