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이나 찌개의 염분 섭취가 신장 망치는 주요 원인
명절 때 응급 1순위 콩팥
조동혁 신장내과 전문의에게 조심해야 할 내용들을 들어 본다.
- 실제로 명절때 어느 정도로 콩팥 문제가 발생하나.
“우리 신장내과 전문의들에게 응급상황으로 가장 바쁜 때가 추수감사절 연휴와 새해 연휴를 지낸 다음 날이다. 등급을 매기면 추수감사절, 새해, 크리스마스 순이다.”
- 크리스마스도 풍성한 음식을 많이 먹는데 왜 마지막인가?
“콩팥(신장)은 어떤 특별한 원인이 없다면 이것 역시 나이들면서 기능의 약화로 오는 노인병이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는 다른 명절에 비해 젊은이들이 더욱 많이 즐긴다고 보면 된다(웃음). 미국 질병통제예방국(CDC)의 통계에 따르면 지금 미국성인의 열명 중 한명이 콩팥 기능이 아주 많이 약해진 상태인 만성신부전 3기 이상인 것으로 나왔다. 그 중에서 65세 이상은 20%, 70세 이상에서는 25% 이상이다. 콩팥의 문제는 모두 다섯단계로 나누는데 3기는 콩팥 기능의 59%만 작동하는 상태로 이 정도되면 신장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하는 시기로 중요한 시점이다.”
- 콩팥의 노화는 언제부터 시작되나.
“평균적으로 볼 때 우리의 콩팥 기능은 35세까지는 100%이다. 문제발생이 없다는 뜻이다. 그 이후부터 서서히 약화를 시작해서 빠른 사람은 50세 부터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있다. 그러나 대부분 70세가 되면서부터 기능의 80% 만이 작동한다. 다른 장기에 비해 상당히 노화가 느린 편이다. 이유는 콩팥이 몸에서 중요한 노폐물을 걸르는 일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잘 관리하면 일생동안 콩팥 때문에 병원에 갈 일이 없이 지낼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 그럼 어떤 사람들이 연휴 끝에 응급실을 찾고 있나.
“개인에 따라 증세가 다르다. 흔한 것이 평소에 짠 음식을 먹었을 때 몸이 좀 붓는 것외에는 다른 이상이 없었는데 숨이 차오면서 호흡곤란이 온 케이스들이다. 심한 경우에는 ‘숨이차서 병원에 가시더니 돌아가셨다’는 경우도 생기는데 이같은 경우는 ‘갑자기’ 신장이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이미 신장기능 장애가 왔고 앞서 말한대로 신장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모르고 지낸 것이 원인일 때가 많아 안타깝다.”
- 명절 음식과 어떤 직접적인 연관이 있나.
“ 가장 첫번째로 조심해야 할 음식이 앞서 말한 짠음식이다. 고염분 섭취가 신장기능이 약해진 사람에게는 가장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한인들의 경우 명절때 국이나 찌개 등을 아무래도 평소보다 집중적으로 많이 먹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이 안에 포함된 염분섭취가 문제되기 쉽다. 액체 상태이기 때문에 짜다고 느끼지 못한데 실제로 국이나 찌개 안에 많은 양의 염분을 먹게 된다. 콩팥기능이 잘되지 않는 사람들은 수분,전해질(칼륨, 나트륨 등)을 배설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기 때문에 평소에도 소금기를 조심해야 한다.”
- 짠음식 먹을 때 콩팥에 이상이 있으면 어떤 증세가 보이나.
“만일 평소보다 좀 짠 음식을 먹었을 때 눈꺼풀이 붓는다거나 손과 발이 붓곤 한다면 일단 콩팥 기능에 이상이 온 것이라 생각하고 미리 신장 전문의를 찾아가 자세한 검사를 받아 볼 것을 권한다. 다들 알고 있겠지만 콩팥은 증세가 숨이 찰 정도로 호흡곤란이 오기 전에는 많은 경우 모르고 있기 때문에 방치된 상태가 많기 때문이다.흔히 소변이 잘 안나오는 것이 콩팥문제의 증세로 생각하는데 정말 이 정도까지 된다면 상당히 위급한 상태다.많은 경우 기능에 이상이 있어도 소변보는데는 큰 지장을 못느낀다. 심하면 소변에 피가 나오는데 이것 역시 관심이 없으면 지나치기 쉽다.“
- 명절때 또다른 음식과 연관된 것은 없나.
“염분 다음으로 원인이 되는 것이 칼륨이다. 콩팥에서 90% 이상이 배설되는데 기능이상이 오면 배설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몸안에 과다로 축척되면 근육마비, 손발 저림, 다리가 무거워짐, 혈압이 떨어지면서 부정맥 등의 심장장애를 일으킨다. 심한 경우 고칼륨증으로 심장이 갑자기 멈추는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 고칼륨을 피하려면 어떻게 하나.
“칼륨은 바나나,오렌지,토마토를 비롯해 감자,고구마,밤,견과류,녹황색 채소류(특히 근대,시금치,당근 등)에 많다. 미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추수감사절때 각종 너트류를 먹는데 조심해야 한다. 또 터키와 함께 감자를 이용해서 만든 음식들을 곁들여서 이것 역시 절제가 필요하다. 칼륨은 껍질과 줄기에 더 많아서 채소류의 경우 위쪽 부분만을 먹고 날 것보다는 살짝 데친 상태나 삶아서 먹으면 칼륨 섭취량을 좀 줄일 수 있다. 한인의 경우 추수감사절에 송편을 먹는 경우가 많다. 송편의 소로 많이 사용하는 개,콩,녹두,밤 등에 칼륨이 많아서 신장이 나쁜 사람들은 조심해야 한다.”
- 기름기는 신장과 상관없나?
“상관있다. 고혈압과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신장기능이 더 빨리 나빠질 확률이 높다. 이유는 섭취된 음식물이 액체 상태로 혈액 속으로 흡수된 다음에 불필요한 노폐물은 심장에서 콩팥으로 보내져 콩팥에서 걸러져 몸밖으로 내보게 되는데 이때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노폐물을 날라다 주는 혈관이기 때문이다. 혈액순환이 잘되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기름기의 과다섭취는 고혈압,콜레스테롤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신장기능이 약한 사람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튀김상태에서는 기름양이 3배로 많이 든다. 한식의 경우 밀가루를 묻혀 기름에 익히는 명절 음식인 전은 튀기는 것과 같다. 따라서 생전전을 비롯해 열을 가하면서 기름을 두르고 만드는 음식은 조금만 먹는다. 또 볶음보다는 찜,조림,삶은 조리법이 기름기 섭취를 줄인다.”
- 명절 후 남은 음식을 먹을 때 특히 콩팥이 나쁜 사람들이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왜 그런가.
“좋은 질문이다. 명절 후 콩팥 문제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 중에는 식중독이 원인인 케이스가 있는데 탈수증세 때문이다. 많은 양의 음식을 장만하다 보니 남은 것을 잘못 관리해서 상한 걸 먹을 수 있다. 식중독은 구토와 설사를 하게 만드는데 자연히 몸안의 수분이 평소보다 많이 빠져나가게 된다. 특히 나이든 사람들 중에 평소 콩팥이 약한 경우에 탈수증세는 전해질 문제와 급성신부전증을 야기하기 쉽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구토나 설사가 심하면 이같은 사람들은 지체하지 말고 의사를 찾아와 링겔 등으로 수분보충을 해주어야 한다. 콩팥 기능은 액체상태로 혈액 속에 흡수되어 있는 몸안에서 불필요한 노폐물을 걸러내어 체외로 배출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몸의 ‘적정한 수준의 물관리’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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