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연말모임을 준비하는 이들이 참석 여부를 사전에 가르쳐주지 않는 하객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행사 주최측의 입장에서 RSVP는 매우 중요하다. 테이블의 수와 식사 주문량은 물론 참석자의 자리 배치도 결국 RSVP를 통해 결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규모가 큰 단체들은 여러 해에 걸쳐 행사를 치러본 노하우가 있어 하객 수를 어림잡을 수 있지만 행사를 처음 치르는 단체, 개인은 RSVP를 제때 받지 못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한 단체 관계자는 "RSVP에 따라 케이터링을 했는데 음식이 남으면 돈이 아깝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면서 "혹시 음식이 모자라면 늦게 온 이들의 원성이 자자해지고 두고두고 원망을 받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 다른 단체 관계자는 "나름대로 의전에 신경써 참석자들의 자리를 배치하는데 RSVP도 없이 느지막하게 찾아와 자리 배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화를 내고 가버리는 이도 있다"면서 "가장 답답할 때는 일일이 전화를 걸어 참석 여부를 확인하는데도 '좀 두고 봅시다'라며 대답을 미루는 경우"라고 말했다.
단체 행사뿐만 아니라 동문회, 동호인 모임, 개인이 치르는 결혼식, 돌잔치 등에서도 RSVP는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느냐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최근 아들의 결혼식을 치른 50대 한인 박모씨는 "1.5세인 아들과 며느리의 하객들은 거의 RSVP를 했는데 나와 아내의 손님들은 RSVP를 제대로 하지 않아 결혼식 준비 과정에서 아들한테 눈총을 받았다"며 "앞으로는 나부터라도 꼭 RSVP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흔히 초대장의 말미에 적혀있는 RSVP는 원래 프랑스어로 'Repondez s'il vous plait'다. 뜻은 "답장을 부탁합니다"이며 영어로는 "Respond me, please", 좀 더 격식을 갖추면 "Respond, if it pleases you"로 번역할 수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타인종들도 RSVP를 받는 것 때문에 고민한다. RSVP 응답률을 높이기 위한 변종도 있다. 어떤 초대장엔 'RSVP, regrets only' 또는 'Regrets only'라고 적혀 있다. 참석할 수 없을 경우에만 응답해 달라는 뜻이다. 이런 초대장을 받았을 경우, 응답을 하지 않으면 참석하는 것으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