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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인의 신앙] '생각'이 사람이다

Los Angeles

2015.02.09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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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 가톨릭 종신 부제
이슬람 과격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테러가 날로 세상을 위협하고 있다. 그간 억류된 일본인 2명을 모두 참수시켰다.

수년 전 남편과 함께 폭탄테러에 가담해 수십 명을 죽이고 혼자 살아남아 붙들려 요르단에 사형수로 수감중인 여성 테러리스트 알리샤위를 인질 교환 협박으로 구출하려다 뜻대로 안 되니, 그런 만행을 자행한 것이다.

이로써 인질로 붙들려 참수위협을 받고 있었던 일본 언론인 고토 겐지를 살려내기 위한 세계인의 기도와 노력이 그만 허망하게 사라져 버린 것이다.

악의 세력 앞에 속수무책인 이런 상황이 앞으로 계속 되다 보면, 이 세상은 점점 어쩔 수 없이 악의 세력 앞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을 것 아닌가.

더욱이나 세계 각국에서 휴대폰과 인터넷을 통해 잘못 입력된 정보로 '생각'이 뒤바뀐 젊은 사람들이 자칫 IS 같은 과격 무장 테러 단체에 빠져들 위험을 안고 있기에 말이다.

알고 보면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본래 사람이란 눈에 보이는 외형 모습이 아니라, 실은 그 모습 안에 들어있는 보이지않는 '생각'이 바로 그 사람 자체란 사실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으레 보이는 생김새를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는 잘못을 범하며 살고 있다. 다시 말해 선인과 악인은 외형의 모습이 아니라 그 사람의 '생각'이 선한가, 악한가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생각은 저마다 살아오면서 무엇을 눈으로 보고, 무슨 말을 귀로 들어왔는지에 따라 형성된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생각은 그릇이어서 그릇 안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삶이 결정된다는 말이다. 즉, 선한 것을 담으면 선한 사람이 되고, 악한 것을 담으면 '악인'이 된다. 왜냐하면, 본래 인간은 아는 만큼 생각하고, 생각하는 만큼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옛날 우리가 자라난 그런 세상이 아니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 말씀과 학교에서 선생님 말씀을 주로 듣고 자라나는 그런 세상이 아니다. 학교 가기 전 어릴 때부터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이 온통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것에 무제한 노출돼있는 세상이다.

최근 어느 보고서에 의하면, 요즈음은 한 아이가 매스컴을 통해 21살까지 보고 듣는 폭력과 살인 영상이 평균 8만 건이라는 무섭고 겁나는 세상이 돼버렸다. 그러니 무슬림 IS 같은 과격 단체가 생겨났다 해서 그리 놀라기만 할 일도 아니지 않은가.

요즘 세상은 어디를 가도 어린아이부터 나이 든 성인까지 온통 휴대폰을 들고 모두 자기 손바닥만 들여다 보고 사는, 대화가 단절되어버린 세상이다. 심지어 부모 자식 간에도 눈을 바라다보며 정겹게 대화를 나눌 기회를 상실해버린 세상이기에, 내 속으로 낳은 자식이라 할지라도 실제로는 딴사람이 되어버린 남남이 많은 세상이다.

스마트폰이 얼마나 애물단지 인지는 10대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너무나도 실감나는 슬픈 현실이다. 이래서 사람의 실체가 '생각'임을 깨닫고 사는 삶이 얼마나 중요한일인지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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