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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생활]뻐꾸기와 친자거부소송

Los Angeles

2004.06.1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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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김 변호사
뻐꾸기는 둥우리를 틀지 않는다. 새끼는 다른 새들이 만들어 놓은 둥지에 몰래 낳아 다른 어미새에게 맡겨 키운다.

뻐꾸기의 알은 길러주는 어미새의 알에 따라서 똑같이 크기와 빛깔도 바뀐다고 한다.

그리고 새끼는 다른 알에 비해 일찍 깨어나서 알을 모두 밖으로 내 버리고 둥지를 독차지한다.

한국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후배 소개를 받은 한 커플이 부모님께 인사도 하고 둘이 함께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다가 아이를 임신했다.

결국 결혼허락을 받아 동거를 시작하고 아이를 하나 낳았는데 아이가 자라면서 아버지를 하나도 안 닮았다는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남편은 발가락이 닮았다는 시위도 하지만 끝내 아내 몰래 유전자검사를 받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검사에는 100이 넘어야 친부로 인정되는 결합친부수치가 0으로 나왔다.

아내는 잘못된 것이라고 부인하고 부부는 병원에서 아이가 뒤바뀐 것으로 단정했다.

병원에서는 좀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 아내에게 유전자검사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유전자 검사 받기 하루 전 아내는 남편에게 아이가 남편의 아이가 아님을 시인했다.

병원에서는 부인이 친모일 경우 남편은 친부가 될 수 없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

남편은 혼인무효 및 친자 거부 소송을 했다.

서울 가정법원 판사는 아내가 임신한 아이가 다른 사람의 아이일 가능성이 있는데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며 혼인을 취소하고 남편과 남편가족의 정신적 고통과 혼인비용을 감안, 남편에게 4000만원, 남편 부모에게 500만원씩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리고 아이는 남편의 친생자가 아님을 덧붙였다.

미국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어떨까 혼인 무효 소송은 가능할 수 있다.

임신한 아이가 다른 사람의 아이일 가능성이 있는데도 알리지 않고 오히려 남편의 아이라고 해서 결혼까지 했다면 혼인 무효 (Nullity)의 사기 (Fraud)에 해당되는 경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친부소송은 어떨까 캘리포니아에서는 남편과 동거하는 아내의 아이는 결혼한 부부의 아이로 결정적으로 단정한다(Conclusively Presumed).

만일 아이가 태어난 지 2년안에 남편이나 아이의 친아버지가 유전자검사를 신청하는 친부소송을 하지 않는다면 남편의 친생자가 아니라도 2년이 지나면 남편의 아이로 단정하는 것이다.

위의 한국사례에 아이가 몇 살인지 나오지 않았지만 만일 위의 사례가 캘리포니아에서 있었고 아이가 2살 이상이면 혼인 무효는 될지 몰라도 아이는 남편의 아이로 인정되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양육권이나 방문권을 정할 때도 또 친생자 소송에서도 아이에 대한 최선의 이익(Best Interest)을 중요시한다.

아이가 커서 친부가 아니라도 아버지처럼 따르고 남편이 아이를 자신의 아이로 여기고 또 그렇게 다른 사람들 앞에서 행동했으면 법원에서는 아이가 남편의 아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비록 친부가 아니라도 아이가 아버지라고 믿고 자라왔다면 나중에 친부가 나타나도 키운 부모에게 아이에 대한 양육권을 부여하게 된다.

뻐꾸기라도 내 둥지에서 자라 내가 키운 자식은 적어도 캘리포니아에서는 나의 자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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