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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방랑기] 캐논리지골프장

Washington DC

2004.08.3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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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구릉과 바람…해변 분위기가 물씬
 링크스 코스란 ’해안의 모래땅,링크스’에 지은 골프장을 말한다.

 따라서 워싱턴 인근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링크스 코스가 있을 수 없다.

 일부 골프장들이 링크스 코스를 표방하고 있는 것은 코스 주변에 연못이나 호수가 있어 마치 해안 코스와 흡사해 그렇게 부르고 있을 뿐이다.

프레데릭스버그에 있는 캐넌 리지(Cannon Ridge) 골프장도 ”공원에 지어진 링크스 코스”를 표방하며 지난해 7월 문을 열었다.

 실제로는 넓은 목장 지역에 지어진 골프장이나 해안의 모래턱 같은 구릉,심한 페어웨이의 언듈레이션,거센 바람 등이 링크스코스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미국프로골프협회 커미셔너를 역임했던 딘 비먼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지은 코스여서 퀄리티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설마 커미셔너까지 역임한 사람이 엉터리 골프장이야 지었겠는가?
 비먼 골프장을 가기 위해선 악명 높은 자동차 정체도로 I-95를 타고 남쪽으로 달려야 한다.어거스틴 골프장으로 가는 길과 같은데 약 10분가량 더 내려가야 한다.

 필자가 캐넌 리지를 찾은 날은 평일 오전이었기 때문인지 가는 길은 놀랄 정도로 술술 뚫렸다.”자라 보고 놀란 가슴,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차가 막혀 약속시간에 늦을까봐 2시간이나 서둘러 출발했다가 시간에 맞추느라 주변에서 어슬렁 거려야 했다.

골프장이 들어선 프레데릭스버그 그린뱅크 지역은 남북전쟁 당시 유명한 격전지다.남군의 포대가 주둔했던 곳인데 당시 북군의 엠브리오스 장군이 이곳을 무너뜨리고 진격하려다가 많은 희생자를 낸 곳이라고 한다.14홀 주변에는 아직도 당시의 유물인 대포의 잔해가 남아 있다.골프장 이름을 캐넌(대포)으로 지은 것도 이같은 역사 때문이다.

이 일대는 역사적 유적지로 버지니아 셀레브레이트라는 이름의 기념 공원이 들어설 예정인데 골프장도 그 계획아래 있다.캐넌 리지 측은 앞으로 2-3년안에 이곳에 호텔을 유치할 예정이며 36홀(퍼블릭18,프라이빗 18홀)코스를 추가로 건설해 대단위 골프빌리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결과적으로 워싱턴 인근에 그럴듯한 골프리조트가 탄생하는 셈이다.

 그러나 버지니아나 메릴랜드 골퍼들이 자주 애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골프장 가는 길이 워낙 차량이 많아 수시로 막히기 때문이다.I-95는 설명이 필요치 않은 악명 높은 자동차 정체 도로다.필자도 돌아오는 길에 차가 막혀 1시간가량 길에 서 있어야 했다.
 이토록 교통상황을 종잡을 수 없으니 시간에 맞춰 도착하는 일은 거의 운(?)에 맡겨야 한다.또 치고 난후 집에 돌아오는 시간 또한 가늠하기 어려우니 결국은 하루를 몽땅 소비해야한다.웬만한 매니아가 아니면 골프 한번 치고 하루를 허비한다는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휴일이나 휴가 때라면 가능할까? 암튼 코스만큼은 골프다이제스트나 골프위크가 평가하듯 최고 수준이니 한번쯤은 눈 딱 감고 가 볼만 하다.
  
 핸디캡대로만 쳐라
  
 골프장에 들어서니 황량한 벌판에 식당으로 지어진 간이 막사와 임시 클럽하우스가 을씨년스럽게 서 있었다.기대감이 일시에 허물어지는 기분이 들었으나 ”클럽하우스만 좋으면 뭘하나 코스가 좋아야지” 외화내빈이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라며 맘을 추스렸다.클럽하우스는 예상대로 비좁고 초라했는데 그래도 남녀화장실,간이 매점,카운터 등 구색은 갖추고 있었다.거기서 마케팅 담당인 톰 세이블로부터 골프장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듣고 답사에 나섰다.

 코스 답사는 코스레이팅 73인 블루티에서 시작했다.챔피언 티인 캐넌티는 레이팅이 무려 75.8인데 일반 골퍼에게는 즐거움을 주기보다 고통만을 줄 것 같아 폐쇄하기로 했다고 한다.(코스레이팅이란 핸디캡 0인 스크래치 골퍼,즉 프로가 수차례 라운딩 해 본 후의 평균타수다)

 첫 홀에 들어서니 사면이 확 트인게 링크스 코스 같은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파랗게 올라온 벤트그래스가 카페트처럼 앞길을 열고 있는 모습이 을씨년스러웠던 클럽하우스의 정경과는 180도 딴판이었다.명품의 면모가 은은히 배어 있다고나 할까..

 캐넌 리지는 특이하게도 티마크를 대포 모양으로 만들어놨는데 티샷을 대포 처럼 쏘라는 뜻은 아닐 것이고 이 지역 역사를 마케팅에 연결한 것이리라.티의 색깔도 다른 곳과는 달리블루,그레이,블랙,골드 등 4가지였는데 블루는 북군,그레이는 남군 군복을 따른 것이다.또 레이디 티도 블랙과 옐로우 두가지로 만들어 여성시니어들을 배려하고 있다.남성 시니어만을 고려한 타 골프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티다.

 티샷을 쏘기 전 톰에게 ”어떻게 쳐야 하느냐”고 묻자 그는 ”설계자가 치라는데로 ,즉 코스에 순응해서 치는 것이 자기의 핸디캡대로 칠 수 있는지름길”이라고 충고했다.
 톰의 말은 사실 어느 코스에서나 지켜야 하는 골프의 ’진리’다.그러나 대부분의 골퍼들이 이같은 진리를 잊고 코스를 정복하려하거나 설계자의 뜻에 역행해 좌절을 겪기 일쑤다.
 오늘부터라도 코스에 순응한 매니지먼트를 해보자.아마도 5타이상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전반 4번홀까지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페어웨이가 넓고 러프도 길지않아 볼을 쉽게 찾을 수 있고 그린도 빠르지 않아 자신의 핸디를 충분히 칠 수가 있다.4번홀 파3가 215야드여서 거리에 약간 부담이 되나 남의 눈치보지 말고 충분한 클럽을 사용, 근처까지 보낸다는 자세로 티샷을 날리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미스샷을 하더라도 오른쪽이 만회의 기회가 있으니 그 쪽으로 날리자.
 
 400야드 오르막 최대난관
 
 전반의 고비는 5,6번홀에서 맞게 된다.두 홀 모두 거리가 4백야드가 넘는데다 오르막이어서 핸디캡이 1,3으로 이 골프장에서는 가장 어려운 홀이다.처음부터 보기를 목표로 전진하면 마음이 푸근해져 파까지도 가능해 진다.대체로 핸디캡 1~3번 홀들은 처음부터 보기를 목표로 하는게 큰 실수를 막는 효과적인 매니지먼트다.

 5번홀은 업힐인데다 440야드여서 마치 파5홀을 플레이하듯 쳐야 한다.거리가 긴 만큼 우선 드라이버 티샷이 잘 맞아야 하고 두번째 샷도 대부분 우드를 사용하게 되는데 좌에서 우로 기울어진 페어웨이를 감안,좌측으로 날려야 한다.투온에 실패하면 세번째 샷이 남게 되는데 업힐을 감안,한 클럽 더 잡는게 안전하다.길더라도 그린뒤편에 여유가 있어 칩샷으로 만회할 수 있다.

 6번홀은 5번홀보다 10야드나 더 길다.그러나 5번홀보다는 평탄하고 곧게 뻗어 있어 장타만 날리면 된다.거리가 짧은 골퍼들은 쓰리온 후 퍼팅으로 파를 노리자.전반홀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이 홀도 우측은 깊은 러프여서 좌측이 유리하다.

 전반의 마지막홀인 9번홀도 티샷에 주의를 요한다.티에서 내다봐도 왼쪽이 여유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 보다도 더 왼쪽에 있는 벙커 좌측을 겨냥해야 공을 페어웨이에 안착 시킬 수 있다.거리가 400야드로 제법 길어 힘이 들어갈 우려가 큰데 우측으로 밀리면 OB 지역이거나 그린이 보이지 않아 세컨 샷에 애를 먹게 된다.

 10번홀은 415야드지만 내리막 홀인데다 페어웨이 중간에 골짜기가 있어 티샷에 꼭 드라이버를 칠 필요는 없다.바람 등 상황을 고려,우드티샷도 고려해 볼 것.세컨 샷 지점은 언듈레이션이 심한데다 그린 또한 포대형이어서 거리와 클럽 선택이 만만치 않다.그린까지의 거리는 런을 감안하지 말고 캐리로만 계산해야 한다.
 11번홀은 파3로 비교적 쉬운 홀.좌측이 여유가 있으니 그 쪽으로 공략하면 파를 잡을 가능성이 커진다.
 12번홀은 후반 라운드의 분수령이자 캐넌 리지 골프장을 대표하는 그림같은 홀.
 520야드의 파5 홀인데 이 골프장을 설계한 디자이너의 컨셉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핸디캡 2인 홀인 만큼 신중한 매니지먼트가 요구된다. 오른쪽으로 티샷을 쏘아 보낸 후 러프만 피한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두번째 샷을 날리자.공이 페어웨이에 있느냐 여부가 홀 공략의 관건이다.파5 홀은 항상 세번에 가도록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명심할 것.

 13번홀 역시 오른쪽 구릉으로 티샷을 날려야 그린이 보이고 투온을 노릴 수 있다.페어웨이가 우에서 좌로 경사가 심해 공이 언덕을 타고 페어웨이로 내려온다.오르막 그린인데다 오르막 라이여서 클럽 선택이 어렵다.한 두 클럽 길게 잡는게 보통.
 
 래파녹 강가 전망도 환상
 
 남북전쟁 당시 포대가 있었다는 14번홀은 그린이 작고 거리가 짧은 고전적인 파4홀이다.좌측 숲너머로 래파하녹 강이 길게 흐르고 있어 오른쪽으로 티샷을 날려야 하고 성공할 경우,웨지 샷 거리가 남는데 길면 계곡에 빠질 염려가 있으니 정확성이 요구된다.핸디캡 18인 만큼 파를 노리자.
 15번홀은 파3지만 200야드가 넘어 아마추어 골퍼들에겐 부담이 된다.이럴때일수록 ”보기를 해도 좋다”는 느긋한 맘으로 샷을 날리자.짧으면 그린 주변의 칩샷으로 승부하고 그것도 안되면 투 온,투 퍼트를 노리면 된다.

 후반은 파5 홀이 세개나 있어 전반보다 스코어를 기록하가 쉽다.또박또박 아이언 샷으로쓰리 온 작전을 펼치면 파 이상도 가능하다. 그러나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투온을 노린다거나 설계자의 의도를 거슬린다면 곧바로 재앙에 직면하게 된다.캐넌 리지 코스는 미스샷을 범할 경우 가혹하게 대가를 치루도록 설계돼 있다.따라서 코스에 순응하고 페어웨이를 지키는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 파3 홀들은 스코어카드에는 쉬운 홀(핸디캡이 높게)로 표기돼 있으나 실제로는 어렵기만 하다.그 어느 홀보다 신중하게 공략해야 한다.
  
    
캐넌 리지 골프장
 주소: 475 Greenbank Road ? Fredericksburg, VA 22406
전화: 540-735-8000
 웹사이트: www.cannonridge.com/
 코스 디자이너: Deane Beman, Bobby Weed

 그린피: 월~목요일 58달러, 늦은 오후 39달러, 금요일 64달러, 늦은 오후 39달러, 주말 및 공휴일 69달러, 늦은 오후 49달러. 그린피, 카트, 연습볼 포함 가격
 코스:
 
 
 블루티 6610 71 73
 그레이티 6050 71 70.2
 블랙티 5625 71 69.3
 골드티 4655 71 67.3
 
 
 가는 길: I-95 출구 133B(Warrenton 방향)로 빠져나와 17번 도로 북쪽 방향을 탄다. 1마일쯤 진행후 7번째 신호등에서 좌회전 해 그린뱅크 로드(Greenbank Road)로 접어든다. 2마일쯤 진행하면 왼쪽으로 골프장 입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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