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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 타임' 다시 오나

Los Angeles

2004.09.2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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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 동안 터치다운과 홈런을 기록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지구상에 딱 한명 있다. 바로 얼마전 프로풋볼(NFL)에 컴백한 ‘프라임 타임’ 디안 샌더스(37·볼티모어 레이븐스 코너백).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한 주에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을 치고 NFL에서 터치다운을 기록한 그가 3년간의 공백기간을 깨고 NFL 2004시즌에 맞춰 다시 풋볼헬멧을 썼다.

디안 샌더스가 비록 오랫동안 풋볼구장을 떠나있었지만 워낙 다재다능한 기량을 갖추고 있어 그의 컴백 성공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경기장 내에서의 폭발적인 활약과 함께 경기장 밖에서는 항상 화려한 복장과 함께 쉴새없이 떠들어대는 입심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사람들은 그를 두고 ‘프라임 타임’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는 “나를 응원하기 위해 오는 팬들도 많고 나를 욕하러 경기장을 찾는 팬들도 많다. 하지만 사람들은 나의 플레이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바 있다.
그러나 야구장에서든 풋볼구장이든 샌더스를 싫어하는 사람도 그의 재능은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월드시리즈와 수퍼보울에 모두 출전한 유일한 선수인 그의 진가는 야구 보다는 풋볼에서 더 빛났다. 개인통산 48개의 인터셉트를 기록한바 있는 그는 프로데뷔한 첫해인 89년부터 6시즌 동안 무려 30개의 인터셉트를 뽑아내자 이후 상대팀 쿼터백들이 샌더스가 있는 방향으로 패스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일어났다. 워낙 기량이 출중해 96년에는 댈러스 카우보이스에서 주전 와이드리시버와 주전 코너백으로 나서기도 했다. NFL에서 한 선수가 공수에서 주전으로 뛰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며 당시 34년만에 일어났던 일이었다.

야구에서는 지난 89년 부터 2001년까지 통산 타율 2할6푼3리로 평범한 성적을 올렸지만 92년에는 야구선수로서 자기의 재능이 어느정도인가를 알기 위해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뛰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3할4리를 기록했다. 특히 97년에는 메이저리그의 신시내티 레즈에서 시즌의 3분의 2정도 만을 출장하고도 도루를 56개나 뽑아내며 리그 2위를 차지해 야구선수로서도 천재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2000년 워싱턴 레드스킨스에서 한 시즌만 뛰고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2002년과 2003년에는 CBS의 NFL 프리게임 쇼를 진행하며 전혀 운동을 하지 않았던 그가 과연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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