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신자가 죽어 장례 부고를 할 경우 단골로 등장하는 단어가 두 개 있다. '소천했다'는 말과 '천국환송예배'라는 말이다. '소천(召天)했다'라는 말은 하늘의 부름을 받았다는 뜻으로 쓰인다. 하지만 어법에 맞지 않는다. 한자 조어상 소천(召天)은 '하늘이 부르다'가 아니라 '하늘을 부르다'이기 때문이다. 굳이 '소천'이란 말을 써야 한다면 '소천을 받았다' 등 수동형으로 해야 맞다.
더 불편한 용어는 '천국환송예배'라는 말이다. 기독교에서 천국은 죽어서 가는 곳이 아니라 이 땅에서 먼저 실현돼야 하는 하나님 나라라고 들었다. 그런데 천국환송이라니. 이런 식이라면 우리가 사는 이땅은 고통과 고난의 현장이 되어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할 '지옥'이라는 말인가.
백번 양보해 천국이 설령 죽어서 가는 '이상향'이라 해도 고인이 천국에 갈지 지옥에 갈지 어떻게 아는가. 예수 잘 믿으면 천국 간다지만 무엇으로 고인의 믿음을 판단할 것인가. 그것을 알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 뿐일 텐데 사람들이 먼저 '천국환송'이라고 하는 것은 절대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환송식'이란 잘 되어 떠나는 사람에 대한 이별의 자리다. 축하의 의미가 들어 있다는 말이다. 물론 하나님 곁으로 간다는 점에서 신자들에게 '죽음'은 기쁨일 수는 있다. 그러나 인간인 이상, 죽음으로 인한 이별은 지상 최고의 슬픔이다. 그런 점에서라도 '천국환송'이란 말은 유가족에게도 도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