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월스트릿저널은 신용평가기관인 에퀴팩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1~11월 사이 부동산 모기지 융자를 제외한 자동차.신용카드.개인대출의 10건 중 4건이 서브프라임 융자였다고 보도했다. 5000만 명이 넘는 이들이 서브프라임 융자를 이용한 것으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89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7년 이후 최대 규모로 자동차 대출이 전체의 68%(1295억 달러)로 조사됐다.
서브 프라임 융자란 신용점수가 우수하지 못한 비우량 고객에게 높은 이자율로 대출을 하는 금융상품으로 미국 경제는 지난 2007년 주택 시장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관련 파생상품 판매의 부실로 한 차례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에퀴팩스는 이번 조사에서 최고 점수 850점을 기준으로 640점 아래를 신용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했다.
매체는 최근의 저금리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수익 감소를 우려한 융자 기관들이 서브프라임 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상대적으로 관계 당국의 감시와 규제가 덜한 비은행권 금융기관이나 소형 은행의 경우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대출업체인 렌딩트리는 지난해 개인신용점수 평가기관인 FICO 기준 신용점수가 500~619점 사이의 6700여 고객이 서브프라임 융자를 받았다며 이는 2013년 대비 761%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러한 서브프라임 융자 시장의 확대로 미국내 가계부채는 해마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미국의 전체 가구 부채 규모는 3060억 달러로 2010년 3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조사가 높은 수준의 신용점수를 요구하고 있는 주택 모기지 상품이 제외된 것이라며 지난 2008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이 심각한 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준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신용평가회사인 페어 아이삭의 부동산 모기지 상품을 포함한 지난해 10월 기준 신용점수(FICO 기준)가 650점 이하인 경우 1인당 평균 대출액이 4만8000달러로 2008년의 6만1000달러.2012년의 5만5000달러에 비해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는 이러한 대출 확대가 자동차 시장 등을 중심으로 경기 부양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동차전문매체인 에드먼즈닷컴의 자료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대출이 크게 늘어난 지난해 미국내 자동차 판매가 1650만 대로 2013년 대비 5.9%.2009년 대비 59% 증가했다.
시카고대학 경제학과 아미르 수피 교수는 "파티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으나 대출자의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취약한 경우가 많아 높은 이자율에 따른 위험도 크다"며 "한번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여파가 더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