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백 생략 예물 간소화 부분 패키지로 살짝 변화 비싼 맨해튼 지역 피하면 평균 2만불 이상 절약
#. 오는 6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에이미 김(30)씨는 결혼준비로 분주하다. 지난 가을 미리 식장을 예약해 두긴 했지만 막상 식을 코 앞에 두고 결혼에 필요한 항목들을 세부적으로 적어보니 들어가는 비용이 한 두 푼이 아니었다. 김씨는 "최대한 비용을 절감하면서 만족할 수 있는 결혼식을 치르고 싶어 하객 수를 과감하게 줄이는 대신 결혼식 장소와 하객 식사에 좀 더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김씨의 하객은 총 80명. 식장은 퀸즈의 3성급 호텔로 잡았다. 결혼식에 드는 총 예산은 약 1만7000달러 정도다. 김씨는 "토요일보다 좀 더 저렴한 일요일로 결혼식을 잡으니 호텔에 지불하는 비용을 20%정도 절감할 수 있었다"며 "이밖에 비디오촬영.뮤직밴드.리무진 서비스.폐백도 생략했고 신랑 턱시도와 들러리 드레스도 모두 렌트했다"고 말했다. 또 전반적인 결혼준비를 웨딩플래너에게 맡기는 대신 결혼식을 치른 친구들의 조언을 듣고 직접 예산노트를 작성하며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다.
수만 달러에 이르는 예식비용에 부담을 느낀 뉴욕.뉴저지 지역 한인들의 예식이 간소해 지고 있다. 하객 수를 줄이고 불필요한 절차나 지출항목들을 생략하면서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웨딩전문업체 '이벤트바이오나인'의 채정아 대표는 "아직까지 개인에 따라 큰 차이는 있지만 경기침체 이후 한인들의 결혼식 문화에도 변화가 많았다"며 "200~300명의 하객을 초청해 대규모로 하던 결혼식이 거품을 뺀 소규모 실속형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작게 하는 결혼식=가족.친지와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하는 작은 결혼식이 대세다. 한인 웨딩업계에 따르면 현재 뉴욕.뉴저지에서 결혼식을 치르는 한인 커플들의 하객수는 100~150명 정도가 가장 일반적이며 100명 미만으로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처럼 하객 수를 줄이는 이유는 결혼식 비용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하객들의 식사 비용 때문이다. 보통 퀸즈와 뉴저지 지역 내 호텔이나 고급연회장에서 식을 올릴 경우 장소와 3코스 식사.음료수(주류 포함).케익을 포함해 하객 1명당 100~150달러 수준이다. 맨해튼으로 가면 이 가격이 200달러 대까지 껑충 뛴다.
비용절감을 위해 과감하게 폐백을 생략하는 이들도 많다. 보통 음식준비와 신랑신부 한복 대여 등에 드는 폐백 비용은 1000달러 정도로 적지 않다.
예물도 간소화한다. 반지.목걸이 등 세트로 예물을 구입하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프로포즈용 다이아몬드 반지와 웨딩밴드만 구입하고 다이아몬드 반지 없이 커플링 만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 킴스보석의 김남표 사장은 "한인들의 결혼반지 예산은 보통 4500~1만2000달러로 개인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 격차가 크지만 전체적으로 전보다 예산을 줄이고 있는 추세"라며 "보통 프로포즈용 반지는 신랑이 월급의 3배 정도 비용을 지출했지만 최근 들어 예산 마련에 부담을 느낀 이들이 월급의 2배 수준 정도 지출할 계획으로 매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결혼 패키지 선호=간편하고 비교적 저렴하게 결혼식을 준비할 수 있는 웨딩 패키지 선호도도 높다. 웨딩전문업체가 웨딩드레스와 턱시도 꽃장식 등 결혼에 필요한 서비스를 묶어서 판매하기 때문에 각 항목들을 개별적으로 준비하는 것보다 비용절감 효과가 큰 장점이 있다.
웨딩전문업체 포에버투게더의 최경수 부장은 "결혼식 상담을 하는 한인 커플 10쌍 중 7쌍 정도가 패키지 상품을 선택한다"며 "패키지 고객의 상당수가 100명 기준 1만6000달러 선 정도에 맞춰 패키지 상품을 구성한다"고 말했다. 이 1만6000달러 상당의 패키지 상품에는 대동연회장 대여.웨딩드레스와 턱시도 렌트.헤어.메이크업.식사.꽃.사진사.밴드 등이 포함된다.
6월 결혼식을 올리는 김씨도 플러싱의 한 웨딩업체를 통해 꽃장식과 헤어.메이크업 신랑과 들러리 턱시도와 드레스를 대여하는 부분패키지 상품을 선택했다. 김씨는 "패키지 계약을 하면서 웨딩드레스를 무료로 대여해 줬다"며 "덕분에 대여료 1500달러를 아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맨해튼 외곽으로=결혼식 장소로 맨해튼을 고집하는 대신 퀸즈나 롱아일랜드 뉴저지로 눈을 돌리는 예비 신혼부부도 있다. 8월 결혼을 계획 중인 제니퍼 이(28)씨도 맨해튼 대신 뉴저지를 결혼식 장소로 선택했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했기 때문이다.
웨딩사이트인 더낫닷컴이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맨해튼 지역의 평균 결혼식 비용은 7만6328달러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밖에 롱아일랜드는 5만5372달러 북부.중부 뉴저지는 5만3986달러였다. 맨해튼을 제외한 뉴욕시 4개보로의 평균 결혼식 비용은 4만9781달러로 맨해튼보다 낮았다.
어느 요일에 결혼식을 올리느냐에 따라서도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포에버투게더의 최 부장은 "대동연회장에서 토요일 예식을 올리기로 하고 1만6000달러 패키지를 선택한 부부가 예식을 일요일이나 금요일로 선택한다면 가격은 1000~2000달러 정도 더 내려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