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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엔 빨강 장미, 소심한 친구엔 노랑 넥타이 선물

Los Angeles

2015.03.0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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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으로 치료하는 '컬러테라피'
이집트에서는 질환별로 약물의 색을 달리 사용했다. 타박상으로 멍이 들면 보라색 약물을 쓰고, 베이거나 다쳐 피가 나면 빨간색 약을 발랐다. 한방에서도 질환에 따라 한약재의 색을 달리 썼다. 빨간 홍화는 월경불순이나 혈액순환장애 때 처방했고, 검은 숙지황은 머리카락을 검게 만드는 데 이용했다. 색(色)에 신비로운 힘이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미술 치료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분야가 색채치료(컬러테라피·color therapy)다. 건강을 위한 색 활용법을 알아본다. 단, 색에서 받는 느낌은 개인기호나 경험, 혹은 유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전통적인 가치관이나 문화가 다른 지역 간에도 차이가 있다.


짜증 많고 공격적인 아이 방엔 분홍색 소품

국립서울병원 정신재활치료과 최승순 교수는 "사람은 때에 따라 자신의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색에 끌린다"며 "조화롭고 다양한 색을 사용하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빨간색은 열정과 활기를 북돋워주는 색이다. 우울감이 오거나 소심한 사람은 빨간색 옷이나 장미꽃, 또 컵과 같은 생활소품에 빨간색을 가까이 하면 도움이 된다. 빨간색을 선호하는 사람은 생명력과 추진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면 현실에 대한 균형감각을 상실할 수 있다. 갑자기 빨간색이 싫어진다면 욕구불만이 있거나 심신이 지쳤음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 빨간색과 비슷한 주황색도 비슷한 효과가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자주 느끼는 성격엔 자극이 가중될 수 있으므로 빨간색에 대한 노출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분홍색은 힘든 일을 겪거나 일상이 고된 사람이 선호하는 색이다. 포근한 감정을 유발하고 고독감을 완화해 준다. 공격적이거나 난폭한 행동을 보이는 아이, 짜증을 내고 우울한 환자에게 분홍색 계열의 마젠타를 이용해보자. 벽지를 바르거나 방을 꾸밀 때 분홍색을 활용하면 진정 효과가 있다. 분홍색을 자주 쓰는 사람은 감정적이고 배려심이 많다.

교육자나 보호사 등의 직업이 잘 맞는 경향이 있다. 분홍색에 집착할 때는 애정을 갈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람을 만나거나 취미생활을 통해 감정을 적절히 해소해 줘야 한다.

침실엔 숙면 돕는 파란 벽지, 거실엔 녹색 식물

집을 꾸밀 때 적합한 색을 고르면 실내 분위기가 달라지고 성격이 바뀔 수 있다. 파란색은 내향적이며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이 주로 찾는다. 과도한 긴장이나 스트레스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침실에 활용하면 불면증과 두통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벽지나 인테리어에 파란색을 넣으면 갈등과 다툼이 줄어든다. 주방을 꾸미거나 그릇을 살 때 색을 고려한다. 빨간색·주황색·파란색에 노출되면 식욕이 자극되면서 식사시간이 짧아지고, 파란색·남색·녹색을 띠는 도자기나 꽃을 식탁에 놓으면 대화가 늘고, 식사시간이 길어진다.

앉아서 하는 일이 많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면 실내에 녹색식물을 키워보자. 자연의 색인 녹색은 긴장을 완화하는 색으로 균형감을 의미한다. 신경이 예민하거나 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좋다. 침대 커버나 잠옷에 녹색을 활용하면 깊은 휴식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정서적으로 불안할 때는 갑자기 녹색이 싫어질 수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싫어진다면 자신의 심신 건강상태를 한 번쯤 돌아봐야 한다.

중년 여성, 보라색 스카프 매면 자존감 회복

노란색은 밝고 긍정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노란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주의력과 집중력이 높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빠르게 만들어낸다. 언론인이나 매스미디어 관계자처럼 사교적이고 대화나 의사소통이 필요한 직업인에게 잘 맞는다. 대화할 때 심리적으로 위축된다면 노란색 넥타이를 매거나 손수건을 활용한다.

빨간색과 파란색이 균형 있게 혼합된 보라색을 찾는다면 감정의 기복이 심하거나 몸과 마음이 지쳐 있는 상태일 수 있다. 보라색은 명상과 자기성찰을 돕는 색으로 창의적인 활동에 도움을 준다. 폐경기 중년여성도 여성적인 매력을 부각시킬 수 있는 라일락 색이나 라벤더 계통의 옷·스카프 등이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불안감이 심하거나 약물중독자라면 정신적인 압박에 시달릴 수 있으므로 사용을 자제한다.

박정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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