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조선업계 '빅 3'인 현대, 삼성, 대우조선소중 삼성과 대우가 거제에 있다. 거제 인구 25만 중에 7만 명이 조선관련 업종에 일한다. 거의 인구 세 명당 한 명꼴이다. 거제시의 협조로 삼성조선소를 찾았다. 마침 삼성조선소는 미주중앙일보와 동갑내기로 올해 창사 40주년을 맞았다.
삼성조선소는 크기부터 압도적이다. 부지는 축구장 545개 크기에 해당하는 400만㎡다. 조선소 내부를 둘러보기 위해선 '야드 투어'용 벤차량에 타야했다.
삼성조선소의 홍보파트 최유진씨는 "3만50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1일 유동인구도 3000~4000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조선소는 선박을 건조하는 도크(dock) 8개에서 연간 각종 선박 70척을 생산한다. 가장 큰 제 3도크는 길이 640m, 폭 97.5m, 깊이 12.7m로 1만3000TEU급(40피트 컨테이너 1만3000개 선적) 초대형 선박이 건조된다.
유정화 해설사는 "3도크에 배 진수식을 위해 물을 넣는데 걸리는 시간만 3시간이고, 물을 빼는데도 7시간이 걸린다"고 그 규모를 설명했다.
3도크로 가는 도중 버스보다 큰 대형 프로펠러와 마주쳤다. 납작한 수송용 차량 트랜스포터 위에 실려 옮겨지고 있었다. 유 해설사는 "현재 366m 길이의 1만4000TEU 급 초대형 선박이 건조중"이라며 "가장 큰 프로펠러는 길이 11m에 130톤의 쇳덩어리가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최근 선박 건조는 일반 상선보다 고부가가치 선박이 많아지는 추세다. 고부가치 선박은 '드릴십'으로 불리는 해양원유시추선, 쇄빙유조선 등 특수선박을 뜻한다.
삼성조선소는 고부가가치 선박 제조에서 세계 1위다. 매년 2~4대를 생산해내고 있다. 2007년 세계최초로 극지용 드릴십을 건조하는 등 최초·최대 기록도 써가고 있다. 특히 드릴십 시장 점유율은 42%로 가장 높다.
드릴십은 각종 첨단 장치가 장착되기 때문에 '드림십'이라고도 부른다. 삼성의 드릴십은 파고 16m, 초당 41m의 강풍이 부는 극한 상황에서도 해상에서 중심을 잡고 제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비결은 다이내믹 포지셔닝이라는 최첨단위치제어시스템의 명령에 따라 360도 회전식 프로펠러가 끊임없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삼성의 저력은 기술력에 있다. 용접과 절단, 가공, 수리까지 전 분야에 걸쳐 첨단 로봇들을 자체 개발했다. LNG선 화물창을 자동 용접하는 '스파이더 로봇'을 비롯해 파이프내부의 용접상태를 검사하고, 이물질을 청소하는 자동 검사청소로봇, 선체외벽을 자유자재로 타고 다니면서 작업하는 '블라스터' 로봇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배 밑바닥에 붙은 유기물을 청소하는 수중선체청소로봇까지 개발했다. LNG선 1척에 소요되는 청소시간 1주일을 단축시킬 수 있는 획기적 로봇이다.
투어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삼성조선소의 차별화를 한마디로 표현해달라했다. "설계 단계부터 다르죠. 실제 배 1/30 크기의 모델을 상업용 수조에 띄워 추진력과 저항력을 실험합니다. 프로펠러가 돌아갈 때 물방울 개수까지 측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