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때가 되면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러 놀러가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 추억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아주 오래 전에는 가족들 가까이 살아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원할 때마다 찾아가서 볼 수 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대부분 멀리 살고 특히 미국에서는 같은 주라도 여행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려서 조부모들이 손자·손녀를 보기가 1년에 한두 번으로 그치는 경우도 많다. 또 미국에서는 조부모들이 손자·손녀를 보기 위해서 법원에 소송을 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혼율이 50% 이상인 지금, 서로의 감정이 악화돼 이혼이 끝난 후 아이들의 양육권을 맡게 된 쪽에서는 조부모들에게 아이들을 보여주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캘리포니아 주법에는 조부모가 손자·손녀를 볼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매우 제한적이다. 부모가 이혼을 안 한 경우에 조부모가 손자·손녀를 보게 해달라고 신청할 수 있는 상황은 다음과 같다.
부모가 따로 살든지, 한쪽 부모가 사라져서 찾을 수 없다든지, 한쪽 부모가 조부모의 방문 신청에 동참하든지 아니면 아이가 부모와 같이 살지 않는 경우 등으로 제한되어 있다. 아이들을 보여달라고 신청하려면 부모와 아이를 데리고 있는 사람 모두에게 법원서류를 전달해야 한다.
법정은 조부모가 아이들을 보는 것을 허용할 때 다음의 세 가지를 고려한다. 첫번째는 아이들의 ‘베스트 인터레스트(Best Interest)’다. 그러니까 조부모의 방문을 허용할 경우 아이에게 제일 나은 상황이 되는가를 판단하는 것이다.
둘째는 조부모가 아이들을 보는 것을 정당화하려면 과거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이들과의 친밀한 관계가 있었는가를 따지게 된다.
셋째는 아이들이 조부모를 보는 중요성이 부모가 아이들을 키우는 권리보다 더 중요한가도 고려한다.
또 캘리포니아 법은 양쪽 부모가 반대한다거나 아이의 양육권을 가지고 있고 아이와 같이 사는 부모가 반대한다면 조부모가 아이들을 보는 것이 아이들에게 최선의 상황이 아닌 것으로 가정한다. 이에 대해 조부모가 왜 방문 명령이 아이들에게 나은지를 법원에 증명해야한다. 부모가 별거나 이혼한 상황에는 조부모가 다른 특별한 상황이 필요 없이 아이들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법은 양쪽 부모가 반대한다면 조부모가 아이들을 보는 것이 이들에게 최선의 상황이 아닌 것으로 가정한다. 부모중 한명이 사망했을 경우에도 조부모가 방문신청을 할 수 있는데, 기준은 역시 아이들의 ‘베스트 인터레스트’ 즉 아이에게 그것이 가장 나은 상황이 되는 가이다.
2000년에 나온 연방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아이를 마음대로 키울 수 있는 부모의 기본 권리가 중요하기에 부모가 아무런 문제가 없고 가끔 아이의 조부모와 연락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조부모는 법원으로부터 정식 방문권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나온 캘리포니아 대법원 판결에는 아이들의 양육권을 맡은 엄마가 반대해도 조부모가 아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캘리포니아 법이 합법적이라고 나와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 대신 조부모 쪽에서 아이들을 보는 것이 아이들에게 해가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판결문에서 한 판사는 아이들의 아버지가 조부모와 동참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른 판사는 부모가 아이들을 자유롭게 키울 수 있는 기본권이 침해된다고 반대의견을 썼다. 부모들이 조부모가 아이들을 보는 것을 반대하는 제일 큰 이유가 조부모가 아이들에게 피해주는 것을 걱정하는 것보다 조부모가 부모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 것을 걱정해서라고 한다. 개인주의적인 미국에서도 가족의 중요성이 새삼스럽게 떠오르고 있다. 조부모와 아이들 부모의 사이가 아무리 안 좋아도 아이들은 그 중간에 끌어들이지 않고 법정을 떠나 아이들에게 무엇이 최선의 상황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추세다. 어른들이 서로 협의하고 정 안되면 중재자를 통해서라도 좋은 해결책을 찾는 게 우선이다.
조부모는 아이들의 부모가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기본권리가 있음을 이해하고 부모도 아이들에게 조부모를 만나는 것이 아이들의 정서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받아드린다면 아이들에게는 좋은 추억만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