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역을 하면서 가장 부족한 부분이 청년 형제 자매들을 찾아가서 위로하고 권면하는 심방사역이었다. 이는 청년 목회 현장의 한계점 중에 하나일 것이다. 교구를 돌보는 목양 사역과 청년 사역의 겸직은 보다 깊이 있는 청년들과의 만남을 더 어렵게 한다. 사실 청년의 시절은 안정적이라기 보다는 변화 무쌍한 시기임을 감안할 때 청년 심방을 새롭게 해야만 한다.
기존의 한국교회의 목회방법은 설교와 심방에 가장 큰 비중을 두어 왔다. 물론 청년 목회는 청년들의 지도력을 극대화시키는 소그룹 중심의 제자 훈련 양육 프로그램이 청년 부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현대인들이 심방을 꺼려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심방을 말한다는 것이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마저 들지만 나의 사역에서 보면 심방사역은 여전히 청년 목회에 중요한 사역임을 보게 된다.
따라서 필자는 청년 목회에서 심방의 필요성과, 심방의 대상이 되고 있는 청년들의 특성과 이에 따른 심방 전략, 그리고 청년 목회자가 가져야 할 심방 자세에 대해 살피고자 한다.
심방이 청년 목회자들에게 왜 필요한가 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청년들을 깊이 만나보면 그들은 돌봄의 사역 즉, 심방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996년에 17개 교회 411명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청년들이 바라는 가장 바람직한 목회자 상으로는 청년들을 사랑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36%), 비젼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28.6%), 기도의 능력자12.3%), 좋은 상담자(10.5%), 설교와 성경공부를 잘 가르치는 사람(10.1%), 음악과 찬양 인도자(0.9%) 순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거의 절반에 가까운 6.6%의 청년들은 설교와 성경공부를 잘 가르치는 목회자보다는 자신들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상담해줄 수 있는 목회자를 원하고 있다. 또한 청년들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에서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사람을 친구(33.6%), 목회자(22.2%), 부모(15.5%), 교사(5.8%) 순으로 뽑았다. 결국 청년들의 77.8%는 목회자 이외의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문제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청년들은 자신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면서 상담해 줄 수 있는 목회자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으며, 목회자는 이러한 필요를 심
방을 통해서 채워 줄 수 있는 것이다.
둘째, 심방을 통해서 청년들의 형편과 필요와 요구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이에 따라 설교방향과 내용을 바로잡을 수 있게 된다.
집에서, 직장에서, 또는 일정한 장소에서의 만남은 청년들을 깊이 아는 시간이다. 특별히 청년들은 정규모임 시간외의 시간에 만남을 자신을 사랑하는 시간으로 생각하여 더 효과적이다.
깔뱅은 심방하지 않는 설교자들을 다음과 같이 비판하고 있다. “그것은 마치 그들의 목소리가 성전에 은폐된 것과 같다. 왜냐하면 그 목소리가 성소에서 울려 나오자마자 그것들은 완전히 청중에게 호소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셋째, 심방을 통해서 청년들은 목회자를 인격적으로 알게 되고 존경하게 되며, 그 결과 그들은 목회자의 설교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심방은 개인적인 접촉을 통해 청년들과의 관계가 깊어지게 한다.
요즘 청년들은 과거는 달리 말과 행동에 있어서 모범과 섬김을 보이지 않는 목회자의 설교에 큰 감동을 받지 않는다. 많은 목회 업무에 시달리는 목회자가 바쁜 일 속에서도 자신들이 어려워할 때 찾아와서 상담을 해주고 위로해 줄 때 청년들은 목회자를 인격적으로 존중하게 되고, 그 결과 설교를 통해서 청년들에게 목회적 영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넷째, 심방을 통해서 연약한 사람들이 개별적인 위로를 받게 된다.
바울 사도는 공적 설교뿐만 아니라 집집마다 다니며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을 증거하며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개인적으로 구원의 교리에 대하여 가르치고 권고하였으며(행 20장), 베드로는 백부장 고넬료의 집에 개별적으로 방문하여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여 그 가정이 구원받게 하였다는 사실에서(행 10장) 우리는 심방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다섯째, 심방을 통해서 목회자는 청년 개개인을 위한 구체적인 기도제목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목회자가 자신이 섬기는 공동체를 위해서 중보기도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
그러나 목회자가 심방을 통해서 청년 개개인의 구체적인 필요와 문제들을 알지 못한 채 청년들을 위해서 기도하면, 그 기도는 추상적이고 실제적인 기도가 되지 못한다.
따라서 목회자는 심방을 통해서 자신이 섬기는 청년을 위한 구체적인 기도를 발견해야 한다.
현재 부흥하는 청년 대학부는 모두 청년들을 목회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 인정함으로써 소그룹을 중심으로 하는 제자훈련방식의 양육시스템을 통해서 부흥하고 있다.
그렇다고 심방을 시대에 뒤떨어진 구태의연한 목회방법으로 도외시할 수 없다. 하나님을 대신하여 주님의 이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위로와 권면과 도움을 주는 심방이야말로 여전히 목회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년 대학부는 설교와 심방과 제자훈련이 잘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만 부흥을 꿈꿀 수 있으며, 이런 의미에서 심방은 목회의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