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위에서 즐기는 화려한 선상파티와 바다의 고요함 매일매일 만나는 기항지에서 새로움과 흥겨움….
크루즈 여행이 뜨고 있다. 지난해 미국인 가운데 크루즈 배에 오른 이는 모두 900만명. 지난 1995년에 비해 무려 2배 이상 늘어난 숫자이다.
연령층도 달라졌다. 종전 은퇴한 노년의 부부들이 한가로이 즐기던 것에서 이제는 열정 넘치는 젊은이들이 몰려 뜨거운 젊음의 열기를 발산하는 장소가 됐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졌다. 수천달러를 호가하던 상품들도 이제는 적게는 500달러만 있어도 가능하다.
여행코스의 화려함도 인기 급상승에 한 몫 했다. '파란색 투명함'으로 겨루는 지중해와 캐리비언 화려한 빙벽 곡선을 자랑하는 북유럽 피오르드 해안 차가운 얼음의 신성함(?)이 살아있는 알래스카. 크루즈가 아니면 진정 그 맛을 알 수 없는 장소들이다. 멕시코만과 바하마 버뮤다 남태평양 등 뜨거운 태양의 열정이 넘치는 곳도 다수다.
춤과 음악 칵테일과 와인이 넘치는 화려한 선상파티가 연일 계속되고 유럽과 남미 등 기항지에서 만나는 낯설음과 새로움이 여행객의 들뜬 가슴을 자극하는 곳. 올 한해 크루즈 여행에 도전해 보길 권한다.
'예약부터 출발까지' 크루즈 여행의 모든 것을 정리했다. 모든 여행이 그러하듯 예약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종류
유럽 최대 크루즈사인 고품격 정통 크루즈 '코스타 크루즈'부터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뜨고 있는 로열 캐리비언까지. 현재 전세계적으로 50여개의 크루즈 회사들이 성업 중이다. 하지만 한 회사 안에서도 운항 선박에 따라 급이 나뉘고 이에 따라 가격도 적게는 수백달러 많게는 수천달러까지 구별된다.
출발 전 각 크루즈사 홈페이지 혹은 여행사 등을 통해 개별 노선별 가격과 서비스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필요. 〈표 참조>
고품격 크루즈의 경우 고급 와인을 제외한 주류와 음료 팁 등을 모두 가격에 포함돼 있으며 승객 대비 승무원 수가 많아 서비스가 좋다. 보통 와인.요리.뮤지컬.오페라.골프 등 특별한 주제를 선정해 코스를 떠난다.
젊은층을 주로 상대하는 로열 캐리비언의 지중해 크루즈는 특수 크루즈로 기항지 관광을 위주로 다닌다. 객실은 훌륭하지만 선상 생활이 그다지 화려하지는 않다.
◇예약
회사.노선별로 겨울 등 계절 상품과 연중 상품으로 나뉜다. 하지만 알래스카.지중해 등 인기코스는 출발 수개월 전에 이미 마감되기 마련. 서두르는 것이 다시 한번 요구된다.
여행사를 통해 크루즈 객실요금과 출발 항구까지의 항공권이 포함한 패키지 상품을 구입해도 되고 크루즈사에 직접 연락해 객실만 따로 예약할 수도 있다.
예약취소 절차는 조금 까다롭다. 출발 70일 전에 취소하면 100% 환불받을 수 있으나 출발 8~29일 이내에는 절반만 되돌려받을 수 있다. 출발 1주일 전에는 예약금을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다. 출발 70일 전에 먼저 돈을 완불해야 한다.
◇복장
흔히 리조트 캐주얼(Resort Casual)이라고 해서 남성의 경우 면바지에 남방차림 여성의 경우 드레스 또는 스커트 차림의 복장이 요구된다. 웨이터 혹은 웨이트리스가 주문을 받는 레스토랑에서는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캐주얼)은 허용되지 않는다. 반면 리조트 캐주얼은 레스토랑 뿐 아니라 웬만한 리셉션 파티에서도 허용된다.
만찬이나 선장 리셉션 파티에서는 정장이 필수. 남성은 짙은 색 양복이나 턱시도 여성은 칵테일 드레스나 이브닝 드레스를 입어야 한다.
◇선상 팁
로열 캐리비언의 경우 팁이 객실료에 포함돼 있지 않아 따로 지급해야 한다. 1박당 10달러 선이다. 이 금액은 레스토랑 웨이터와 웨이트리스 객실 스튜어트와 스튜어디스에게 일괄적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따로 지급하거나 매일 아침 침대 위에 놓아둘 필요가 없다.
팁 지급은 하선 전날 밤 선실로 배달되는 종이봉투에 현찰을 넣어 주거나 크레딧 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크레딧 카드로 지불시 하선 전날 정오까지 프론트 데스크에 크레딧 카드로 내겠다는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승선 수속 과정
크루즈에 승선하려면 출항 2시간 전에 도착해 수속하는 것이 좋다. 큰 가방은 승선 전에 따로 부쳐야 한다. 터미널에 도착하면 대기 중인 직원들이 짐을 옮겨준다.
선실번호를 알고 있다면 직원이 나눠주는 이름표에 이름과 선실번호를 적어 가방 손잡이에 부치면 직원이 이를 선실 앞까지 옮겨준다. 선실 번호를 모르는 탑승자는 명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선할 때도 마지막 날 노랑.파랑.빨강 등 방마다 색깔이 다른 짐표를 나눠준다. 내리기 전날 밤 짐표를 부친 소화물을 문밖에 내놓으면 다음날 하선시간에 맞춰 찾을 수 있다.
소화물을 부치고 나면 승선에 필요한 수속을 한다. 수속할 때 신분확인을 위해 여권과 크레딧카드를 요구한다. 크루즈 회사는 이를 갖고 신분증을 겸한 계좌카드를 발급한다. 이 카드는 기항지에 도착한 뒤 재승선시 승객임을 확인하는 신분증 역할을 하는 동시에 자신의 객실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는 열쇠이다.
선상에서 물품을 구입하거나 서비스 비용을 내는 결재수단이 되기도 한다. 참고로 카지노를 제외한 대부분의 장소에서는 현금을 받지 않는다.
◇단체 여행시 주의할 점
크루즈 여행은 아직 한인들에게 낯선 편이다. 영어를 구사한다고 해도 제대로 의사소통을 하지 못해 배 안에서 당황할 때가 생긴다. 특히 여행사를 통해 신청만 해 놓고 기다렸다가 현지에 도착한 뒤 갖고 있는 정보가 틀리거나 대규모 단체가 움직이면서 현지에서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크루즈 신청자는 출발 전 배에 대한 정보와 예약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여행사를 통해 신청했다면 원하는 옵션으로 선실이 예약됐는지 선실위치와 번호를 받아두자.
기항지에 도착해서 관광을 할 경우 가이드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이 좋다. 단체여행은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혼자 맘대로 움직이다 길을 잃기라도 하면 나머지 일행들의 발까지 묶이게 된다. 또한 유명 관광지일수록 강도나 소매치기 등이 많아 주의하지 않으면 좋지 않은 일을 당할 수 있다. 정혜순.장연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