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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이 사랑했던 곳, 웨이브힐 (Wave Hill)

New York

2014.10.1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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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년 저택과 자연이 빚어낸
브롱스의 '숨겨진 보석'
가을이라고 해서 괜히 어디론가 멀리 떠나야 할 것 같은가. 혹시 머리속에 떠오르는 곳은 허드슨밸리 롱아일랜드와 같은 곳인지.

이제는 브롱스로 눈길을 돌려보자. 브롱스라고 해서 양키스스타디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브롱스의 보석 '웨이브힐(Wave Hill)'을 주목하길.

허드슨강과 팰리세이즈 절벽이 한 눈에 보이는 이 정원은 28에이커에 이르는 규모다. 경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언덕과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꽃밭 듬성 듬성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저택까지. 동화 속 정원에 온 듯한 분위기다. 더군다나 지금은 자연이 만들어놓은 아름다운 단풍 빛깔로 곱게 물들어 있어 동화 속 하이라이트 장면을 보는듯 하달까.

웨이브힐의 역사는 17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본래 시골 별장으로 지어진 이 곳은 1843년 처음 세워졌다. 이후 몇 차례 주인이 바뀌면서 꾸준히 부지를 넓혀온 것.

1870년대에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 가족이 여름 휴가지로도 대여했으며 루스벨트 대통령은 나중에 이 곳에서 지낸 시간을 통해 자연을 향한 사랑을 키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1900년대 초에 들어서는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한동안 거처로 삼았다.

1903년 JP모건의 파트너였던 조지 퍼킨스가 웨이브힐을 구매했다. 퍼킨스 가족은 부지 내 글린도어하우스에서 지냈으며 바로 옆에 있는 웨이브힐하우스는 렌트로 내줬다. 역사 속 지휘자 토스카니니가 1942년부터 45년 사이에 이 웨이브힐하우스에서 지냈던 것으로 알려진다.

◆자연에 푹 빠져=실제 웨이브힐을 방문해 보면 마크 트웨인과 토스카니니같은 예술가들이 이 곳을 사랑했던 이유를 몸소 느낄 수 있다. 웨이브힐의 중심지가 되는 그레잇론(Great Lawn)과 퍼골라 오버룩(Pergola Overlook)에서는 자연의 위대함과 광할함을 맛볼 수 있다.

널찍하게 펼쳐진 잔디밭. 그 앞에 펼쳐진 절벽에는 단풍이 울긋불긋하게 피어있다. 곳곳에 놓인 의자에 앉아 자연이 빚어낸 절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피곤함이 싹 가신다. 피곤함이 떠난 자리는 새로운 영감으로 채워진다.

이번에는 자연의 소소한 매력에 빠질 차례. 웨이브힐 동편에 있는 플라워가든 허브가든 드라이가든 와일드가든 아쿠아틱가든이 작은 주인공들이다. 연못과 덩쿨 속 벤치로 장식된 아쿠아틱가든에서는 연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와일드가든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정자(Gazebo)에서 한적한 한때를 즐길 수도 있다. 각종 꽃과 식물 선인장 등이 자리잡고 있는 미니 정원에서 식물을 관찰할 수도.

자연이 선사하는 거친 매력 또한 찾아볼 수 있다. 서쪽으로 나 있는 트레일을 따라 걷다보면 정제되지 않은 자연의 거친 아름다움을 맛보게 된다. 트레일 중간중간 등장하는 미니 정원과 정자에서 쉬어갈 수 있으며 숲 사이사이 절벽과 강 풍경을 보며 숨을 고르면서 걸어도 된다.

◆자연과 저택의 조화=자연만 있으면 무슨 재미랴. 웨이브힐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는 바로 글린도어하우스(Glyndor House)와 웨이브힐하우스가 있기 때문이 아닐지. 조지안시대풍을 재현한 모양으로 지은 글린도어하우스는 현재 갤러리로도 사용되고 있다. 동물 박제를 비롯해 자연을 그린 그림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야외 테라스는 피크닉 공간으로도 꾸며져 있다. 사실 지금의 건물은 1927년에 지어진 것. 본래 있었던 저택은 1926년 번개를 맞아 무너졌다.

사실 더욱 눈길을 끄는 곳은 웨이브힐하우스다. 그리스풍을 재현해 1843년 만든 이 집 외벽에는 덩쿨이 수놓아져 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버텨온 위용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 저택에는 카페가 자리잡고 있으며 아모어홀(Armor Hall)과 극장 등이 들어서 있다.

◆가는 길=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네비게이션에 'West 249th Street and Independence Avenue'라고 치면 된다. 주차료는 차 한대 당 8달러. 대중교통 또한 이용 가능하다. 1번 전철을 타고 북쪽 종점인 242스트릿 역에서 내린다. 브로드웨이에 있는 버거킹 앞에서 웨이브힐 셔틀을 타면 된다. 셔틀은 오전 9시10분부터 한시간 단위로 3시10분까지 있다. 메트로노스 기차를 탈 경우 '리버데일(Riverdale)' 역에서 무료 셔틀버스가 제공된다. 이 셔틀은 9시45분부터 한시간 단위로 3시45분까지 있다.

◆웨이브힐 정보=화~일요일만 운영. 10월 31일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11월 1일부터 3월 14일까지는 오전 9시부터 4시30분까지. 입장료는 성인 8달러 학생.시니어(65세 이상)는 4달러. www.wavehill.org

이주사랑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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