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한국이나 타주에서 방문하는 친지나 친구들이 부쩍 늘어난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 반갑지만 반가운 만큼 고민도 적지 않다. 특히나 처음 LA를 찾는 방문객이라면 '어디를 데려가야 할지' 더 고민스럽다. 볼거리 많고 놀거리 많은 캘리포니아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민에 대한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한마디로 거주민에게는 식상(?)할 수도 있는 장소를 고르면 된다. 바로 캘리포니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대표적인 명소들이다. 괜히 색다른 곳을 찾다가는 실망만 안겨줄 수도 있다. 물론 연령이나 기호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첫 방문자라면 가장 유명한 곳, 특히 인증 샷 을 찍을 만한 명소를 좋아한다. LA관광청이 추천하는 관광지를 토대로 2박 3일간의 코스를 정해봤다. 오수연 기자
아무래도 첫날은 관광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는 만큼 캘리포니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명소를 찾는 것이 좋다.
코스 1 디즈니 콘서트홀
여행에 남는 건 사진이라고 했다. LA다운타운에 있는 월트디즈니 콘서트홀은 인증샷 찍기 딱 좋은 곳이다. 스테인리스 스틸로 된 외관만으로도 그 독특함을 따를만한 곳이 없다. LA필하오닉의 공연장으로 건축을 계획한 지 16년 만인 2003년에 완공됐으며 건축비만 1억 3000만 달러가 들었다. 지금은 명실공히 LA를 대표하는 명소다.
다운타운에서 식사를 할 예정이라며 보테가 루이(Bottega Louie)를 추천한다. 가격은 12~35달러선. 좀 시끄럽기는 하지만 특히 여성들이 좋아하는 식당이다. 색다른 곳을 찾는다면 아트 디스트릭트에 있는 식당들도 가볼 만하다. 어스카페(Urth Caffe), 징크(Zinc Cafe& Market), 리틀베어(Little Bear) 그리고 독일식 소시지& 맥주 전문점 부르스크퀴헤(Wurstkuche) 등 핫한 식당들이 많다.
코스 2남가주 미술계의 양대산맥 LA카운티 미술관(LACMA) 또는 게티센터
프랑스 파리에서 루브르 박물 관을 찾듯이 LA 오면 LACMA와 게티를 찾아야 한다.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LACMA는 LA한인타운에서 서쪽으로 4마일 거리에 있다. 윌셔 길만 쭉 타고 가면 오른편에 나온다. 다양한 전시는 기본이고 2012년, 운송료만 1000만 달러를 들여 옮겨온 340톤의 대형 화강암과 윌셔가 쪽에 설치된 202개의 가로등 '어반 라이트(Urban Light)' 는 빼놓을 수 없는 사진 스팟이다. 각도에 따라 색다른 사진 컷을 연출 할 수 있다. LACMA 입장료는 성인 15달러, 시니어는 10달러, 17세 이하는 무료다.
게티센터는 1966년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은 사람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던 석유재벌 J. 폴 게티에 의해 탄생했다.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브렌우드 언덕 정상에서 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수만여 점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데 20세기 이전의 유러피안 페인팅과 드로잉, 조각, 장식품이 주를 이룬다. 최근 게티가 크리스티 경매에서 6512만 달러에 구입한 마네의 걸작 '봄'은 놓쳐서는 안 되는 아이템이다. 게티는 입장료는 없지만 주차료(15달러)는 내야 한다.
LACMA 안에 있는 식당 '레이 앤드 스타크바(Ray's and Stark Bar)'는 지중해 요리를 선보이고 있는 식당으로 LACMA의 예술품들처럼 요리 데커레이션이 예술이다. 2011년에는 LA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 신규 레스토랑에 선정되기도 했다. LACMA 회원이면 10% 할인받을 수 있다. 런치는 9~26달러 선이다.
코스 3샌타모니카 비치
캘리포니아의 관광지로 해변을 빼놓을 수는 없다. 해변은 타주나 한국에서 온 방문객에게 캘리포니아 느낌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곳이다.
말리부·헌팅턴·뉴포트·라구나 등 남가주에는 유명 비치들이 있지만 캘리포니아에 첫 방문이라면 아무래도 샌타모니카가 먼저다. 방문객의 연령층이 어리다면 자전거를 빌려 함께 해변을 따라 자전거 하이킹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전거 렌털은 1시간당 9달러, 2시간은 12달러, 올데이(all day)는 25달러 정도다. 또 리테일샵이 늘어서 있는 3가 프로미나드는 기념품을 구입하기 적당하다.
식당은 샌타모니카보다는 1번 국도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며 말리부까지 올라가 식사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샌타모니카보다 한적하면서도 차트하우스(Chart House), 노부(Nobu), 파라다이스 코브(Paradise Cove), 문섀도(Moonshadows), 제프리(Geoffreys) 등 유명 식당들이 많다.
이틀째는 좀 더 활동적인 곳을 택할 수 있는 날이다. 그런면에서 테마파크가 제격이다. 물론 아이들이 있다면 필수코스다. 성인이라 해도 랜드마크와 같은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어한다. 방문객 중 연령이 낮은 어린아이가 있다면 디즈니랜드가 좋겠지만 중고등학생이나 성인이라면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추천한다.
코스 1유니버설 스튜디오
하루 그냥 동심으로 돌아가 신나게 즐기면 된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남가주 최고의 테마파크 중 하나로 영화 속 스릴 넘치는 한 장면을 직접 체험해 볼 수도 있다. 트랜스포머 3D 쥬라식파크 심슨 머미 등의 여름 더위를 시원하게 날릴 수 있는 놀이기구들이 많다. 또 오는 25일에는 영화 '더 패스트&퓨리어스'를 테마로 한 새로운 놀이기구가 첫 선을 보인다. 360도 스크린과 3D-HD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 LA에서 레이싱을 펼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유니버설 측의 설명이다.
코스 2그리피스 천문대
테마파크를 다녀왔다면 이미 녹초다. 어디를 돌아다니거나 구경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휴식 같은 장소가 필요하다. 이럴 때 LA의 시원한 밤을 느끼고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그리피스 천문대 만한 곳이 없다. 천문대 자체가 LA의 관광명소이기도 하지만 LA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물론 천문대는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힘들지 않다면 둘러보는 것도 좋다. 따로 입장료나 주차료는 없다.
저녁 식사는 천문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실버레이크로 차를 몰아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L&E 오이스터바 라밀커피(Lamill Coffee) 블래어(Blairs) 클리프에지(Cliff's Edge) 등이 가볼 만한 맛집이 많다.
타주에서 왔다면 모를까 한국에서 온 방문객이라면 쇼핑을 빼놓을 수 없다. 사실상 하루는 쇼핑만 하는 날로 잡아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물론 원하는 쇼핑이나 브랜드에 따라 목적지를 달리해야한다.
코스 1쇼핑 아웃렛
우선 명품에 별 관심이 없다면 그냥 LA한인타운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시타델 아웃렛(Citadel Outlet) 정도면 적당하다. 시타델에는 한인들이 좋아하는 코치, 마이클코어스, 퓨마, 나이키, BCBG, 맥스스튜디오, 바나나 리퍼블릭, DKNY, 캘빈클라인 등 130여 개의 브랜드 매장이 자리하고 있으며 30~70% 정도 세일을 하고 있다. 명품매장을 가야한다면 좀 멀지만 LA에서 동쪽으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카바존(Cabazon)까지 차를 몰아야 한다. '카바존 아웃렛' 이라고 불리는 이 쇼핑몰의 실제 이름은 '데저트 힐스 프리미엄 아웃렛'. 루이뷔통, 펜디, 구찌, 에트로, 발렌티노 등 수백 개의 브랜드 매장들이 들어서있다. 이곳에 가면 다른 곳을 더 가기는 힘들다. 오가는 데만 4시간에 아웃렛 전체를 돌려면 하루는 잡아야 한다.
코스 2차이니즈 시어터
시타델로 정했다면 얼마든지 가까운 다른 명소를 돌아볼 수 있다. 첫째와 둘째 날 빠트린 명소 중 차이니즈 시어터는 사실 LA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손도장이 찍혀 있는 곳으로 지난 2012년에는 안성기와 이병헌이 손도장을 찍기도 했다.
코스 3로데오 드라이브
그냥 가면 조금 아쉬운 또 한 곳은 베벌리힐스의 명품 거리 로데오 드라이브다. 없는 명품 브랜드가 없을 만큼 명품매장이 즐비한 곳이다.
로데오 드라이브 인근에는 유명 식당이 많은데 스타셰프 울프강 퍽이 운영하고 있는 스파고(Spago)와 유명 셰프 토마스 켈러가 운영하는 부숑비스트로(Bouchon Bistro)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가격대가 높다. 부숑의 경우 메인메뉴 가격이 19~59달러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