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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K 희대 살인마'의 30년 이중생활

Los Angeles

2005.03.0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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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독실.노인공경 극진. 보이스카우트 지도...
흉악범의 과거와 현재, 1962년 고등학교시절(왼쪽)과 지난 달 26일 체포된 직후의 데니스 레이더

흉악범의 과거와 현재, 1962년 고등학교시절(왼쪽)과 지난 달 26일 체포된 직후의 데니스 레이더

지난 1977년 캔자스주 위치타 자택에서 BTK 킬러에게 살해당한 셜리 비앤의 시신을 수사 관계자들이 옮기고 있다.

지난 1977년 캔자스주 위치타 자택에서 BTK 킬러에게 살해당한 셜리 비앤의 시신을 수사 관계자들이 옮기고 있다.

지난 1970~80년대 캔자스주에서 여성 10명을 살해한 혐의로 25일 체포된 일명 'BTK' (Bind Torture Kill:묶고 고문한 뒤 살해) 살인범 데니스 레이더(59)가 1일 10건의 살해 혐의로 기소됐다.

레이더는 이날 세즈윅 카운티 유치장에서 비디오 카메라를 통해 법정에 출두했으며 그레고리 월러 판사가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들을 이해하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대답했다.

월러 판사는 레이더의 보석금으로 희생자 1인당 100만 달러씩 총 1000만달러를 책정하고 오는 15일 법정에 출두할 것을 명령했다.

10여년에 걸쳐 캔자스주 전역을 공포에 떨게 했던 레이더는 지난 1974년 군 동기의 부모 등 일가족 4명을 살해한 것을 시작으로 1986년까지 8명을 살해한 뒤 종적을 감췄다가 1년 전인 지난해 3월 1986년의 살인사건과 관련한 편지를 위치타의 한 신문에 보내 전국적인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수사당국은 이후 범인이 최소한 8통의 편지를 언론 또는 경찰에 보냈으며 그중 3통은 희생자들 것으로 보이는 목걸이와 운전면허증 등을 포함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수사 당국은 레이더가 진범이란 증거와 관련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일부 언론은 당국이 편지에서 DNA 자료를 추출 확보하고 있던 터에 아버지를 의심하던 레이더의 딸이 경찰에 자신의 DNA 샘플을 제공 31년만에 범인을 체포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살인범은 편지에서 자신이 1939년생이며 아버지가 2차대전 때 숨졌고 자신도 군대에서 복무한 적이 있다고 구체적인 신상을 털어놨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79년에도 63세의 한 여성을 살해하기 위해 그의 집에서 기다리다 지쳐 범행을 포기한 후 뒤늦게 이 여성에게 "오 애너여 왜 나타나지 않았는가"라는 내용의 시가 담긴 편지를 보내는 대담성을 보였다.

레이더는 언론을 타는 것을 좋아해 한번은 자신이 지역 신문에 보낸 편지가 보도되지 않자 광분한 나머지 한 방송국에 편지를 보내 "내 이름이 신문에 나거나 국민적 관심을 끌기까지 얼마나 더 죽여야 하냐"고 묻기도 했었다.

그는 희생자들을 성폭행하지는 않았으나 희생자들을 상대로 성적인 쾌락을 얻은 증거로 현장에 정액까지 남겨왔다.

레이더는 1963년 위치타 하이츠 고교를 졸업한 뒤 1965년부터 1969년까지 4년간 공군에 입대 한국 터키 그리스 오키나와에서 복무했다.

한편 범행이 집중적으로 저질러졌던 1974년 부터 1989년 사이 레이더는 시큐리티 회사인'ADT 보안 시스템'에 근무하면서 고객들의 집을 방문할 수 있는 보직에 있었다.

특히 그는 경보기 설치 책임자로 일하면서 고객 집의 경보기 설치 현황을 그림으로 그려 간직해왔으며 직접 집을 방문해 제대로 설치됐는지 확인하기도 했다.

당시 위치타에선 살인 사건이 날때 마다 경보기 설치 주문이 폭주했다.

위치타 북쪽 파크 시티에서 시조례 위반단속 공무원으로 일해온 레이더는 지난 2001년 지역 TV 방송에 제복을 입고 출연 수렵장 등지에서 개들을 줄에 묶지 않고 풀어 놓는 것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남의 집 잔디밭에 들어가 규정 이상 잔디가 자라지 않았는지 줄자로 재는가 하면 남의 집을 사진 촬영하는 등 이웃들을 불쾌하게 했던 반면 노인들은 즐겨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아들의 아버지인 레이더의 이웃들과 그의 가족들은 위치타 지역 초등학생 보이 스카우트인 '컵 스카우트'의 책임자이며 교회 운영위원장으로 성실히 신앙생활을 해왔던 그가 연쇄살인범이란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과거 레이더와 사귀었던 한 여성의 아들은 CNN에 출연 "어머니가 레이더는 자신이 만난 남자중 가장 착한 사람이었다고 말했으며 그를 못잊어 동생의 이름을 그를 본떠 '데니스'라고 지었다"고 말했다.

한편 레이더는 캔자스주가 사형제를 부활시킨 1994년 이전에 범행을 저질러 사형은 면하게 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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