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저항단체에 납치된 가나무역 김선일(33)씨가 참수됐다고 아랍계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가 22일(한국시각) 보도했다.
한국 정부도 김씨의 사망을 확인했다.
알 자지라는 김선일씨가 처형됐다고 밝힌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했다.
이 방송은 알 카에다와 관련이 있는 무장단체인 ‘알 타우히드 왈 지하드’(유일신과 성전)가 김씨를 처형했다면서 무장단체가 보내온 비디오테이프의 내용을 방영했다.
숨진 김씨가 참수되기 전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이 화면에는 김씨가 3명의 복면을 한 무장세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어깨를 들썩거린 채 울먹이며 숨을 쉬듯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
이 화면에서 김씨는 밝은 오렌지색 옷을 입고 있었고, 눈은 가려져 있었다.
알자지라는 또 복면을 한 남자가 한국인에게 보내는 성명을 통해 “이것은 당신들의 손이 저지른 일”이라면서 “당신들의 군대는 이라크인들을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저주받을 미국을 위해 왔다”고 주장하는 장면도 보도했다.
알 자지라는 김씨가 사망하는 장면은 방송하지 않았지만 진행자는 김씨가 참수됐다고 말했다.
알 자지라의 인터넷판도 속보로 “이라크에서 납치된 한국인 군수납품업자가 살해되었다” 고 보도했다.
정부는 23일 새벽 김씨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신봉길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시간 22시 20분, 이라크 현지시간으로는 17시20분 바그다드에서 팔루자 방향 35㎞지역에서 동양인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고 미군 당국이 우리 군당국에 연락해 왔다” 며 “이후 주 이라크 대사관은 오늘 00시45분 e-메일로 송부된 사진이 김선일씨로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고 밝혔다.
미군 당국의 통보는 주이라크 대사관이 22일 오후 11시께 외교통상부 본부에 알려왔다.
신 대변인은 “현재 이라크 대사관 영사 및 김천호 사장이 시신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으로 이동중” 이라며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해서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