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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연 공룡 테마 파크… "웰컴 백, 쥬라기 월드!"

Los Angeles

2015.06.11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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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월드 (Jurassic World)
감독: 콜린 트래보로우
출연: 크리스 프랫,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 닉 로빈슨, 타이 심킨스
장르: 액션, 모험
등급: PG-13


공룡들이 돌아왔다. 코앞에서 울부짖으며 스크린을 압도하던, 바로 그 무시무시한 공룡들이다. 1993년 온 세계를 놀라게 했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쥬라기 공원'이후 22년 만이다. 97년 작 '쥬라기 공원2:잃어버린 세계'와 2001년 작 '쥬라기 공원3'이 있긴 했지만, 내용상 이번 영화 '쥬라기 월드(Jurassic World)'는 1편의 설정을 그대로 이어받아 만들어진 작품이다.

영화는 '쥬라기 공원'에서의 무시무시했던 사고를 뒤로 한 채 무사히 개장, 운영되고 있는 공룡 테마 파크를 화려하게 보여준다. 코스타리카의 수려한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성대한 테마 파크에는 매일같이 수많은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몰려와 경이로운 공룡의 세계를 즐긴다. 공원 운영 책임자인 클레어(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의 두 조카 잭(닉 로빈슨)과 그레이(타이 심킨스)도 마찬가지다. 방학을 맞아 공원을 찾은 둘은 대형 노천극장에 앉아 백상어를 한입에 삼켜버리는 모사사우루스를 보며 환호하고, 유리공처럼 생긴 놀이기구 자이로스페어를 탄 채 온갖 공룡 사이를 누빈다.

하지만 같은 시간 공원의 반대편 더욱 깊숙한 곳에서는 또 다른 위험이 시작된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탄생한 변종 공룡 인도미누스렉스가 고도로 발달한 지능을 이용, 우리에서 탈출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다. 경영진은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기 전 어떻게든 조용히 일을 수습해보려 하지만 무자비하게 날뛰는 인도미누렉스 앞에서 공원은 허무하게 초토화될 뿐이다. 이 상황을 악용해 또 다른 기회를 노려보고자 하는 안전관리 담당자의 탐욕 또한 호된 철퇴를 맞는다. 군인 출신으로 포악한 공룡들을 길들여 오던 오웬(크리스 프랫)은 훈련이 잘 된 밸로시랩터를 이용해 인도미누스렉스를 막아보려 하지만 그조차도 여의치가 않다.

공원은 곧 생지옥이 돼 버린다. 날뛰는 공룡들 앞에서 관광객들은 추풍낙엽으로 죽어나간다. 상황은 그 누구도 막을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른다. 클레어는 조카들을 구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오웬의 도움을 받아 공원을 뒤진다. 겨우 서로를 찾은 네 사람은, 무사히 공원 밖으로 탈출해 목숨을 건지기 위한 필사의 시도를 한다.

사실 '쥬라기 월드'는 처음부터 큰 도전을 안고 시작할 수밖에 없었을 작품이다. 22년 전 '쥬라기 공원'이 나왔을 때만 해도 스크린에서 공룡을 보는 것 자체가 경이로움이었다. 그러나 2015년의 관객들은 날이 갈수록 화려해진 CG기술과 수많은 재난 영화에 익숙해져 있다. 안이한 '쥬라기 공원'의 재탕으로는 조금도 새로울 게 없다는 뜻이다.

제작진은 그 해결책을 이야기의 주제에서 찾았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파멸과 과학 윤리에 관한 가치 판단의 이슈는 90년대 초반보다 지금의 관객들에게 훨씬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내용이다. '쥬라기 월드'는 이 같은 주제를 재난의 원인으로 풀어내며 단순히 공룡의 습격으로 인한 물리적 공포와는 차별화된 섬뜩함을 전한다. 연구진의 오만함, 경영진의 방만함, 안전관리자의 탐욕으로 인한 사고가 한 단계씩 진행되며 악화돼 가는 진행 구조는 이 주제를 더욱 효과적으로 세공한다.

물론 비주얼도 훌륭하다. 22년 전만큼 쇼킹할 수야 없겠지만, 대신 3D와 아이맥스 기술로 생생함을 더했다. 코앞까지 다가와 침을 뚝뚝 흘리며 입을 벌리는 공룡의 포효에 움찔하지 않기란 어렵다. 주인공들이 기어코 탈출에 성공하는 과정까지의 긴박감이 다소 헐렁하지만, '쥬라기 공원'을 기억하는 관객들에게도 혹은 처음으로 '쥬라기 월드'를 접할 아이들에게도 꽤 좋은 엔터테인먼트가 될 것은 분명한 영화다. 원작 시리즈를 진두지휘했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번 영화의 제작자로 참여했다. 어떤 방식으로건, '스티븐 스필버그 표 영화'라는 이름값은 충분히 한다는 인증이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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