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로 가면 결혼할 수 있을까?"
브로드웨이 집중조명 〈4> 허니문 인 베가스(Honeymoon in Vegas)
지난 15일 오픈한 인기 코미디 뮤지컬
두 시간 동안 웃음만발 사랑이야기
잭의 어머니는 숨을 거두기 전 마지막으로 '결혼하지 말라'는 말을 남겼다. "나만큼 널 사랑하고 보살펴줄 사람은 없을거다"는 것이 이유. 결혼을 생각할 때마다 잭의 귓가에는 어머니의 마지막 말이 맴돈다. 벳시가 너무 좋지만 어머니가 두려워 결혼을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잭이 결혼만 결심하면 이상한 일이 발생하곤 한다.
결국 참다못한 벳시는 '더 이상은 안 된다'며 잭에게 결정을 내릴 것을 요구한다. 잭이 생각해낸 방법은 뉴욕을 떠나 라스베이거스로 가서 결혼을 하는 것. 그렇게 둘은 들떠서 라스베이거스로 향하지만 여기서 카지노호텔 재벌 '토미'를 만나게 된다.
토미는 죽은 부인과 똑 닮은 벳시에게 첫 눈에 반하고 잭을 카지노로 끌어들여 빚더미에 앉힌다. 그리고 토미는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한다. 벳시와 단 둘이 주말을 보내게 해주면 모든 빚은 없던 걸로 하겠다고. 과연 잭은 이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가 말 것인가.
웃음으로 무장한 작품
내용만 놓고 보면 상당히 심각한 듯하지만 사실 이 작품은 보는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는 뮤지컬이다. 1992년에 만들어진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줄기차게 이어진 프리뷰 공연 끝에 지난 15일 공식 오픈했다. 뉴욕타임스 등 여러 매체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본격적인 관객몰이에 나선 것. 웃음을 자아내는 것은 다름아닌 배우들이다. 주인공 잭을 연기하는 롭 맥클루어(뮤지컬 채플린 출연)와 토미를 연기하는 토니 단자(뮤지컬 프로듀서 등 출연)는 토니상 수상 경력이 있는 배우들. 특히 토니 단자는 TV시리즈 '택시' '후즈 더 보스' 등에 출연해 30년 동안 미국인들에게 사랑받은 배우다. 또한 이 공연에는 한인 배우 레이몬드 이씨가 출연해 '하와이'라는 솔로곡을 불러 눈길을 끈다.
뉴욕-라스베이거스-하와이
웃음뿐 아니라 볼거리 또한 풍성하다. 뉴욕과 라스베이거스와 하와이를 오가며 전개되는 스토리에 관객들 또한 본의 아니게 미국 전역을 여행하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뉴욕 티파니 매장에서 반지를 고르는 도중 번쩍 번쩍 나타나는 잭의 어머니 모습에서도 관객들은 폭소를 터뜨리고 라스베이거스에서 '선탠 과다'로 죽은 부인을 그리워하며 노래하는 토미의 진지한 모습도 관객에겐 웃음을 준다. 하와이로 자리를 옮겨 순진무구할 정도로 밝은 '하와이언'들의 모습에 관객들은 또 한번 쓰러진다. 다시 라스베이거스로 돌아와 '날아다니는 엘비스' 공연단과 함께 등장한 뒤 벳시를 되찾는 잭의 패기에 관객들은 박수를 보낸다.
하나하나 재치있는 음악
허니문 인 베이거스를 작업한 토니상 수상 작곡가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을 만나보면 재치 넘치는 그의 노래들이 어떻게 나오는지 알 수 있다. 개인 콘서트를 하는 내내 감각 있는 위트로 좌중을 지배했던 모습이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이번 작품에서 그의 유머 감각은 유난히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물론 귀에 감기는 아름다운 노래들을 만들어 내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I Love Betsy' 'Anywhere But Here' 'You Made The Wait Worthwile' 등이 있다.
이주사랑 기자/ [email protected]
◆공연정보
▶공연장: Nederlander Theatre(208 W 41st St)
▶일반 티켓: 152~200달러(오케스트라 기준)
▶할인 티켓: 120달러(www.ohshow.net 212-842-9311 한국어 가능) 러시티켓 32달러(박스오피스 오픈 선착순)
▶웹사이트: www.honeymoonbroadway.com
◆이 장면을 눈여겨 보세요
◆Never Get Married="절대 결혼하지 말아라"는 말을 유언으로 남기고 돌아간 잭의 어머니. 벳시를 너무나도 사랑하지만 어머니의 유언이 머리에 박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잭. 결국 벳시와의 결혼을 다짐하고 반지를 사러 티파니 매장으로 들어가지만 그곳에서도 잭의 어머니는 등장한다. 재치 넘치는 무대 아이디어가 눈에 띄는 장면이다.
◆A Little Luck=벳시의 마음을 얻어낸 토미가 기쁨에 겨워 탭댄스를 추는 장면. 토니 단자가 특유의 매력적인 목소리로 노래하며 녹슬지 않은 멋을 뽐낸다.
◆Airport Song=토미와 결혼하기 위해 하와이에서 라스베이거스로 떠나는 벳시를 쫓아가는 잭. 황급히 비행기를 예약하려고 하지만 그 어떤 비행기를 타더라도 뱅뱅 돌아 도착할 수밖에 없다는 항공사 직원들의 대답. 이리저리 돌아가는 항로를 노랫말에 담아 부르는데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Elvii in Flight=비행기를 찾을 수 없었던 잭은 결국 엘비스 공연단과 함께 전용비행기를 타고 라스베이거스로 낙하하게 된다. 8명의 엘비스가 춤과 노래를 함께 선보이며 비행기에서 자유낙하 하는 장면은 배꼽을 잡고 웃을만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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