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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화제 '투모로우']무능력한 대통령 묘사

부시 '간접' 비난 논란

9·11테러와 이라크 전쟁을 둘러싼 부시의 의심스런 행보를 신랄하게 파헤친 마이클 모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화씨 9/11’이 57회 칸영화제에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자 언론은 이를 부시에게 던진 ‘정치적 슈류탄’이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부시에게 ‘정치적 슈류탄’이 될 수 있는 영화가 한 편 더 나왔다. ‘투모로우’. 다른 점이라면 모어 감독이 노골적으로 부시의 재선 저지를 외치는 반면 ‘투모로우’의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정치영화가 아니라고 부인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감독의 의도와 상관없다. ‘투모로우’는 분명 정치 영화가 아니지만 영화속 대통령과 부통령은 부시 와 딕 체니를 연상시킨다.

영화 속 부통령은 기상학자 잭 홀의 기상 재앙 경고를 경제 논리를 들어 완전 무시한다. 부시 대통령이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함으로써 기업의 이익을 위해 시대를 거꾸로 가는 정책을 편다는 거센 비판을 받은 사실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다.

거대한 토네이도가 LA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는 보고를 받자 대통령은 멍한 표정으로 부통령을 보며 “어떻게 해야 하지”하고 묻는다. 이 대목에서 기자 시사회장에서는 폭소가 터졌다. 나중에 대통령은 폭풍에 휘말려 죽는 것으로 설정된다. 대통령 직은 부통령이 승계한다. 다시 한 번 폭소가 터졌다.

영화 속에서 대통령은 결단력 없는 무능한 사람으로 묘사된다. 부통령이 오히려 대통령 같다. 할리우드 영화에게 미국 대통령이 이렇게 무기력하게 묘사되고 허무하게 죽는 경우는 일찌기 없었다.

관객의 폭소는 실질적인 대통령은 부시가 아니라 체니라는 현실속 비아냥과 영화를 연결시켰다는 증거다.



환경단체 홍보재료 적극 활용
NASA는 직원에 인터뷰 금지령


‘투모로우’를 둘러싸고 진보·환경 단체와 우주항공국(NASA), 배급사인 20세기 폭스사가 서로 다른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환경단체 등은 ‘투모로우’를 부시 행정부를 공격하는 유용하고 대중적인 교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민주당 외곽단체인 ‘무브 온 오그’(www.moveon.org)는 24일 프리미어가 열린 뉴욕에서 앨 고어 전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배우 팀 로빈스, 과학자들을 초청해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모임은 기본적으로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교토 의정서를 거부하는 등 환경 문제를 등한시하는 부시 행정부의 정책에 비판적인 성격을 띄고 있다. 이 단체는 또 네티즌에게 영화 관람을 권하는 한편 부시 행정부에 항의 이메일 보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익스체인지’ 등 환경단체도 개봉과 동시에 전국 주요 도시의 극장에서 환경 재앙을 경고하는 전단 배포 활동에 들어갔다.

NASA의 경우 논쟁에 휘말리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NASA는 이미 4월 1일 소속 과학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언론의 취재에 응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자짓 부시 대통령에게 정치적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중립을 취하겠다는 태도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 같은 기후 문제가 당파적인 사안으로 인식된 것은 부시 행정부 이후라고 지적하고 있어 NASA로서도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20세기 폭스사는 논쟁이 흥행에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면서도 정치적인 면으로 비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투모로우’는 환경 문제를 소재로 한 오락 영화일 뿐 정치 영화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치적 메시지가 있는 것으로 해석되면 흥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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