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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집중조명<5>맘마미아-고이 접어뒀던 추억…젊었던 날을 꺼내보다

New York

2015.02.2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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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개국서 선보인 인기작
관객도 노래하는 콘서트장
사랑하는 스카이와의 결혼을 앞둔 소피는 평생 궁금했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길 원한다. 태어날 때부터 엄마 도나와 단둘이 살아온 소피는 자기 아버지가 누군지 모른다. 항상 마음 한 구석에 걸림돌처럼 '아버지'에 대한 궁금증이 박혀 있었다. 어느날 우연히 발견한 엄마 도나의 일기장에서 소피는 자신의 '아버지 후보' 세 명을 발견하곤 이들에게 엄마 이름으로 초대장을 날린다.

결혼식 하루 전 도나와 소피가 사는 그리스 섬에 손님들이 속속 도착한다. 도나의 '절친'들을 비롯해 세 명의 아버지 후보 샘 해리 빌까지. 영문을 모르는 도나는 자신의 옛 연인들을 발견하곤 패닉에 빠진다. 얼굴을 보는 순간 진짜 아버지를 한 눈에 알아볼 줄 알았던 소피는 이 후보들을 만나자 오히려 더욱 혼란에 빠져버린다. 점입가경으로 초대된 이유조차 모르고 있던 세 후보는 얼마 후 상황을 파악하곤 각자가 소피의 아버지라고 착각하게 된다. 너나할 것 없이 소피와 함께 결혼식 입장을 하겠다고 제안한다.

사실 도나가 사랑한 사람은 세 명의 후보 중 샘이었다. 샘이 자신을 버리고 떠났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묵혀 온 사랑과 증오가 뒤섞인 감정을 표출해버린다. '아버지'에 대한 소피의 집착이 계속되자 예비신랑 스카이도 혼란에 빠진다. 이 모든 '결혼 계획'이 아버지를 찾기 위한 연극이었냐고 몰아친다.

우여곡절 끝에 이야기는 해피 엔딩으로 흘러간다. 소피의 결혼식은 도나의 결혼식으로 급히 탈바꿈되고 소피와 스카이는 둘만의 여행을 떠난다.

중년층이 사랑하는 인기작

줄거리를 이렇게 쉽게 설명하면야 재미없지만 이 스토리의 공백을 메우는 것은 노래와 춤 그리고 관객들의 추억이다. 무대 위에서 빛나는 배우들 또한 중년이며 무대 아래에서 눈빛을 반짝이는 관객 또한 중년이 대다수다. 주인공 도나처럼 '돈' 때문에 '자식' 때문에 고이 접어두었던 젊은날의 추억을 다시 한번 꺼내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공연장 밖은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추운 현실일지 몰라도 공연장 안에서 즐기는 이 순간만큼은 젊은 시절 그때처럼 사랑하고 꿈에 부풀어오를 수 있다는 것. 뉴욕을 방문하는 전세계 중년이 맘마미아를 찾는 이유일 것이다. 실제로 맘마미아는 가장 빠른 속도로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도시에서 공연된 작품으로 기록돼 있다. 한국을 비롯해 아르헨티나.중국.덴마크.이스라엘.모나코.태국 등 전세계 40개국에서 공연됐다.

새로운 캐스트 새로운 매력

맘마미아가 처음 무대에 오른 것은 1999년 런던 웨스트엔드였다. 미국에 첫 선을 보인 것은 2000년 샌프란시스코 브로드웨이에는 2001년 오픈했다. 그 때 이후로 지금까지 꾸준히 관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작품. 매일 밤 달라지는 맘마미아의 관객 못지 않게 배우 또한 끊임없이 새로운 얼굴로 바뀌고 있다. 많은 배우들이 이 작품으로 브로드웨이 무대를 처음 밟았고 지금도 일종의 신인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배우가 바뀔 때마다 도나 샘 소피 스카이 등 캐릭터가 새롭게 옷을 입는다. 배우와 캐릭터가 같지만 다르고 다르지만 또 같은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이미 맘마미아를 봤더라도 새로운 배우가 연기하는 캐릭터들을 보면서 전혀 다른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는 것 또한 이같은 롱런(Long-run) 뮤지컬의 매력이랄까.

고스란히 전해지는 에너지

맘마미아 캐릭터들에게서는 유독 에너지가 강하게 느껴진다. 분명 무대 위에 있지만 바로 옆까지 달려와 연기하는 듯 강렬한 에너지가 무대에서 뿜어나온다. 무대장치가 소박하다보니 배우의 노래와 연기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에너지 전달에 한 몫을 한다. 공연 마지막으로 치달으면 공연장이 갑자기 콘서트장으로 돌변해 배우와 관객 모두가 한 목소리로 아바(ABBA) 노래를 합창한다. 배우 내면에서 무대 위로 무대 위에서 관객들의 내면으로 관객에게서 극장 전체로 전달되는 에너지의 흐름이 맘마미아의 장수 비결이 아닐까.

이주사랑 기자

[email protected]

공연정보

▶공연장:Broadhurst Theatre(235 W 44th St)

▶일반 티켓: 120~140달러(오케스트라 중앙 기준)

▶할인 티켓:105달러(www.ohshow.net 212-842-9311 한국어 가능) 32달러(일반 러시.당일 박스오피스 선착순 판매)

▶웹사이트:mammamianorthameri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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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mma Mia=도나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샘을 비롯해 해리와 빌이 그리스 칼로카이리 섬에 등장하는 순간 도나가 부르는 노래. 무언가 예사롭지 않은 일이 등장할 것을 예감한 도나. 그들을 보는 순간 옛 추억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The Winner Takes it All=도나의 방. 갑자기 등장한 샘과 이야기를 나누던 도나는 샘과의 인연은 이제 다 끝난 것이라고 다시 한번 둘의 관계에 못을 박는다. 헤어짐의 슬픔이 극대화되어 표출되는 하이라이트 장면이다. 감정을 실은 노래에 집중하며 감상하길.

Dancing Queen=모든 공연이 끝나고 마지막 '콘서트' 분위기로 달굴 때 다시 한번 등장하는 곡이다. 워낙 명곡이다보니 모든 관객이 한 목소리로 따라부르는 순간. 뮤지컬 공연장을 한 순간에 콘서트장으로 만들어버리는 열기를 느껴볼 수 있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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