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음식에든지 먹는 예법이 있게 마련이지만 ‘예술적’ 면이 강조되는 스시는 특히 먹는 방법에 있어서 매너가 상당히 중요시된다.
셰프들에 의하면 식탁에 차려져 있는 음식이 예술이라면 먹는 방법도 예술이어야 한다는 지론이다.
그렇다면 스시는 과연 어떻게 먹는 것이 정도이며 매너 있는 식사법일까?
우선 스시바에 앉아 주문을 할 때부터 이 매너는 중요하다.
스시 바에서 스시를 서브하는 스시맨들은 대부분 프로페셔널이다. 특히 손과 칼로 요리가 완성되는 스시의 경우는 재료에 앞서 우선 셰프의 손으로 맛이 좌우 되기 때문에 셰프 자신이 프로로서의 장인정신이 투철하게 요구되며 또한 갖추어야 한다. 그러므로 당연하게 고객들은 셰프를 대할때 이들의 솜씨를 인정함과 동시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의 경우 스시 바에는 스시의 가격표가 없을 뿐 아니라(일본에는 특히 생선의 가격이 철과 신선도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스시 세프에게 팁을 주는 것을 금하기도 한다. 스시 셰프는 ‘서비스 맨’ 차원으로 봐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대신 그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으면 고객이 사케(Sake)나 맥주등을 그에게 한잔 ‘올릴 수’는 있는데 이때도 그에게 한잔 불쑥 내밀어서는 안된다. 그가 고객의 청을 받아들일 경우에만 웨이터를 불러 정식으로 한잔을 주문한 후 셰프에게 주도록 해야 한다.
스시를 즐기는 미국인들은 철저하게 스시를 일본어로 주문한다. 이들이 스시를 즐기는 것은 그 맛 자체 라기보다 일본 문화를 맛보려는 뜻에서다. 요즘은 스시 바에서 셰프들과 일본말로 대화를 하는 것이 더욱 고급문화라고 생각, 스시 바에서 나눌 수 있는 간단한 일본어를 배우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
스시는 원래 핑거푸드기 때문에 먹을 때는 젓가락을 쓰지 않고 손가락을 사용하는데 특히 스시 바에서는 스시 셰프가 손으로 전해준 것을 손으로 받아 먹는 것이 좋다. 먹기 전에는 스팀 타월을 주문해 손을 닦는 것도 유의할 점이다.
스시 맛있게 먹는 법
많은 한인들이 스시를 먹기 전에 하는 일이 바로 간장에 와사비를 푸는 일이다. 그러나 와사비를 간장에 직접 푸는 것은 올바른 스시 문화에서는 벗어난 방법이다.
30년 경력의 스시셰프이며 현재 리틀 도쿄의 스시 학교인 스시 셰프 인스티튜트(Sushi Chef Institute)에서 강의하고 있는 앤디 마츠다에 의하면 ‘스시는 맛도 중요하지만 먹는 방법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 먹는 법에 따라 완전히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에 의하면 스시에는 이미 초밥과 생선 사이에 와사비가 들어있기 때문에 간장만을 종지에 따라서 살짝 찍어먹어야 한다. 사시미를 먹을 때는 와사비 풀어넣은 간장에 찍어 먹을 수도 있으나 이역시 올바른 방법은 생선 조각에 와사비를 먼저 살짝 묻힌 후 간장을 찍어먹는 것이다. 그래야 생선과 와사비, 그리고 간장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향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으며 입안에서 이들이 어울려졌을 때 그 진미를 느낄 수 있다. 만약 강한 와사비 맛을 원한다면 스시를 스시 셰프에게 조금 더 넣어달라고 주문하면 된다.
이 역시 스시 셰프의 솜씨에 대한 일종의 경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왜냐하면 먹기도 전에 간장에 와사비를 듬뿍 풀어놓고 스시를 찍어먹는 것은 ‘음식을 맛도 보기 전에 소금치고 간장 치는 격’으로 요리한 사람의 요리솜씨를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생강은 한 생선을 먹고 다른 종류의 생선을 맛보기 전에 입가심 용으로 먹는 것이 좋다. 같은 생선을 먹다가 곧바로 다른 생선을 먹으려 하면 그 생선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없다. 이때 생강을 먹어 입맛을 깨끗이 가신후 다음 생선으로 넘어가는 가는 것이다.
스시나 사시미를 먹을 때는 한입에 먹어야 한다. 셰프들이 한입에 맞게 이미 요리를 서브했기 때문에 ‘나는 입이 너무 작은데 스시가 너무 커서’ 라는 말은 익스큐즈도 안된다.
스시 바에서는 스시를 먹기 전 사시미 몇조각을 전채 처럼 먼저 먹고 시작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셰프에게 요구하면 된다.
사람의 식성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스시는 보통 구이는 나중에 먹는다. 생선도 담백한 맛으로 시작, 점차 리치한 맛이 느껴지는 생선을 선택하고 후에 장어 등 구운 생선초밥을 먹는다. 일본인들은 대부분 마지막에 단맛이 나는 다마고(Tamago:Egg)를 후식처럼 먹는다. 그러나 앤디 마츠다는 ‘반드시 이런 순서를 지킬 필요은 없고 이런 식으로 먹어야 생선 맛을 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한다.
스시는 사시미를 먹을 때 곁들일 수 있는 것은 미소수프와 ‘그린 티’. 알콜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와인과 맥주도 즐기고 있지만 역시 찬 사시미와 스시에는 ‘따끈하게’ 덥힌 정종이 ‘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