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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 여행기] 밀림 속 그림 같은 온천, "신선이 따로 없네"

Los Angeles

2014.10.2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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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외도를 했다. 외박의 맛이 이렇게 좋을 줄 예전엔 미처 몰랐다. 우직스럽게도 미국 내만 고집하다가 색다른 외유의 맛을 보니 과연 세계는 넓고 갈 곳이 많다는 것도 뒤늦게 알았다.

10월 19일부터 5박 6일간의 코스타리카(Costa Rica) 여행 얘기다. 이 나라는 파나마 운하 바로 위에 위치해 있는 나라며 세계에서 행복만족도 1위를 두 번씩이나 했다는 나라다. 한 달 수입이 고작 600 달러에 불과하지만 사람마다 얼굴에는 그늘이 없다. 늘 웃음 짓는 표정들이다.

‘푸라 비다 (Pura Vida·순수한 삶)’라는 인사 한마디면 금방 함지박만하게 웃으며 쫓아와 손을 잡는다. 사소한 시빗거리나 하다못해 교통사고가 나도 ‘푸라 비다’ 라고 한마디만 하면 다 해결이 되는 아주 낙천적인 사람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의문이 풀리지 않는 한가지는 쇠창살이다. 집이나 상가 또는 공장 심지어 성당 어디를 가나 모든 건물에는 쇠창살로 단단하게 중무장이 되어 있다. 사람이 도저히 올라갈 수 없을 것 같은 2층 창문에도 쇠창살이다. 그래서 그런지 범죄가 없단다.

방범용 쇠창살도 같은 값이면 건물의 미관을 살려 보기 좋은 모양으로 해 놓을 법도 하련만 공사판에서나 쓰는 철근으로 무지막지하게 해 놓았다. 여행 첫날 점심을 먹은 식당도 완전 이중 철망이다. 식사를 하면서 가만히 보니 마치 죄수들이 갇혀있는 난공불락의 형무소 꼴이다.

군대가 없는 나라. 대통령도 자기 집에서 집무실까지 개인 용무에는 비서 한 사람만을 대동하고 걸어다녀도 아무 일이 없단다.

코스타리카에서 제일 큰 도시는 샌호세(San Jose)다. 이 나라에 사는 한인 동포는 약 400여 명이며 거의 다 의류계통 사업을 한단다. 한국식당도 서너 개 있다. 남한의 절반밖에 안 되는 국토에 3할이 국립공원이다.

공해를 유발시키는 굴뚝산업은 원천적으로 봉쇄시킨 결과 거의 매연이 없어 날씨는 매일 청명하다. 서해안으로는 태평양과 접해 있고 동해안으로는 대서양과 접해 있어 기후는 하와이와 비슷해 매일 오후에는 거의 비가 오는 편이다.

1만 피트가 넘는 이라수(Irazu)화산의 위용, 야생 악어와 새들의 생태 투어, 각종 나비와 독개구리로 유명한 라파스(La Paz) 폭포 공원, 이구아나 서식지, 사르세로(Zarcero)의 사철나무 조각공원 등 많은 명소들을 둘러봤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한 두 곳만 소개하고자 한다.

#샌호세에서 남쪽으로 192Km 내려가면 케포스(Quepos)라는 항구도시가 나온다. 이 도시 남쪽에는 세계 10대 경관 중의 한곳인 마누엘 안톤니오(Manuel Antonio)라는 국립공원이 있다. 밀림 속에 원숭이들을 보며 걸어도 좋고 5개의 섬이 보이는 비치가로 내려가 해수욕을 해도 참으로 좋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경관보다는 한인으로서 가슴 뿌듯하고 너무나 큰 감동을 받은 곳이 바로 이곳이다. 공원 입구를 마주보면서 80개의 객실을 갖춘 현대식 큰 호텔이 하나 있다. 김종관 사장이 직접 설계까지 했고 호텔이름도 한국식 ‘산 바다(San Bada)’다.

어린 시절 한인은 한 명도 없는 이땅에 조그마한 철물점 하나로 자수성가를 한 역경의 산 증인이니 말만 들어도 감동적이다. 문화가 다르고 말과 글이 통하지 않는 그 어려움이 얼마였겠는가.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도시안에 ‘Corea’라는 한국학교가 있다. 학교 앞에는 엄연히 태극기도 휘날리고 있고 정문앞에는 'Republica De Corea'라는 현판이 똑똑히 걸려있다. 콧등이 시큰해진다. 이 역시 김종관 사장의 공로 때문이다.

태극기와 현판 사진을 찍는데 지나가는 어느 부인이 “You Corean?” 이라고 묻기에 서슴없이 “Yes”라고 대답하며 두 어깨가 으쓱해진다.

#마지막 날은 샌호세에서 북쪽으로 약 120Km 올라가면 라포르투나(La Fortuna)시에 있는 ‘로스 라고스 리조트(Los Lagos Resort)’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호텔 부지가 자그마치 700헥타르 넓이라니 상상할 수 없는 규모다.

식당을 가거나 온천을 하러 가거나 방을 찾아 가려 해도 호텔에서 제공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야한다.

212만 평의 부지 안에 온천과 각종 리조트 시설, 그리고 호수와 잔디밭 정원수 등 손톱만큼의 빈틈도 없이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되어있다. 일말의 불안한 점은 호텔객실과 붙어있는 바로 ‘아레날(Arenal)’이라는 화산이 지금도 하얀 연기를 내뿜고 있는 것이다.

5479피트의 원뿔형 아레날 화산은 경사가 45도 이상은 족히 될 듯싶다. 최근에 2008년에도 붉은 용암을 쏟아낸 휴화산이다. 로스 라고스 호텔 이웃에 있는 ‘타바콘 그랜드 스파(Tabacon Grand Spa)’는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극락이다.

미국에 수많은 온천장을 다녀봤지만 이 온천장을 와 보고는 세상을 보는 안목이 확 달라졌다. 작은 강물만큼이나 많은 온천수가 밀림 속을 세차게 흐르는데 어두운 미로 속을 헤치고 들어가면 같이 간 수십 명의 동료들이 어디에서 온천을 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가 없다.

수많은 인공 폭포 아래서 온천수로 지압을 받고 나면 온몸이 그야말로 시원하다. 온천시설과 조경은 환상 그 자체다. 물속에 몸을 담그고 수림 속을 바라보니 선경 속에 신선이 아닌가 싶다.

상선약수(上善若水) 라는 말같이 가장 아름다운 인생은 흐르는 물처럼 산다는 말이 이를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죽기 전에 꼭 한번은 가 봐야 할 곳이다.

기고 : 여행등산 전문가 김평식 (213)736-9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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