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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불타는 듯 아픈가요? 과식·야식 '앙돼요~'

역류성 식도염 원인·예방법

회사원 박정석(54·서울 고덕동)씨는 몇 달째 속쓰림으로 고생하고 있다. 어느 날은 체한 듯 속이 갑갑하고 메스껍다. 어떤 때는 잠잠하다가 갑자기 명치 끝에서 목구멍까지 신물이 올라와 가슴이 타는 듯 화끈거린다. 단순히 스트레스가 심해 소화가 잘 안 돼서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요즘에는 밤에도 심하게 쓰려 잠까지 설친다. 인근 병원에서 내시경 검사를 한 결과, 의외로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단받았다.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성인경 교수는 “역류성 식도염은 소화불량이나 협심증으로 생각해 몇 년 동안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병을 키우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식도·위 괄약근 약해져 신물이 넘어와

역류성 식도염은 식도에 보내는 경고 신호다. 식도는 입으로 섭취한 음식물을 위로 전달하는 통로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음식도 식도를 거쳐 위→십이지장→소장→대장으로 내려가야 한다. 만일 위에 있는 내용물이 식도로 거슬러 올라가면 어떻게 될까. 본래 식도와 위 사이에는 이들을 구분하는 식도괄약근이라는 근육이 있다. 밥을 먹거나 트림을 할 때만 열리는 것이 정상이다. 성 교수는 “식도 괄약근을 조이는 힘이 약해지면 역류하는 위산을 제대로 막지 못하면서 식도까지 올라갔다 위로 내려가길 반복한다”며 “시도 때도 없이 식도를 공격해 가슴 통증·속쓰림·더부룩함 등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주로 식사가 불규칙한 현대인에게 많다. 과식으로 위산이 많이 분비되면 위의 압력이 높아져 식도로 역류하는 현상이 일어나기 쉽기때문이다. 늦은 밤 야식을 먹고 바로 눕거나 숙여도 마찬가지다. 복부를 지나치게 조이는 옷을 입을 때도 역류성 식도염이 생길 수 있다. 201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최근 5년간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료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2008년 199만2000명이던 환자가 2012년 336만7000명으로 69% 늘었다. 연평균 14% 이상 빠른 증가세를 보인다. 연령별로는 40∼50대부터 위·식도역류 증상으로 치료를 받는 사람이 빠르게 늘었다. 역류성 식도염 환자의 절반은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중년층이다.

가슴이 아프다고 다 심장병 아닙니다

문제는 자신이 역류성 식도염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역류성 식도염은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와 비슷하다. 병원을 찾아도 심장병이나 화병·소화불량·천식 등 전혀 다른 병으로 착각하기 쉽다. 초기에는 속이 쓰리듯 아프고 울렁거려 불편한 정도다. 증상이 심해지면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을 호소한다. 위액이 식도를 거쳐 목까지 역류해 목소리가 자주 쉬고 마른 기침을 심하게 하기도 한다. 흔히 낮보다는 밤에 심해진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오영 교수는 “역류성 식도염은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할 뿐 자연스럽게 좋아지지 않는다”며 “잠시 쉬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해 방치하면 식도궤양이나 출혈 같은 합병증이 생기거나 식도협착으로 음식을 제대로 삼킬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역류성 식도염을 장기간 방치하면 바렛식도, 식도암 등으로 악화한다.

커피·초콜릿·야식 피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역류성 식도염을 예방하려면 생활습관을 고쳐야 한다. 위와 식도를 차단하는 식도 괄약근을 느슨하게 하는 기름진 음식이나 커피·초콜릿·탄산 같은 식품은 피한다. 서서히 힘이 빠지게 유도해 제 기능을 못하게 한다. 결국 위·식도 역류현상은 점점 심해진다. 일상생활에서는 위의 압력을 높이는 과식을 피하고, 약간 헐렁한 옷을 입는다. 식사 후 바로 눕거나 야식을 즐기는 습관도 고친다.

다만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나타났다면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등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대개 4주 정도 복용하면 비교적 증상이 호전된다. 이때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이 교수는 “역류성 식도염은 재발이 잦은 병”이라며 “증상이 나아졌다고 중간에 치료를 중단한 환자의 40%는 역류성 식도염으로 6개월 이내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신물이 올라와 가슴이나 목이 타는 듯 아프다면 물을 마시거나 껌을 씹으면 도움이 된다.

바렛식도

식도 점막을 구성하는 편평상피세포가 위 점막에 있는 원주상피세포로 바뀌어 있는 상태. 역류성 식도염으로 위산이 지속적으로 식도 점막을 자극하면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식도선암으로 진행할 수 있으니 2년에 한 번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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