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관왕 이룬 레알 마드리드 FA컵 탈락에 리그 우승 멀어져 2골 앞선 득점왕 경쟁도 안심 못해
결국엔 다시 두 사람의 승부다. 리오넬 메시(28·FC바르셀로나), 그리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레알 마드리드).
두 거인의 경쟁은 올 시즌에도 계속된다. 이번엔 호날두가 좀 더 분발해야 할 처지다. 지난해 레알 마드리드는 유럽을 제패했다. 지역 라이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 치른 2013~2014 유럽 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4-1로 승리해 ‘빅 이어(챔피언스 리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001~02시즌 이후 12년 만에 거둔 통산 10번째 우승. 코파 델 레이(스페인 FA 국왕컵)와 UEFA 수퍼컵, 국제 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도 함께 가져왔다. 112년 구단 역사상 최초의 4관왕에 올랐다.
영광의 중심에 호날두가 있었다. 결승전 쐐기골을 비롯해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총 17골로 한 시즌 최다득점 기록을 세웠다. 유럽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FIFA-발롱도르를 2회 연속 수상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소속팀 레알이 무관으로 시즌을 마감할 위기다. 지난 6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유벤투스(이탈리아)와의 2014~2015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1-2로 진 게 뼈아팠다. 유벤투스의 끈적한 협력수비에 호날두가 꽁꽁 묶였다. 호날두는 전반 27분 헤딩골을 넣었지만 그게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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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통한의 페널티킥 실축=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10일 발렌시아와의 프리메라 리가 홈 경기에서도 골대를 세번이나 맞힌 끝에 2-2로 비겼다. 승점 86점에 그친 레알 마드리드는 선두 바르셀로나(승점 90점)와의 격차가 4점으로 벌어졌다. 전반 종료 직전 호날두의 페널티킥 실축이 뼈아팠다. 레알 마드리드는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겨도 바르셀로나가 한 번만 승리하면 우승컵을 내줘야 한다.
오는 13일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은 레알 마드리드가 꿈꾸는 역전 드라마의 첫 단추다. 1차전을 졌지만 결승행 가능성은 열려 있다. 승점과 골득실이 같을 경우 원정득점에 가중치를 두는 규정상 레알 마드리드는 홈에서 1-0으로 이기면 결승에 오른다. 2-1로 이기면 연장전을 벌여야 한다. 베테랑 안드레아 피를로(36)를 중심으로 강하게 압박하는 유벤투스 미드필드진을 어떻게 떨쳐낼 지가 관건이다.
유벤투스와 챔스 4강전 2차전 1-0 또는 큰 점수차 이겨야 결승행 패배 땐 ‘무관의 제왕‘ 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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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롱도르 수상 경쟁도 안갯속=‘라이벌’ 메시와의 경쟁은 호날두의 승부근성을 자극하는 요소다. 호날두는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42골로 득점 선두다. 메시(40골)에 두 골 차로 앞서 있다. 시즌 초반 부상 여파로 멀찌감치 떨어져 있던 메시가 특유의 몰아치기로 턱밑까지 쫓아왔다.
프리메라리가 20팀 중 11개 구단의 시즌 득점보다 많은 골을 혼자 기록한 호날두지만, 메시에게 역전을 허용하면 모든 게 물거품이다. 정규리그 득점왕과 챔피언스리그 2연패는 FIFA-발롱도르 3연패를 위한 발판이기도 하다.
메시를 앞세운 바르셀로나가 올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 FA컵까지 3관왕에 도전 중인 것도 호날두의 투지를 일깨운다.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은 다음달 6일 독일 베를린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단판 승부로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