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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야, 올해도 즐거운 식탁을 부탁해!"

시원한 북어국에서 매콤한 코다리찜까지
북어찜은 하루, 황태는 살짝 불려야 제 맛

이름도 없이 무명의 설움을 겪다가 화려하게 변신한 그 이름 '명태'. 찬바람이 나는 겨울이면 시원한 북어국, 매콤한 코다리찜, 구수하고 쫄깃한 맛의 황태구이.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또 알은 명란젓을 만들고 내장은 창란젓을 만드니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귀한 생선, 명태.

이룬 것보단 이루지 못한 한 해를 보내며 울적한 맘이 들 땐 명태의 화려한 귀환을 떠올리며 새해엔 푸짐한 소망들이 알찬 요리로 우리 삶의 밥상에 오르기를 바라본다.

명태는 조선 후기까지 이름도 없는 잡어에 불과했다. 그 시기 함경도 명천에 사는 어부가 두툼하게 살이 오른 대구를 잡으려다 잡어 몇 마리를 건져 돌아오던 길에 시찰 나온 도백(오늘날의 도지사)이 그 생선의 이름을 물었다. 하지만 어부도 다른 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이에 도백은 명천의 태씨 성을 가진 어부가 잡았으니 오늘부터 '명태'라 부르자 했다. 그렇게 무명의 생선은 이름을 얻었다.

신기하게도 이름을 얻게 된 후부터 명태는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무한한 인기와 더불어 황태, 북어, 코다리, 노가리, 생태, 동태 등 조리법에 따라 많은 이름을 거느리게 되었고, 잡는 방법에 따라 조태, 망태, 강태, 왜태라는 이름까지 수많은 이름이 붙어다녔다. 그만큼 명태의 맛이 다양하게 진가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동태와 생태는 모두 매운탕으로 조리하는데, 맛은 사뭇 다르다. 생태 매운탕은 국물 맛이 산뜻하고 생선살이 부드럽게 풀어진다. 반면에 동태는 살이 단단해서 식감이 좋고 국물 맛도 한결 구수하다.

젊은 주부들 중에는 북어와 황태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데, 북어는 명태를 그냥 말린 것으로 살이 딱딱해서 방망이로 잘 두드려야 하고, 북어찜도 하루 정도 불렸다가 해야 한다. 황태는 눈과 바람을 맞혀가며 장기간 말린 것으로 포실포실 살이 연하다. 조리할 땐 물에 살짝 적시기만 해도 잘 불어난다.

코다리는 반건조 명태로 찜에 제격이다. 생태나 동태보다 보관성이 좋고, 불리지 않아도 바로 요리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코다리는 비린내가 적고 맛이 부드러워 강정으로 사용하기에도 좋다. 코다리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하고 녹말가루를 묻혀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낸다. 고추장, 고춧가루, 물엿, 다진 마늘, 맛 간장, 청양고추를 팬에 넣고 바글바글 끓이다가 튀겨낸 코다리를 넣고 버무려 고소한 땅콩을 뿌려낸다. 매콤달콤 바삭한 명태의 또 다른 맛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이은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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