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 재료점이나 인터넷쇼핑몰에서 딸기 맛이나 커피 맛 '플레이버(flavour·향료)'를 구입한다. 여기에 니코틴 원액과 글리세린·프로필렌글리콜 등을 섞는다. 배합한 액상은 병에 담아 서늘한 곳에서 일주일 이상 숙성시킨다. 전자담배에 푹 빠진 '전담족(族)'들이 '김장'이라 부르는 전자담배용 액상 제조 과정이다.
담뱃값 인상에 전자담배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담배 김장'까지 하는 매니어 전담족이 늘고 있다. 이런 전담족은 국내에만 3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에서 활동 중인 전자담배 관련 카페만 1400개가 넘는다. 전자담배와 관련한 각종 정보를 공유하는 '전담금' 카페에만 11만 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해 있다. 전담금은 '전자담배로 금연하자'의 준말이다. '호담시(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카페 회원도 10만 명에 달한다.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 매니어 전담족도 늘고 있다. 선호하는 담배 맛을 얻기 위해 수입 액상도 꼼꼼히 따져 구입한다. 버터 맛에 땅콩 맛, 석류 맛 등 국내에선 얻기 힘든 향료가 섞여 있는 3만~4만원대 액상이 특히 인기다.
성능이 좋은 고가의 전자담배도 선호 대상이다. 미국·영국·독일 등에서 직수입하거나 개인이 직접 만든 것들이다. 대부분 20만원이 넘는다. 이모(48)씨는 "매니어 전담족들이 비싼 전자담배를 피우는 것은 여성들이 명품백을 들고 다니는 것과 비슷한 심리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