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똑같은 생각. 1월 1일 저녁이 되면 '새해 첫날도 결국 없어지는구나.' 1월 말이면 '벌써 한 달이 지났네.'
새해가 되면 마음을 다잡기 위해 훈계(?)하는 책을 습관적으로 읽는다. 뻔한 내용이라 치부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맹하게 보내는 것보다는 좋아서다. 이번엔 '원씽(The One Thing)'을 읽고 여기저기 떠들고 있다. 제목만 보고도 내용이 짐작 되는 책이다. 인생을 관통하는 '단 하나'를 위해 집중하고 실천하는 삶을 살면 행복과 성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많은 현대인들은 '너무 많이 일하고, 너무 적게 성취하기' 때문에 우울해진다고 말한다.
시간과 에너지가 한정된 인생에서 그것을 너무 넓게 펼치면 종잇장처럼 얇아져 성과를 내기 어렵다, 성과를 내려면 삶의 더하기가 아닌 빼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탠포드 대학 클리포스 나스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수행하는 '멀티태스커'들을 존경했고, 자신은 그런 능력이 형편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멀티태스커들이 얼마나 좋은 결과를 내는지 파악하기 위해 학생 260여 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멀티태스킹을 자주 하는 그룹과 못하는 그룹 둘로 나눠 여러 미션을 수행토록한 뒤 결과를 살폈다.
나스 교수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멀티태스커들은 모든 면에서 성과가 떨어졌다. 쓸데없는 데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보기엔 그들이 다방면에 뛰어난 것처럼 보였지만 성과는 기대와는 반대였다."
하는 일마다 잘 풀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정말 열심히 산다고 살지만 제대로 풀리는 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를 타고난 환경과 팔자로 돌리기도 한다. 그러나 '원씽'은 성공과 평범을 나누는 차이는 바로 '단 하나(원씽)'를 팠느냐, 아니면 여러가지에 시간과 정력을 쏟았느냐에 달렸다고 말한다.
일생의 원씽이 정해지면 그것을 위한 10년의 원씽을 세울 수 있다. 그 다음 1년의 원씽, 한 달의 원씽, 오늘의 원씽까지. 이처럼 '원씽'의 도미노가 이뤄지기 때문에 '하는 일마다' 잘 풀리는 것이다.
2006년 미국기억력대회에서 챔피언을 땄던 조슈아 포어 기자는 원래 기억력이 형편없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전년도 대회 우승자가 "난 천재가 아니다. 그저 하루 한 시간씩 연습한 것 뿐"이라고 한 말에 자극받아 그때부터 하루 한 시간씩 연습한 뒤 딱 1년만에 챔피언이 됐다. 무작위로 섞인 52장의 카드 순서를 1분 40초만에 읽어낸 것이다.
조슈아는 성공과 실패의 차이는 'OK 고원'에 있다고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성과에 대해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만족하고 더 이상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데 그 지점을 'OK 고원'이라고 불렀다.
책 '원씽'은 말한다. "목표가 없는 삶은 더 오를 수 있는데도 OK 고원에서 멈추고 만다. 성공과 행복은 OK 고원을 뚫고 올라가는 데 있다"고.
행복? 열심의 대가로 나중에 손에 쥐는 무엇이 아니라 "(큰 원씽의)목적의식을 갖고 (작은 원씽의) 매일 하는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라 했다.
직장에서의 단 하나는 무엇일까. 가정에서는? 그것을 위한 오늘의 단 하나는? 올해는? 그 하나가 당장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만으로도 시야에 안개가 걷히고 길이 어스름히 보이는 느낌이 든다.
하나라면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긴다. 지나간 1월을 아쉬워하기보단 2월의 단 하나를 잡는다면 행복할 것 같다. 동심을 품고 밑줄 그으면서 일독하면 마음도 많이 젊어지겠다. 강추!
# [진맥 세상] 이원영 시사칼럼-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