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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연중기획 좌담회

Chicago

2004.12.1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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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시카고 알리기가 살길이다
시카고 동포사회가 수년 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이는 내수경제 불황을 탓할 수도 있지만 보다 더 궁극적인 원인은 동포사회 인구유입이 잘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학자들은 현재의 인구와 경제규모로는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성장의 희망은 없는 것일까. 시카고 동포사회가 새롭게 부흥하고 도약하기 위한 문제와 원인을 살펴보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좌담회를 개최했다.
<편집자 주>

▶일시=12월8일 오후3시
▶장소=중앙일보 회의실
▶참석인사=최진욱(드폴대 경제학 교수)ㆍ김근수(관광공사 시카고지사장)ㆍ김길영(한인회장)ㆍ이근무(해외무역인협회 전 회장)ㆍ손만성(SMS프로덕션 대표)
▶정리=박신규 부장
▶사진=박춘호 기자

▶최진욱(사회)=시카고 알리기 운동은 신규이민 유입과 외부 관광객 유치, 현지경제 활성화 면에서 꼭 필요한 커뮤니티 최우선 과제다.
먼저 한인회가 하고 있는 시카고 알리기 사업을 소개해 달라.
▶김길영=한인회가 해야할 일을 중앙일보가 앞장서서 해줘 감사한 마음이다.
시카고 알리기는 출범 4대 공약중의 하나였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한인회 웹페이지를 새로 구축했다.
인터넷 시대를 맞아 웹사이트 홍보가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다.
현지사회 자랑거리와 독특한 도시매력을 최대한 많이 올려놓고 풍성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사이버 공간을 이용한 시카고 홍보가 당장 손쉬운 최선의 방법이다.
지난 여름 수해성금 전달을 위해 한국에 갔는데 한 방송사 아나운서가 시카고에 대해 100년 전 마피아가 활개치던 험악한 도시로 알고 있어 기가 막혔다.
한국이 시카고를 너무 모르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현지 동포들도 마음을 합쳐 시카고 알리기에 동참해야 한다.

▶김근수=현지에 갓 부임해 가장 놀란 것은 시카고가 LAㆍ뉴욕에 비해 너무 안 알려졌다는 것이었다.
도시규모나 산업자원 면에서 결코 뒤질 게 없는 데 관광객 유치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현재 한국에서의 여행상품중 중서부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현지 동포여행사들이 나서서 경쟁력 있는 관광상품을 개발해 한국시장에 내놓고 관광인구를 적극 유치해야 한다.
시카고가 서부ㆍ동부에 비해 볼거리에서 처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볼 필요가 있다.
시카고가 자랑하는 우수한 교육환경ㆍ건축ㆍ예술ㆍ골프투어 등을 특수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미국 대학의 교수들을 한국으로 보내는 방법, 명문고교 교사 연수 시카고 유치 등도 실질적인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 20여개 현지 동포여행사가 같은 목적으로 의기투합하고 단결해야 한다.

▶사회=관광상품 외에 무역 등 큰 기업활동 관계가 이뤄지면 비즈니스 인적자원 유치도 쉬워질 것 같은 데 이 회장의 생각은.
▶이근무=개인적으로 지난 30여 년간 열심히 시카고 알리기에 앞장섰다.
근본적으로 인구가 늘지 않으면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
뉴욕과 LA 동포 발전사를 보니 인구 20만명이 넘으니까 자체상권이 돌아가는 통계가 나왔다.
근래 뉴저지ㆍ버지니아가 우리보다 더 커져버렸다.
시카고는 유입 숫자는 적고 빠져 나가는 수가 더 많다.
"시카고는 너무 춥다.
겨울이 길다" 등 장점보다 결점이 더 많이 알려졌다.
매년 시카고 컨벤션에 수많은 한국인들이 다녀가지만 그들에게조차 제대로 못 알리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장점을 개발해 자체 인구유입 늘이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우선 한국 내에 시카고 알리기 거점을 만들어야 한다.
서울에서 활동중인 중서부 출신 인사 모임 '미시간 클럽'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엽적 노력보다 전문적ㆍ조직적ㆍ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문화ㆍ관광도시로 변화를 추진중인 시카고 시의 관광 홍보펀드를 타내는 것도 방법이다.
이 펀드를 갖고 한국에 나가 '시카고 나이트' 등을 개최하면서 홍보하는 것이다.
21세기 화두인 경제문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도시가 바로 시카고라는 것을 널리 알려야 한다.
시카고는 또 취업 기회, 사업 기회가 많고 경제적으로 희망 있는 도시다.
게다가 사업체 거래에서 LAㆍ뉴욕의 3분의 1 수준 밖에 안돼 아직도 투자 효과가 큰 도시다.

올드타이머 리더십 그룹도 전면에 나서야 한다.
닥터ㆍ교수 등 전문가 그룹이 나와야 한다.
한인회가 먼저 동포사회 데이터 베이스를 확보해야 한다.
이는 미국사회 대기업이나 정치권, 고국을 향해서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큰 무기이자 자산이다.
고국과 시카고를 연결하는 항공인프라 구축도 선결과제다.
복수 취항으로 항공노선에 경쟁체계가 구축되면 항공료도 저렴해져 관광ㆍ여행객의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사회=문화예술계에서는 시카고 알리기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손만성=시카고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시카고를 한번 다녀간 방문객들은 시카고의 매력에 반한다.
결론은 홍보부족이다.
그럼 홍보를 어떻게 할 것이며 홍보할 자료는 있는가. 안타깝게도 한인사회에는 홍보할 만한 자료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다시 말해 동포사회는 문화예술계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제로라는 것이다.
가까운 일본만 보더라도 이민 숫자가 우리보다 적지만 일본 상공인협회서 교육예술에 투자한 자금이 지난 15년간 2백만 달러 이상이었다.
다운타운에는 일본문화센터가 3군 데나 있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문화예술계의 노하우와 비전이다.
지금 한인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전문화다.
주먹구구식의 사업지향이 아니라 직책에 맞는 전문인력을 발굴해 한인단체를 전문화 시켜야 한다.
시카고 알리기는 이러한 준비만 되면 홍보는 문제없다.
현재 한인사회가 밖으로 내놓을수 있는 홍보 콘텐츠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근무=시카고는 너무 젊잖은 도시다.
미 전역에서 한인회가 유일하게 하나인 곳이 시카고다.
이쯤 돼서 한인회도 연합해서 세분화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버브 각 지역으로 작은 한인회들이 조직되고 다시 하나로 묶어 메트로 폴리탄 시카고 한인회로 나오면 더 큰 일 들을 펼 수 있다.
이것을 분열로 보면 안된다.
분열이 아니라 특성이자 장점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한국사람은 흩어져야 잘된다.
전 세계 160개국에 동포들이 퍼져있다.
숫자로는 700만명. 인구대비 15%가 세계에 진출해 있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인들은 너무나 똑똑해 뭉쳐있으면 오히려 더 어려워진다.
이것을 우리 장점으로 보자. 대신 지역별 특수성을 갖게 한 다음 하나로 묶는 노하우만 갖고 있으면 된다.

우리 커뮤니티가 갖고 있는 내용이 충실해야 된다.
시카고 알리기에도 우리의 실체가 필요하다.
우리는 제대로 된 코리아 타운도 없다.

▶김길영=한민족은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성공한 민족이다.
지식ㆍ기술면에서 타민족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
하지만 단합이 잘 안된다는 것은 아쉽다.
현재 한인회의 여력으로는 하나로 할 수가 없다.
시카고 알리기에도 중추적인 것이 단결이다.
단결을 위해 한인들이 한마음으로 합쳐야 한다.
특히 동포사회 지도자들과 단체장들이 단결을 위해 앞장서줘야 한다.
그리고 시카고 홍보의 조직구성과 사업에 동참하는 자발성이 요구된다.

▶손만성=시카고 시에서 매년 발행되는 문화예술 연중 프로그램에 브린마 거리축제도 소개돼야 한다.
홍보의 가장 기초이며 중요한 것이 예술가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한인사회 알리기를 위해서는 외국인들이 알고 싶은 게 뭔지 먼저 연구해야 한다.
그리고 문화예술계 사람들을 각종 행사에 초청해야 한다.
예술계 인사들은 그 어떤 홍보자료보다도 수백만 달러 어치의 상업적 가치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근수=한류드라마나 유명 연예인들을 시카고로 자주 유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파리의 연인' '하버드 인 러브'등 해외 촬영 한국 드라마들이 국내외적으로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은 문화산업의 열풍과 기대치를 반영한다.
이민자 유입도 경제적 효과가 크지만 관광산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크다.
관광객들이 시카고에 오면 한인상권내 경쟁력도 발전적으로 강화될 것이다.
2002년 69만명의 관광객중 LAㆍ샌프란시스코ㆍ시애틀ㆍ뉴욕주가 거의 다 차지했다.
여행업계가 이에 대한 대책을 구체적으로 세워 적어도 1∼2일 정도는 시카고를 거쳐가게 해야 한다.

▶손만성=최근 김재형 감독과 KBS 방송작가가 시카고를 소재로 한 드라마 제작을 위해 현지답사를 마치고 갔다.
시 관계자로부터도 드라마 제작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이 드라마가 성사되도록 한인회는 물론 모든 동포단체들이 아낌없이 후원해주고 지원해야 한다.
만일 이것만 성사되면 1회성의 열린 음악회와 비교가 안되는 엄청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다른 시카고 홍보 방법으로 현지의 재력가와 관광ㆍ숙박업계들이 펀드를 마련해, LA와 뉴욕 등 대도시 방송사에 TV 광고를 하는 방법도 있다.
새로 완성된 밀레니엄 파크ㆍ미시간 호수ㆍ시어스 타워 등의 화려한 다운타운 도심가가 광고와 함께 소개되면 누구나 한 번쯤 방문하고 싶어 할 것이다.

▶이근무=최근 천재소년 쇼 야노 군이 나오면서 시카고 일원에 일본식당이 부쩍 늘었다.
또 라스트 사무라이 영화가 출시되면서 일본문화에 대한 가치를 한껏 더 높였다.
특히 그 영화 주인공에 미국인 유명배우가 섭외됐다는 것이 더욱 흥미를 끌었다.
홍보영화를 만들더라도 한국 것만을 갖고 강조해서는 안된다.
시카고의 장점과 자랑스런 문화를 한국에 소개해야 한다.
홍보자료가 없으면 시어스 타워에서 보여주고 있는 홍보 영상물을 협조받아 한국에 알리는 방법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다.

▶사회=시카고 알리기는 시급한 당면과제라는 것이 확인됐다.
이를 위해 필요한 홍보자료를 구축하고 중서부 관광 신상품을 새로 개발하고, 경쟁체제의 복수 항공인프라를 실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됐다.
끝으로 이런 홍보활동을 누가 주도할 것인가. 인적자원, 예산 등은 어떻게 충당할 건가.
▶이근무=한인회가 먼저 동포사회 인력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은퇴하는 전문인력들을 커뮤니티 자원봉사자로 잘 활용해야 한다.
한인사회 리더십 프로그램도 있어야 한다.

▶김길영=전문위원으로 자문위 기구를 구성하고 필요한 예산을 연구해야 한다.
시 정부나 재외동포 재단 등으로부터 그랜트나 펀드기금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여행사ㆍ백화점ㆍ숙박업ㆍ부동산협ㆍ관광공사ㆍ항공사 등이 주축이 돼 1차 조직을 구성하고 국별 홍보팀장을 만들어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

▶김근수=문화관광부 산하 한국방문의 해 조직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브린마 축제 등을 잘 포장해 홍보하면 필요한 예산을 지원받을 수도 있다.
우선 시카고 홍보 캠페인에 대한 공식명칭이 나와야 한다.
1세 뿐 아니라 미국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2세 한인들을 발굴해 시카고 관광청 등 시나 주 정부로부터 펀드를 지원받는 방법이 모색돼야 한다.

▶손만성=시카고 알리기를 위해서는 한인회 주관 하에 1차 수혜자 그룹이 먼저 홍보팀으로 형성돼야 한다.
그 조직을 통해 구체적인 기금활동이나 시 예산 신청 등을 진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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