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플랜을 할 때 가장 일차적으로 확인하는 사항이 지금 내가 서있는 지점이다. 돈을 얼마나 벌고 얼마나 모았는지는 물론 기본이지만 그보다 플래닝을 접근하는 개념을 잡기 위해 확인돼야 할 사항이 있다. 지금 나는 돈을 모으려고 하는가 아니면 모은 돈을 사용할 때까지 관리하려 하는가.
일차적으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지금 자신이 해야할 플래닝의 목적과 방점을 다르게 한다. 만약 여전히 성장 지향 시점에 있다면 플래닝을 할 때 수익성을 중심으로 투자자산 및 금융상품을 선택하게 될 것이고 모은 돈을 사용할 때까지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면 안전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할 것이다. 물론 안전성과 수익성은 서로 배타적인 요인이 될 필요는 없다. 다만 양자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실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과 선택이 달라질 것이다.
▶성장 시기의 은퇴플랜=이 시기를 재정서비스 업계에서는 Growth 혹은 자산축적(Accumulation) 시기 등의 표현을 사용해서 설명한다. 어떤 표현을 사용하든 돈을 모으고 불리는 것이 중심과제가 되는 시기라는 의미에서는 같다. 이 시기 투자전략 혹은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은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있더라도 수익 포텐셜(potential)이 높은 투자자산/금융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반적인 투자와 같이 은퇴플랜 상의 투자 역시 같은 접근법이 사용된다.
이 시기 개인 은퇴계좌(IRA)나 SEP IRA 401(k) 소규모 사업체의 펜션 플랜 등 어떤 은퇴투자 계좌를 사용하든 그 안에서 활용하는 투자 옵션은 수익성 위주가 될 것이다. 수익성 위주의 투자자산에는 일반적 뮤추얼 펀드 주식 연금이라고 불리는 어뉴이티(Annuity) 등 다양한 종류가 있을 수 있다. 개인의 투자성향에 따라 이들 중 어느 하나나 여러 종류를 종합해서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이런 은퇴투자 계좌를 어뉴이티라는 상품을 통해 열고 투자하는 경우도 많다. 어뉴이티 안에서 펀드 옵션을 선택해 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도 있고 인덱스형 연금이라면 다양한 인덱스 전략을 사용해 수익 창출을 도모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혼란스러울 수 있는데 IRA나 SEP 401(k) 펜션 등은 은퇴투자를 하는 계좌의 종류들이다. 정부에서 개인들의 은퇴플랜을 돕기 위해 과세혜택을 주면서 허락한 은퇴투자 계좌들이다. 이들 계좌들은 일반 투자계좌와 달리 투자 적립금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주고 계좌내 수익에 대해서도 과세연기 혜택을 준다.
펀드 주식 어뉴이티는 구체적인 투자자산이고 금융상품이다. 이들 금융상품들은 일반적인 투자계좌를 통해 살 수도 있고 위에 언급한 은퇴계좌를 통해 살 수도 있는 것이다.
은퇴플랜을 얘기할 때 이와 같은 은퇴계좌 활용을 권장하는 것은 그것이 어떤 금융상품을 사고 투자하든지 일반 투자계좌와 달리 세제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매년 투자자금과 투자수익에 대해 세금을 내면서 자금을 불리는 것과 세금을 내지 않으면서 자금을 불리는 것은 시간이 흐른 뒤 보면 큰 차이가 있다. 그래서 은퇴자금을 굴리고 운용하는데는 은퇴계좌 활용이 권장되는 것이다.
▶어뉴이티 투자의 장단점= 세금 혜택만 보자면 IRA를 열면서 굳이 연금 상품을 통해 투자할 필요는 없다. 연금 상품 자체도 투자수익에 대해 세금연기 혜택을 주지만 이는 이미 IRA 등 기타 은퇴계좌가 주는 혜택이기 때문에 세제혜택 부분에 대해 특별히 추가적 혜택을 주는 부분은 없는 셈이다. 연금 상품을 선택할 때는 그것이 주는 사망시 혜택이나 펀드 거래상의 수수료 혜택 그외 평생보장 연금 등 일반적인 펀드나 주식 등의 투자자산에는 없는 혜택들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다.
자산축적 자산형성 혹은 성장시기의 어뉴이티 투자는 투자성 연금과 인덱스형 연금을 통해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투자성과 인덱스형은 일반적인 장단점이 있다. 자산축적 시기의 목적 자체에 가장 충실한 것은 투자성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수익 포텐셜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시장이 올라가는 만큼 내 수익률도 올라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만큼 손실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단점이 있다. 손실 가능성이 열려 있디고 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장치들 역시 없는 것은 아니다. 투자성 상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보호장치가 없다는 인식은 한편 잘못된 것이기도 하다.
투자성 연금의 보호장치는 현금에 대한 보호장치라기 보다는 장기간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손실이 많이 발생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장치일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연금의 현금/투자계좌내 가치가 떨어지거나 수익률이 미미할 경우 일정한 이자를 보장 지급해주는 가상의 연금계좌를 통해 연금 형태로 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보호장치인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또 무한정 손실이 나지 않도록 손실의 한계선을 정해주는 경우도 있다. 투자성 상품도 계속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변화를 겪고 있는 셈이다.
인덱스형 어뉴이티의 장점은 직접 시장에 투자하지 않기 때문에 손실이 날 염려가 없는 것으로 꼽힌다. 그러나 단점은 수익 포텐셜이 투자성에 미지치 못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직접 증시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손해를 볼 일은 없지만 수익이 많이 날 확률도 적다고 할 수 있다.
인덱스 연금들이 수익을 내는 방식을 대게 인덱스 전략 (index strategies)이라고 부른다. 주요 주가지수들의 변동률에 따라 수익률을 계산해주는 방식이다. 그런데 투자성 연금처럼 지수의 성장률 전체를 그대로 수익률로 주지 않고 상한선을 정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들 상한선은 어떤 인덱스 전략이냐에 따라 연간 4~5%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물론 많은 인덱스 연금 상품들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처음 수년간 혹은 10년간 추가적 보너스를 지급해주기도 한다.
그런데 인덱스 연금들도 계속 소비자들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변화하고 있다. 투자성 연금이 인덱스 연금의 장점을 일부 반영해 손실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에 하한선을 두는 상품을 개발한 것처럼 인덱스 연금도 수익 상한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른바 '노 캡 (No-Cap)' 인덱스 전략들을 내놓고 있는 추세다. 상한선이 없다면 수익률 면에서 투자성에 밀리지 않을 수 있다는 계산인 것이다.
이들 노 캡 인덱스 전략들은 대신 1~3% 안팎의 수수료를 부치고 있다. 펀드로 치면 일종의 운용비 명목인 셈이다. 그렇더라도 지수 성장률을 그대로 반영한 수익률을 낼 수 있다면 특별히 마다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마이너스가 없는 선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그 매력이 더 클 수 있다.
어쨌든 아직 돈을 모으고 불리는 것이 일차적인 과제인 경우라면 고려해볼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이경우 평생연금 보장 조항 등에 의미를 두고 추가 수수료를 내기 보다는 노 캡 인덱스 전략에 대한 수수료를 내더라도 자산축적에 방점을 두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