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 대신 섬유에 '터치'…그 속에 대자연의 모습이 살아 숨쉰다
바비 고 개인전
플락시플레이스 갤러리서
최근 채스워스 지역에 개관한 '플락시플레이스 갤러리'(Proxyplace Gallery)에서 22일부터 12월 12일까지 여는 이번 전시회에서 바비 고씨는 역시 다양한 천 위에 아크릴과 워터 칼라 등으로 그린 자연의 그림 30여점을 선보인다.
뉴욕과 플로리다, 워싱턴, 애리조나, 위스컨신을 비롯 프랑스 파리, 서울 등을 오가며 다양한 지역에서 전시회를 가져 온 그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곳에서 가지게 된 이번 개인전을 회고전 형식의 전시회로 꾸민다.
전시회의 타이틀을 'Bobbie Koh'로 심플하게 명명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자신이 화가로 걸어온 지난 40여년의 길을 총체적으로 조명, 한걸음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변화되어 온 작품의 숨결을 처음 부터 끝까지 관람객 앞에 내어보이겠다는 포부다.
그의 작품은 그가 천 앞에 서면서 시작된다.
작품 구상이 떠오르면 우선 그는 그 아이디어에 맞는 섬유의 결을 찾기 위해 특별한 천가게를 찾는다. 그리고 그는 천에 새겨있는 꽃 무늬, 물결 무늬 등을 살피면서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자연의 이미지를 우선 그 위에 앉힌다. 섬유의 결과 그림의 구도가 맞겠다 판단이 되면 그는 네모난 그림 판 위에 특별 처리시킨 섬유를 붙인다. 그리고 붓을 든다.
"가까이에서 보면 섬유의 디테일한 짜임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사실 작품은 멀리서 감상해야 제가 의도했던 느낌이 전해집니다. 천의 질감과 문양의 결이 색과 어우러져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느낄 수 있습니다. "
그는 "바다에서, 데스 밸리의 황량한 사막 앞에 서서 느끼는 그 엄청난 희열과 감동을 희한하게 천의 문양 위에서 찾을 수 있는 재주를 지닌 것 같다"고 고백한다. 그가 이번 전시회에 내놓은 바다 위에서 해가 이글대며 물결을 붉게 물들이는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붉은 빛 밑에는 화사한 장미 꽃 송이 무늬가 직조된 섬유가 자리해 있다. 놀라운 변신이다. 천 위의 꽃잎을 파도 위에 내리비치는 햇빛의 일렁임으로 표현하려는 작가의 아이디어가 없었다면 탄생이 불가능했을 작품이다.
이런 재능은 아마도 어린 시절 피륙 수출입업에 종사한 부모 덕에 키워진 것이 아닌가 그는 회상한다. "어렸을 때 홍콩에서 수입해 온 빛이 영롱했던 '양단' 자투리 천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황홀했던 기억이 아직도 가슴에서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서던 일리노이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으며 캘스테이트 노스리지에서 파인아츠로 석사학위를 받은 바비 고씨는 그동안 '피난'(Refuge), '영원'(Eternal), '갱신'(Renewal)등의 영적 타이틀로 활발하게 전시회를 열어왔다.
이번 전시회 오프닝 리셉션은 22일 오후 6시.
▶주소: 19860 Plummer St. Chatsworth
▶문의: (818)585-5982 (818)986-0940 www.proxyplacegallery.com
유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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