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4:사라진 시대 (Transformers: Age of Extinction) 감독: 마이클 베이 출연: 마크 월버그, 니콜라 펠츠, 잭 레이너 장르: 액션, SF 등급: PG-13
'트랜스포머4:사라진 시대(Transformers:Age of Extinction)'는 여러 우려 속에 시작된 프로젝트다. 오토봇들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는 주인공 샘 윗위키 역의 샤이아 라보프가 하차했고, 때문에 전편과의 연결성을 유지하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켜 또 다른 이야기를 시작해야 했다. 돈은 많이 벌었지만 평단에서는 혹평을 면치 못했던 3편의 악몽이 있었기에, 마이클 베이 감독은 '나는 아직도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감과도 싸워야 했을 터다.
그럼에도 '트랜스포머4: 사라진 시대'는 여전히 화끈하고 현란하다. 쉴 새 없이 폭발하고 부서지는 도시의 풍경은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되고, 한층 더 빠르고 리드미컬하게 변신하는 오토봇들은 경이로우면서도 친근하다. 3탄까지 이어지며 전 세계에서 26억 7000만 달러 가량의 천문학적 흥행 수입을 올렸던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미덕을, 영화는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새로운 이야기도 제법 잘 시작했다. 오토봇을 모두 제거해 버리라는 정부 명령에 맞서 그들을 지키려는 발명가 케이드 예거(마크 월버그)와 그의 딸 테사(니콜라 펠츠), 남자친구 셰인(잭 레이너)의 활약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싱글 대디와 17살 딸, 그 남자친구와의 미묘한 관계도 흥미롭게 그려졌다. 욕심과 오만에 빠져 등을 돌린 인간들 사이에서 몸을 숨긴채 살아야 했던 비참한 신세의 오토봇들이, 다시 힘을 합치고 모습을 드러내며 결국 또 다시 위기에 닥친 지구를 구한다는 흐름도 자연스럽다.
다만, 이를 액션으로 펼쳐보이는 방식이 과잉의 연속이다. 표현도, 분량도 필요 이상으로 넘친다. 텍사스, 시카고, 베이징, 홍콩, 심지어 외계에서 온 우주선 위까지 넘나들며 벌이는 오토봇들의 액션은 화려하되 피로하다. 육중한 로봇들의 충돌이 주는 쾌감이나 시뻘건 불길이 솟아오르는 폭파 장면의 짜릿함도 런닝타임이 2시간 넘어가면서부터는 반복적이고 지루하다 느껴진다. 영화가 그냥 마무리되도 좋을 시점에 중국으로 넘어가며 시작되는 또 다른 전투는 엄청난 물량공세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다. '설욕전'의 느낌으로 가능한 모든 걸 총동원해 보여주려 했던 감독의 의욕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그나마 새롭게 등장하는 다이노봇의 활약과, 이를 길들여 오토봇의 조력자로 만들어내는 옵티머스 프라임의 카리스마가 펼쳐지는 부분이 신선함을 주는 정도다.
툭하면 등장하는 마이클 베이의 전매특허 슬로모션과 비장한 음악도 식상하게 다가온다. 이쯤되니 비츠 바이 드레 스피커, 암웨이 단백질 파우더, 버드와이저 맥주 등 쉴새없이 등장하는 간접광고 브랜드들마저 곱게 보이지 않는다. 욕심이 과했다. 마치 영화 속 오토봇들을 없애버리려는 인간들의 모습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