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벨 부동산 리버사이드 지점에서 일하는 캐런 민씨(한국명 금실)는 본국과 미국에서 25년 동안의 교직 생활을 했다. 정신여고 영어 교사, 이화여대 및 외국어대의 외국어 교육과 시간 강사, 그리고 클레어몬트 대학, UC 리버사이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의 한국어 교수가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민씨는 자신을 ‘타고난 선생’으로 알고 있었다. 아무리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일단 교단에만 올라가면 강의에 취했다.
그런데 최근 몇년 사이에 어쩌면 자신은 ‘타고난 부동산쟁이’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천직으로 알았던 남 가르치는 일보다 부동산 업무가 열배 이상 더 좋았기 때문이다. 밤 10시에도 매물을 보자는 전화가 받으면 내일의 딜이 기다려져 잠을 설칠 정도라는 것이다. 그런 그가 2년 연속 ‘사고’를 쳤다. 78명의 외국인들이 일하는 회사에서 2002년에 이어 2003년에도 탑 세일즈상을 수상한 것이다. 하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민씨가 미국에 온 때는 44세인 89년, 리커나 세탁소 같은 소규모 비지니스로 이민 생활을 시작하기에는 늦은 나이였다. 주위에서는 영어 배우기가 쉬울테니 부동산을 권했다. 민씨도 본국에서 반장, 학생회장, 동창회장을 지내는 등 리더십과 설득력에는 일가견이 있어 쉽게 부동산에 뛰어들었다.
“전공이 외국어 교육이라 업무는 빨리 배운 편이었어요. 하지만 초기에는 불경기까지 겹쳐 생활비조차 못가지고 가는 적도 많았다. 하지만 남편을 비롯한 가족의 후원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민씨는 오늘의 자신이 있게 된 원인으로 친정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건강과 정신력을 꼽았다. 아버지로부터 엄한 교육을 받은 6남매에게 교회, 학교 결석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또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최선을 다한다’는 가훈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민씨의 가장 큰 장점은 고객을 편하게 해주는 것과 풀서비스 정신. “말이 안되는 얘기도 받아들인다”는 민씨의 ‘More than enough’ 정신은 부동산 소개로 이어진다. 오픈 하우스에서 우연히 만난 리버사이드 커뮤니티 학장의 경우 두달 만에 집을 사주면서 3건의 소개를 받았고, 이로 인해 모두 10여명의 단골 고객을 확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요즘에는 기존의 손님 서비스에도 시간이 모자라 새로운 고객 확보는 엄두도 못낸다”는 것이 돈 욕심보다는 일 욕심이 많은 민씨의 행복한 고민이다.
민씨의 또 다른 장점은 완벽한 서류 작성이다. 오랜 기간의 교사 경험을 통해 서류만큼은 완벽하게 처리한다는 것이다. 민씨는 또 컴퓨터 회사에 다니는 아들과 은행에 다니는 딸이 컴퓨터와 은행 융자 업무에 대해 조언을 해줘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한다.
“아직도 35만달러면 2천스퀘어피트의 건평과 넓은 뜰이 있는 집을 살 수 있는 지역이 리버사이드”라고 말하는 민씨는 경기여고, 이화여대 및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미국에 온 이후 리버사이드를 떠나본 적이 없는 토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