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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속 동굴 투숙객 모십니다'

Los Angeles

2004.02.2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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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체험 '뉴멕시코 코코펠리 동굴 비앤비']
‘투숙객 환영: 1천6백50스퀘어피트 크기의 1베드룸 동굴, 지대는 4천년만년전 형성된 사암층임. 알림:손님은 70피트 높이의 층계를 올라가야 함.’

이는 무려 3백50피트 높이의 절벽 상단부분에 굴을 파서 만든 이른바 ‘동굴여관’의 안내문이다.

이색의 이 숙박시설은 뉴멕시코 파밍턴(Farmington) 계곡에 자리잡고 있는 지질학자 출신 브루스 블랙 소유의 동굴 베드 앤드 브렉퍼스트(B&B) ‘코코펠리 동굴 비앤비(Kokopelli’s Cave Bed & Breakfast)’.

이쯤되면 투숙객도 별난 사람들이다. 많고 많은 현대식 숙박시설을 놔두고 절벽 한가운데의 동굴을 찾아 기쓰고( ) 숙박하길 원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이 동굴여관측의 설명에 따르면 이색의 숙박시설임에는 분명하지만 결코 동굴이라는 단어에서 느껴보는 것처럼 삭막한 곳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황량한 대자연과 현대 문명의 오묘한 조화를 느껴볼 수 있는 곳이란다.

이 동굴여관을 찾으려면 우선 파밍턴 중심부에서 계곡을 따라 북쪽으로 4마일 가량의 비포장 길을 달려야 한다.

이렇게 해서 이르는 곳은 소나무로 에워산 절벽 꼭대기의 파킹장.

하지만 살벌한 분위기와 달리 동굴여관에 들어서면 우선 바닥에 깔린 카펫에서 포근한 촉감이 전해온다.

돌을 깍아 만든 욕조에는 여로의 피로를 씻어줄 뜨거운 물이 흐른다.

폭포의 모습을 갖춘 샤워시설은 심산유곡에서나 즐겨보는 목욕의 기분을 제공한다.

한편 객실(?) 주변은 남서부 지역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는 전통가구들로 치장돼 이색적인 운치를 더해준다.

그런가 하면 60피트 깊이의 동굴 침실은 여느 호텔방에서 느껴보지 못한 고요함이 감돈다.

저멀리 40여마일 지점에 병풍처럼 펼쳐진 라플라타 산맥 고봉에는 백설과 상록수가 어우러져 한폭의 수채화를 연출한다.

그리고 그 앞으로는 토사와 섞여 횟갈색을 띤 플라타 강물이 유유히 흐른다.

이런 점들을 두루 고려하면 독특한 숙박문화를 즐겨보는 것이지 결코 유별난 것이 아니라는 여관측의 주장에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주인 블랙이 이러한 기상천외의 숙박시설을 꿈꾸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80년대초.

그는 절벽에 세워진 과거 아나사지 인디어부족들의 정착촌 메사버디(Mesa Verde)에서 이같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지금의 땅 15에이커를 사들였다.

곧이어 이 부지에 우뚝 솟은 3백50피트 높이의 절벽을 파내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전기와 수도시설을 끌어들이고 냉온방 시설 등을 설치하기에 이르기까지 20년 가까운 세월을 이 사업에 바쳤다.

이렇게 해서 지난 90년대말 모텔로 문을 연 이곳은 현재 비앤비로 사용되고 있다.

B & B란 명칭 그대로 하룻밤의 거처와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서구식 민박업소.

하지만 이곳에서는 기존의 비앤비처럼 아침식사를 직접 만들어 서브하지는 않고 이 대신 사전에 객실 냉장고와 캐비넷에 아침식사 재료와 과일로 넣어둠으로써 숙박객들이 스스로 식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루 숙박료는 1-2인이 2백20달러, 3-4인이 2백60달러.

△문의:(505) 325-7855, (505) 326-2461

△주소:3204 Crestridge Drive, Farmington, New Mex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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