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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 파이브 등장에 객석이 '들썩'

흑인 음악 뮤지컬 '모타운'
내달 7일까지 팬테이지스

할리우드 팬테이지스 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모타운(Motown the Musical)'은 60~70년대 흑인 음악을 좋아하던 이들을 위한 타임머신이 되어 줄 작품이다. 모타운을 통해 탄생한 팝계 수퍼스타들의 음악 60여곡이 2시간 40여분 동안 쉴 새 없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모타운 25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던 1983년 패서디나에서 시작된다. 단순한 음반 레이블을 넘어 대중 음악계와 미국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모타운의 업적을 치하하기 위해 모타운 출신 수퍼스타들이 모두 모인 자리다.

하지만 정작 이 자리의 주인공이어야 할 모타운의 창립자 베리 고디는 심기가 불편하다. 잘 발굴해 키워놓으면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모타운을 떠났던 이들에 대한 서운함 탓이다.

이 대목에서 극은 다시 시간을 훌쩍 뛰어 넘어 베리 고디의 젊은 시절 디트로이트로 배경을 옮긴다.

흑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권투선수를 꿈꾸다 음악의 길에 접어 들게 된 베리 고디는 온갖 멸시와 무관심 속에서도 최고의 흑인 음악 레이블을 만들겠다는 꿈을 향해 멈춤없이 돌진해 나간다. 그 뜨거운 열정과 노력은, 감춰져 있던 그의 비범한 재능과 감각을 만나며 '히트곡'이란 결과물을 내기 시작하고 모타운 창립에까지 이른다.

뒷날 세계를 호령하는 수퍼스타가 될 뮤지션들이 모타운으로 모여드는 것은 그때부터다. 메리 윌슨, 스모키 로빈슨, 마빈 게이 등이 모습을 나타낸다. 형형색색의 정장을 맞춰입고 스탠딩 마이크를 든 채 멋진 화음을 들려주는 템테이션스나 포 탑스 같은 팀들도 등장한다. 아직 풋내기 학생에 지나지 않았던 다이애나 로스와 수프림스도 이 때부터 모타운과 인연을 맺는다. 극이 진행되는 내내 이들의 음악이 마법처럼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것은 물론이다. 'My Girl' 'I Got a Feeling' 'Please, Mr. Postman' 'My Guy' 'Stop in the Name of Love' 등 귀에 익은 곡들이 흘러나올 때마다 객석에선 반가움의 탄성이 터진다. 무선 마이크만 사용하는 보통 뮤지컬과 달리 진짜 콘서트 현장 같은 생생함이 느껴지는 핸드 마이크를 사용해 관객들을 더욱 들썩이게 하는 효과도 노렸다.

이야기의 중심이 베리 고디와 다이애나 로스의 로맨스로 옮겨가며 극은 다소 무거워진다. 두 사람의 사랑은 깊어지고, 모타운 역시 내놓는 신인, 발매하는 곡마다 승승장구하지만 그 안에선 갈등의 조짐이 싹튼다.

다이애나 로스에 대한 무조건적 투자나 다른 뮤지션들에 대한 과도한 통제가 그 원인이다. 흑인 인권운동에 불이 붙었던 사회적 분위기와도 맞물려 긴박감은 더욱 높아진다.

그 시점에서 혜성처럼 등장하는 게 잭슨파이브다. 과거 에드 설리번 쇼 출연 당시의 의상과 무대를 그대로 재현해 'ABC' 'I Want You Back' 'The Love You Save' 등을 부르는 배우들의 모습에 관객들은 그저 박수와 환호로 답할 뿐이다. 특히나 마이클 잭슨 역을 맡은 아역 배우는 마치 아쉽게 세상을 떠난 '팝의 황제'의 환생인 듯, 기가 막힌 가창력과 움직임으로 보는 이를 사로잡는다. 'I'll Be There'은 그 가운데서도 하일라이트다. 첫 소절부터, 모두가 기억하는 마이클 잭슨의 바로 그 목소리로 똑같이 노래를 불러제끼는 아역 배우의 활약에는 뜨거운 박수를 참을 길이 없다.

다시 모타운 25주년 기념행사장으로 돌아와 본격적 행사가 시작되면서, 공연장은 거대한 축제의 현장으로 탈바꿈한다. 모타운이 상징했던 자유와 평화, 형제애와 사랑의 메시지까지 전해지며, 극은 커다란 울림마저 선사한다. 스티비 원더 역의 배우가 불러 제끼는 앵콜곡과 함께 커튼콜이 진행될 때면 모든 관객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춤을 추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뮤지컬 '모타운'은 다음달 7일까지 계속된다. 자세한 사항은 인터넷 웹사이트(www.hollywoodpantages.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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