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사 네 명 중 한 명은 외국 의대 졸업자다. 미국의학협회(AMA) 통계에 의하면 미국 의사 90만2053명 가운데 4분의 1(25.3%)에 해당하는 22만8665명의 의사가 미국과 캐나다 이외 국가의 의대 졸업자들이다(2006년 기준). 뉴저지주의 경우에는 45%인 1만3617명이 뉴욕주는 41.9%인 3만5180명이다.
이렇듯 미국 의사가 되는 길은 외국인에게 아주 많이 개방되어 있으며 앞으로도 그 비중은 날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의대 진학이 어렵고 해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외국 의대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매년 높아지고 있지만 관련 정보는 적고 제한적인 실정이다. 이에 본지는 외국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과 학부모를 위해 김기선 박사의 기고를 몇 차례 나누어 연재한다.
◆미국 의사가 되는 방법
미국의 병원에서 전문의 과정을 거치고 미국 의사면허시험(USMLE)에 합격한 사람은 미국에서 의사로 활동할 수 있다. 미국 병원에서 전문의 과정에 들어가려면 미국 의사면허시험 2차까지 패스해야 한다.
전문의 과정이 끝난 후 소속된 주의 면허를 받기 위한 조건에 부합하면 지원자는 각 협회 인준을 받고 미국에서 전문의로서 활동하게 된다. 이때는 전문의 과정이 의과대학 교육과정보다 더욱 비중있게 다뤄진다.
미국이나 캐나다 이외의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의사들은 다음 네 단계를 반드시 완료해야 한다.
▶ECFMG 자격증: 외국 의대를 졸업했을 경우 외국 의대 졸업생을 위한 교육위원회(ECFMG)의 인증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의사면허시험을 칠 수 있는 자격 인증을 받아야만 한다. 위원회 웹사이트(www.ecfmg.org)에 자세한 내용이 나와 있다.
▶레지던시 프로그램: ECFMG로부터 자격 인증을 받은 후 미국이나 캐나다의 병원에서 레지던스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은 최소 3년 이상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외국 의대 졸업생들은 매칭 프로그램(NRMP.org)을 통해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배치된다.
▶주 면허 획득: 모든 미국 의사 지원자는 정착하고자 하는 주에서 면허를 신청해야한다. 일반적으로 면허를 신청하기 전에 1~3년간 레지던스나 의사 활동을 해야 한다.
▶적합한 비자 소지: 지원자가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닐 경우에는 미국으로 입국할 수 있는 적합한 비자(J1 H 비자 등)를 획득해야 한다.
전문의 과정은 3~6년이 걸리며 모든 해당 업무는 NRMP나 FSMB 등의 기관을 통해 컴퓨터로 관리된다.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www.nrmp.org 또는 www.fsmb.org)를 참조하면 된다.
◆미국 의사면허시험(USMLE)
미국 의사면허시험은 1 2 3차로 나뉘어져 있으며 1차 시험은 총 322문항의 객관식 문제를 1시간에 46문항씩 7시간 동안 시험을 치르게 되어 있다.
2차 시험은 CK(Clinical Knowledge)와 CS(Clinical Skills) 두 가지로 나뉘는데 CK는 355문항을 넘지 않으며 역시 객관식이고 하룻동안 치른다. CS는 미국 내 5곳에서 실시되며 6시간에 걸쳐 직접 12케이스의 환자를 진료하는 것이다.
1 2차 시험을 모두 마친 후 3차는 이틀에 걸쳐 치른다. 2차 시험까지는 연방정부 소관이지만 3차 시험은 각 주에서 주관한다.
첫째 날은 336항목의 객관식 문제를 46문항씩 7시간에 걸쳐 풀게 되어 있으며 다음날에는 144항목의 객관식 문제를 36문항씩 4시간에 걸쳐 풀게 되어 있다.
미국 의사면허시험에 응시하려면 미국과 캐나다에서 인정한 의대를 졸업하였거나 미국과 캐나다 이외의 다른 모든 국가에 위치한 의대인 경우 앞서 말한 ECFMG라는 기관을 통해서만 응시할 수 있다. 따라서 외국 의대를 졸업했다고 해서 아무나 USMLE에 응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셈이다.
응시 자격이 없는 외국 의대도 있으므로 진학을 결정하기 전 반드시 졸업 후 USMLE에 응시할 수 있는 학교인지 확인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각 기관의 웹사이트(www.ecfmg.org 또는 www.usmle.org)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