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싱크탱크'란 무엇일까
마이클 그린/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싱크탱크들이 밀집한 도시는 워싱턴DC다. 세계 톱 4 싱크탱크 중 3개가 워싱턴DC에 있다. 워싱턴DC에는 독립 싱크탱크가 400개, 미국 정부나 의회와 연결된 싱크탱크는 수십 개가 있다.
이 싱크탱크들이 하는 일은 뭘까. 모든 싱크탱크는 공공정책 연구를 수행해 단행본·보고서·브리핑·의회 증언·소셜미디어·학술회의를 통해 분석과 제언을 내놓는다. 하지만 싱크탱크마다 고유의 특징도 있다. 3대 싱크탱크인 CSIS,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 브루킹스연구소의 특징은 독립적(정부 지원을 받지 않음), 초당파(공화당도 민주당도 아님), 비이념적(어떤 특정 어젠다를 지지하지 않음)이라는 것이다.
전형적인 싱크탱크 소장들은 국무부나 국방부의 부장관 출신이다. 싱크탱크의 최고위급 전문가들은 둘 중 하나다. 정책 결정 경험이 있는 학자 아니면, 학술적인 배경이 탄탄한 전직 정책결정자들이다. 정부가 바뀌면 이들 톱 전문가는 국무부나 백악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들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이전 정부의 고위 관리들이다. 따라서 독립 싱크탱크들의 성향은 어느 당이 집권당이냐에 따라 약간씩 바뀌는 경향이 있다.
일부 싱크탱크는 특정 이념과 밀접한 관계다. 정치 이념의 스펙트럼에서 미국기업연구소(AEI)나 헤리티지재단은 오른쪽, 미국진보센터(CAP)는 왼쪽이다. 정부 부처와 연계된 싱크탱크도 있다. 랜드연구소(RAND Corporation)는 국방부, 미국평화연구소(USIP)는 국무부와 연계됐다. 이들 또한 독립 연구를 수행할 수 있지만 정부 지원을 받기 때문에 정부 연구 과제가 우선이다.
독립 싱크탱크들은 주로 비 정부 자금에 의존한다. 브루킹스연구소와 CSIS의 자금원은 자선기금, 기금보조와 기업 스폰서십이다. 정부와 관련된 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작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거물급 회원은 회비를 낸다. 헤리티지재단은 조금씩 후원금을 내는 수많은 '풀뿌리' 보수주의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은 거액의 기부금으로 설립됐다. 일부 반체제(anti-establishment) 인사는 싱크탱크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미국 의회는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싱크탱크 규제는 시민사회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싱크탱크는 신나게 일할 수 있는 곳이다. 학술 이론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많은 수의 박사과정 학생들이 학위 취득 후 싱크탱크에 취업하고 있다. 하지만 싱크탱크에서 일하려면 일종의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발굴하고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 누군가 남이 아이디어를 제공할 때까지 기다리면 뒤처지게 된다. 이 측면에서는 싱크탱크가 재계·정부·대학에서 일하는 것보다 직업 안정성이 낮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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