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은 연인들의 마음은 봄바람처럼 설레이건만 요즘처럼 변덕스러운 날씨엔 야외 데이트를 나가기가 조금 망설여진다. ‘조금은 색다른 데이트’라는 기치 아래 박물관 데이트를 즐겨 보는 건 어떨까. 연인들의 촉촉한 감성을 채워 줄만한 다양한 볼거리와 쾌적한 주변환경으로 휴식과 재충전을 위한 데이트로는 더없이 좋다. 데이트 코스로 좋은 박물관들을 소개한다.
■점심시간 ‘몰래 데이트’에 딱! - LA 카운티 미술관
윌셔가에 위치해 있는 LA 카운티 미술관은 한인타운에서 불과 10분 거리라 짧은 점심시간을 이용한 데이트에 안성맞춤이다. 11만점에 달하는 명화들도 감상하고 넓은 공원 안에 설치된 조각품들과 아름다운 조경을 둘러보며 편안하고 호젓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월요일과 수요일에 열리는 수준높은 클래식 공연과 4월부터 시작되는 금요일 밤의 무료 야외재즈 콘서트는 촉촉한 감성을 전해주는 낭만적인 데이트 코스.
3만년 전의 동물 화석을 볼 수 있는 ‘조지 페이지 박물관’과 ‘타르 피츠 박물관’과도 이웃해 있어 미술품 외에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나른한 오후의 데이트 - 노턴 사이먼 뮤지엄
패서디나에 위치한 노턴 사이먼 뮤지엄은 규모는 아담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게티 센터와 쌍벽을 이룰 만큼 충실하다. 세잔, 고흐, 피카소의 작품들, 인도나 캄보디아, 네팔 등에서 수집한 불상들, 고대 그리스의 조각품 등 갖가지 볼거리가 풍부하며, 특히 연꽃이 만발한 호수 주위로 아름다운 조경과 로댕-헨리 무어의 조각품이 전시된 야외공원은 기막히게 낭만적이다. 주변에 헌팅턴 박물관과 보태니컬 가든 등 가볼만한 곳이 많아 나른한 오후에 색다름을 찾을 수 있다.
■눈부신 햇살 아래 피크닉 데이트 - 데스칸소 가든
세계에서 가장 큰 동백꽃 가든이 있는 데스칸소 가든. 마침 지난 주말부터 동백꽃 축제가 시작돼 추운 겨울을 이기고 깨어난 붉은 동백꽃들을 만날 수 있다. 이밖에 장미꽃화원, 오리엔틀 가든, 편안히 앉아서 꽃구경을 즐길 수 있는 트램열차, 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일본식 목조찻집이 있어 선죽교 같은 다리를 바라보며 마시는 녹차 맛이 일품이다. 수풀과 연못, 바위틈 사이 사이에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이기 좋은 운치있는 러브벤치들이 숨어 있어 가히 연인들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1418 Descanso Dr., La Canada. 문의 818) 949-4200. 매일 오전 9시-오후 5시 개관.
■연인끼리 추억에 남는 사진을 -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
LA의 새로운 명물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 그러나 꼭 음악을 들으려고 갈 필요는 없다. 곡선으로 된 티타늄 외관이 특징인 디즈니 홀은 최근 사진애호가들에게 특별히 인기있는 장소. 건물 구석구석 절묘한 샷을 구사할 수 있는 장소들이 숨어있고 햇빛에 반사되는 은빛 패널은 ‘뽀시시’ 카메라 이상의 특수효과까지 내 주니 추억에 남는 멋진 사진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단돈 15달러면 하루 세번씩 열리는 콘서트 홀 투어를 즐길 수도 있고 도심 속 공원같은 정원에서의 데이트도 낭만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