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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크리스천들이 '북한'을 품는다…남가주 교계에만 10여 개 단체 활동

미국 시민권자 한인은 사역 활동 편해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 한인 역할 중요

저마다 다양한 색깔로 북한 사역 펼쳐
의료·구호·교육·기도 등 각종 전략
정치적 성향 따른 폐쇄적 접근 우려도


미주 한인 크리스천들이 남북 평화의 가교 역할을 있다.

천안함 사태 이후 한국 정부가 북한에 취한 5.24 제재 조치로 인해 대북 지원 등이 전면 중단된 상태지만,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미주 한인들의 민간 활동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LA지역에서는 북한에 식량을 보내기 위한 영양쌀 포장 행사, 기도모임,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이는 경색된 남북 관계 속에서 미주 한인들의 시대적 역할과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미주 한인들은 ‘사역’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저마다 모임이나 단체 등을 구성, 북한을 가슴으로 품고 있다. 선교 방식, 지원 전략, 모이는 연령대 등은 각기 다르지만 북한에 대한 마음만큼은 모두 하나다.

‘북한’에 대한 담론은 정치적 사상에 따라 해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교계의 북한 선교 역시 개인이나 각 단체의 성향에 따라 방향성은 다를 수 있지만 크리스천으로서 기독교의 사랑을 전달하려는 미주 한인들의 열정은 뜨겁다. 현재 미주 한인교계의 북한 사역 현황과 방향 등을 알아봤다.

미주 한인들이 선봉장

현재 남가주 한인 교계에는 10여 개의 북한 사역 단체가 활동중에 있다.

선양하나, 미주겨레사랑, NAFEC(동북아경제문화협력재단), LA기독교윤리실천운동(LA기윤실), 모퉁이돌선교회, 미주통일선교아카데미, 샘복지재단, 두레선교회 등은 직·간접적으로 북한 사역을 펼치는 기독 단체다.

성향과 전략에 따라 식량 제공, 비즈니스, 교육 지원, 중보기도, 북한 인권 운동 등 추구하는 방식은 각기 다르다.

NAFEC의 경우 북한을 비롯한 동북아 지역의 교육 및 구호 사역을 담당하고 있는 가운데 미주에서는 북한 어린이를 위한 영양쌀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미주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지금까지 83콘테이너(2600만 끼) 분량의 영양쌀을 포장해 북한에 보내고 있는데, 한인교계와 자원봉사자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LA기윤실은 주로 건강한 교회 만들기 운동을 펼치는 단체로 알려져 있지만, 지난 1996년부터 북한을 대상으로 '사랑의 빵 나누기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5000톤 이상의 밀가루를 북한에 보냈으며 북한 무산 지역에 빵공장을 설립, 약 7000명의 북한 어린이들에게 매일 식량을 공급한다.

LA기윤실 박상진 간사는 "현재 남북관계가 얼어있는 상태지만 미국 시민권자의 경우 한국 국적자보다는 상대적으로 활동이 자유로운 편"이라며 "미주 한인중에는 북한에 나가있는 분들도 많고 북한 사역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을 대상으로 구호 사업을 진행중인 '선양하나'는 오는 26일 LA지역 캘리포니아인터내셔널대학(CIU)에서 북한을 위한 기도회도 개최한다. 이날 기도회에는 선양하나 스티븐 윤 대표가 참석해 강연도 펼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미주겨레사랑(식량 및 의약품 지원), 모퉁이돌선교회(북방지역 성경보급), 샘복지재단(의료지원), 두레선교회(유치원 운영) 등도 활동중이다.

북한 사역 크게 두 갈래

주로 한인교계의 북한 사역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민간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개인이 각 단체와 연계해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캘리포니아인터내셔널대학 박문규 학장은 "예를들어 미국에서 제약회사를 다니던 한인들이 개별적으로 북한 인근 지역에서 의약품 지원 사역을 펼치는 분들도 있다"며 "미주 한인들의 북한 사역은 저마다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방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디아스포라로서 이 시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전했다.

미주 한인들의 북한 사역은 크게 두 갈래의 방향으로 나뉜다. 쉽게 말해 북한에 대한 지하교회 탄압이나 인권 문제 등의 실상을 알리고 강조하는 단체들이 있고, 각종 지원 활동을 통한 북한과의 교류에 중점을 두는 곳이다.

성향이 나뉘다 보니 북한 선교를 두고 양 진영간의 '소통 단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소위 북한 사역이 각각 진보와 보수의 이데올로기적 사고에 갇혀 있다는 것이다.

LA지역의 소규모 북한 중보기도 모임에 참석중인 김모(54)씨는 "북한에 대한 시각이 어느 한쪽으로 굳어지는 것은 매우 위험한 것이라 생각된다"며 "북한사역에 대한 의견을 나누다 보면 우선적으로 정치적 입장에서 북한을 해석하기 때문에 자칫 기독교인으로서 균형적인 이해를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한선교는 북한에 가기도 전에 실패했다"는 비판적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미주 지역의 한 북한 선교 단체 관계자는 "사실 미주 지역의 북한 사역 단체들은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연합' 자체가 쉽지는 않지만, 적어도 뒤에서 서로 흉을 보고 대립각을 세우지는 말아야 할 것"이라며 "한국의 '남남갈등'이 북한 사역에도 영향을 미친 상황이라서 대화 단절은 물론 자칫 갈등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북한사역' 대화의 장 필요

미주 한인들의 북한 사역은 연합과 지속성을 위해 보다 심도 있는 논의의 장도 필요하다.

박문규 학장은 "각자 사역 전략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합의 형태를 통해 균형잡힌 시각을 갖고 서로 대화하며 효과적인 방안을 함께 강구해보는 장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며 "서로의 진영에서 게토화 되지말고 미주 지역 단체들이 먼저 갈등을 극복해서 북한 사역의 좋은 사례를 자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한 사역이 일부 단체에 의해 변질 또는 왜곡되는 부분을 우려하는 주장도 있다.

LA지역의 유일한 탈북동포 교회인 '빛나라선교교회' 이종환 목사는 "자본이 투입된 대규모 이벤트성 행사들이 자주 열리다 보니 북한 사역이 가시적으로 전시효과에 치중된 부분도 있었다"며 "또한 실제 우리 주변의 탈북동포들을 돌아보는 움직임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겨레사랑 이현준 목사는 "북한 사역 자체는 워낙 특수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부분에서 제한적인 요소들이 존재한다"며 "눈에 보이는 성과를 요구한다거나 교회나 단체 이름을 내세우려는 사역의 한계를 넘어서서 드러나지 않더라도 실질적인 도움에 동참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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