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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주인 의식과 주인 행세

Los Angeles

2015.02.1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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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작가
담 너머로 봐선 남의 집 사정을 잘 모른다. 들어가봐야 안다. 자주 그 집에 들러도 함께 생활하지 않으면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 우째 우째 하고 많은 사연으로 이 지역 한인회 회장이 됐다. 큰 도시에서는 한인회장 자리 다툼질 하는 곳도 있다지만 여기선 서로 안하려고 기를 쓰고 버틴다.

40년 전통을 자랑하는 데이튼 한인회는 그동안 막강한 조직력과 다양한 행사로 한인들의 화합을 도모하고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행사와 국제 민속제 등으로 한국 문화와 한국의 얼을 심는 일에 앞장 서 왔다. 그동안 이사직 맡아 콩 놔라 감 놔라 할 때가 좋았다. 책임은 온전히 책임을 맡은 사람의 몫, 막강한 임원들로 구성된 드림팀이 곧 출범식을 한다. 앞장 서면 날아오는 화살 온몸으로 맞는 법. 내게 맞는 투구와 갑옷 한 벌 단단히 지어줄 분 어디 계시나요?

좋은 소식! 날로 줄어드는 우리 교회에 새 교인이 들어왔다. 반평생 이국땅에서 눈칫밥 먹은 탓에 사람보는 눈은 왕중 왕, 날렵한 사냥꾼 솜씨로 한인회 서기로 발탁하는데 성공했다. 교회 썰렁한 분위기가 전파될까 걱정돼 "싸움질하는데 끼지말고 지금은 아무 것도 안하고 있으면 된다"며 충고를 했다. 근데 내 덜 떨어진 충고에 직구를 날리는 화끈한 답. 근데요, 내가 다니는 교회에서 아무 봉사도 안하면 내 교회 같은 생각이 안 들어서요. 오 마이 갓! 쪽박 찬 내 충고여.

주인 의식과 주인 행세는 달라도 아주 다르다. 둘 다 주인처럼 보인다. 많은 단체들이 분열되고 시련을 겪는 것은 주인 의식 결여와 주인 행세 남용 때문이다. 주인 의식이란 책임의식이다. 자기가 한 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자세다. 주인 의식도 없으면서 주인 행세하는 사람들이 득세하는 곳은 분탕질이 끊이지 않는다.

독립운동가 조만식 선생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머슴살이를 했다. 선생은 성심성의껏 매일 주인의 요강을 윤이 나게 닦았다. 성실한 머슴을 유심히 지켜본 주인은 평양숭실학교를 마칠 수 있도록 학자금을 대줬다. 니체는 주인 의식을 스스로 가치평가를 할 수 있는 자, 자기극복을 통해 삶을 조형하려는 강한 의지의 소유자, 많은 욕구들의 긴장적 대립을 제어하고 자신과 다른 유형들을 차별화시킬 수 있는 '거리의 파토스(Pathos der Distanz)-거리를 두려는 열정'으로 설명한다. 인간은 자기 극복과 성찰, 긍정을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직시해 새로운 선을 창출하고 주인 의식을 가진 존재의 주체가 된다.

주인 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은 결국 모든 곳에서 주인이 된다. 그 사람이 지도자다. 지도자는 자기 이익을 굳히지 않는다. 그 일을 통해서 어떤 작은 이익이라도 얻을 수 있으면 그것은 봉사가 아니다. 주인의 안목으로 주인의 가슴으로 주인의 책임감으로 인생을 사는 자는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된다.

작은 일에 충성한 자가 큰 일을 맡게된다.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은 주인 흉내를 낸 사람이 아니라 투철한 주인 의식으로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한 사람들이다. 조만식 선생은 인생의 성공 비결을 묻는 사람들에게 "사회에 나가거든 성실하게 요강을 닦는 사람이 되십시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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