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 가고” (엡 2:21)
벌써 몇년 전 일입니다. 이틀에 걸쳐 1000조각짜리 퍼즐을 완성해 본 적이 있습니다. 누군가 버린 것을 저희가 주워서 아주 재미있게 맞추었습니다.
처음엔 심심풀이로 시작한 것이지만 퍼즐을 맞추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모든 퍼즐 한 조각, 한 조각이 똑같이 중요하다는 평범한 진리가 가슴 시리도록 감사했습니다.
1000조각 중, 더 중요한 조각도, 덜 중요한 조각도 없습니다. 더 중요해 보이는 조각이 있을 뿐 실제로 더 중요한 조각이란 분명히 없습니다. 쓸모없는 조각은 더더욱 하나도 없었습니다. 한 조각, 한 조각은 작고 보잘 것 없지만, 있어야 할 그 자리를 잘 찾아 그 자리에 있기만 하면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내는 데 똑같이 기여한다는 퍼즐의 원리가 참 고맙기까지 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원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우리 모두가 그렇지 않겠습니까. 우리도 하나님 나라를 완성해 가는 하나의 조각들이기에 하나님 보시기에 모두 똑같이 귀한 사람들이라는 말입니다. 쓸모없이 태어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우리지만, 있어야 할 그 자리에 바로 있기만 한다면 바로 그 자리에서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퍼즐을 다 완성할 때 쯤 1000개의 조각 중 3개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그렇게 서운할 수가 없었습니다. 퍼즐 조각이 없어도 이렇게 서운한데 하나님 나라를 맞추어 가야 할 우리 중 하나가 없다면 하나님께서 얼마나 서운해 하실까요.
다소 엉뚱하지만 양 99마리를 두고 1마리를 찾아 나선 목자의 심정이 조금 헤아려졌습니다. 99마리를 두고 1마리를 찾아 나서는 목자를 보고 누군가는 어리석다고 하겠지만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잃어버린 퍼즐 한 조각이라 생각해보면 목자의 행동은 어리석은 것이 아니라 사실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 한 조각이 없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3조각이 없어 퍼즐을 완성시키지 못한 아쉬움 때문인지, 아니면 1000피스 퍼즐을 거의 완성한 뒤에 온 자신감 때문인지 다음 해에는 2000피스짜리 ‘최후의 만찬’ 퍼즐에 도전했었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1000피스 조각퍼즐을 맞출 때보다 2배가 아닌 3배의 시간을 허비한 뒤 다시는 퍼즐을 사지 않기로 결심했었습니다.
그리고 2000피스짜리를 이리 저리 맞추어보다 두손, 두발 다 든 저로서는 오늘날 수십억개의 퍼즐 조각을 오차없이 이리저리 맞추시며 하나님 나라를 완성해 가시는 조물주 하나님께 찬양과 경탄을 올려 드릴 뿐입니다. 조물주여, 정말로 신묘막측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