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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VIEW] 세월호의 시대가 이순신을 원했다…오늘 LA서 개봉하는 '명량'

한국 개봉영화 최고 오프닝 성적
재미·감동 등 흥행요소 두루 갖춰
일본에 대한 카타르시스도 한몫

영화 '명량'을 보기 전에 가장 궁금했던 건 이순신 역을 맡은 최민식의 연기력도 아니요, 얼마나 리얼하게 전투신을 재연했을까 하는 것도 아니었다. 열두 척 배로 삼백 척이 넘는 왜군을 궤멸시킨 역사적 명량대첩을 뻔히 아는 마당에 스토리도 궁금할 게 없었다. 그런 사실에 기초해 만든 영화가 왜 그렇게 사람들을 열광케 하는지, 그 이유가 더 궁금했다. 영화 그 자체보다 영화를 본 사람들의 소감에 더 관심이 간다고 할까.

후반부 한 시간이 넘는 전투신이 이어지지만 전투가 끝나는 순간까지 가슴 졸이게 한다.

포성과 아비규환의 백병전이 끝나고 잔잔한 바다 물결을 보며 비로소 숨을 돌릴 순간 영화는 끝난다. 그리고 머리가 끄덕여진다. "아, 사람들이 이 시대에 이순신을 원하고 있구나." 딱 그거였다.

물론 영화의 메시지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최민식의 열연, 생동감 넘치는 전투신 등 영화기술적인 면에서도 별로 흠잡을 데가 없었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었을 해상전투 장면이 거의 한 시간에 걸쳐 이어지는데도 긴장도는 늦춰지지 않았다. '명량'이 일단 영화 그 자체의 재미적인 요소만으로도 충분히 흥행 이유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명량'을 단순한 할리우드형 블록버스터와 같은 반열에서 성공작으로 평가한다면 아쉬울 것 같다. 한국인이라면 영화적 재미 그 이상을 '명량'에서 건질 게 많을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이다. 가슴뭉클함, 글쎄 그것이 영화의 어느 부분에서 가장 강렬하게 느껴질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하나밖에 남지 않는 구선(거북선)이 불에 타 침몰할 때 이순신의 안타까운 눈빛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왜선 삼백 척이 넘게 쳐들어온다는 소식에 겁에 질린 일부 장병이 이순신으로 하여금 전투를 포기케 하려고 구선에 불을 지른 것이다. 배는 화염에 휩싸이고 용머리가 바닷물 속으로 처박히는 순간, 세월호 침몰을 떠올렸다. 희망과 용기가 사라지고 그 끝자락에는 한없는 두려움과 절망만이 가득한.

모든 병사들이 두려움에 떨고, 승리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을 때 이순신은 희생과 솔선수범의 리더십으로 병사들을 다독인다. 도저히 치유되기 어려워 보였던 두려움의 바이러스가 용맹으로 바뀌고 기적같은 승전으로 이어진다.

세월호 침몰과 함께 국가 리더십의 무책임, 무능함을 똑똑하게 목도했던 한국인들은 패배감과 두려움에 사로잡혔던 병졸들의 힘을 '사즉생'의 각오로 한데 모아 충천의 에너지로 만들어낸 이순신의 리더십에 열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 또 하나. 열두 척의 배로 삼백 척 넘는 왜선을 이겨내는 장면에서 독도와 위안부 문제 등으로 역사적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는 일본에 한방 날리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효과도 없진 않았을 것이란 생각도 해본다.

수많은 왜선과 울돌목의 회오리 물살 등 컴퓨터 그래픽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구현된 것도 영화의 생생함을 더했다. 400여년 전 이뤄진 해전의 스펙터클한 모습을 눈 앞에서 느껴보는 것도 이 영화가 주는 재미다.

'명량'은 한국서 개봉 8일 만에 700만 관객을 넘겼다. 역대 한국영화 중에서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다. 이 영화가 남긴 최고의 명언은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忠)을 좇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는 이순신의 말이다. 만약 지금 국가 리더들이 '명량' 열풍을 보고, 백성에 충(忠)하는 국가 리더십에 목말라하고 있는 민의를 읽는다면, 이 영화는 참으로 애국적이다. '잘 만든 영화는 잠 자는 애국심도 춤추게 한다.'
 
이원영 논설위원·기획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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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라이프 설문 답하면
12일 '명량' 시사회 초청


뉴욕라이프가 광복절을 맞아 영화 '명량' 시사회 초대권이 걸린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뉴욕라이프 측은 웹사이트(tinyurl.com/theadmiralmovie)를 방문해 간단한 설문조사에 참가하는 응답자 중 95명을 선발, 오는 12일 리걸 라하브라 16에서 상영되는 '명량' 시사회에 참석할 수 있는 입장권을 제공할 예정이다.

당첨 여부는 9일 해당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날 시사회에 참석하는 관객들 중 한 명에게는 래플 추첨을 통해 아이패드 미니도 경품으로 증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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