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계절이다. 뒤뜰에만 나가도 그 푸른 빛에 힐링이 된다. 하지만 정원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하루 얼마 될까. 그래서 그 보고 싶은 정원을 집안으로 옮기기로 했다. 화분을 들이는 일이다. 하지만 막상 뒤뜰에 수십 개나 되는 화분을 찬찬히 살펴보니 실내에 들여 놓은 만한 게 없다. 플라스틱 재질로 된 화분은 아무래도 볼품이 없다. 그렇다고 어울릴만한 화분을 구입하자니 가격대가 만만치 않다. 작은 화분들이야 세라믹으로 됐어도 10달러 선에 구입할 수 있지만 덩치가 좀 큰 세라믹 화분은 크기나 디자인에 따라 40~50달러가 족히 넘는다.
그래서 나무를 이용하기로 했다. 플라스틱 화분을 그대로 사용하되 겉을 나무로 포장하는 것. 들여놓고 싶은 화분에 맞게 맞춤형으로 나무 화분을 제작해 봤다.
집안으로 들여올 첫번째 식물은 엘리펀트 부시(Elephant Bush). 다육식물이다. 기다란 화분에 심었더니 병풍처럼 생긴 나무 숲 같다. 어디에 놓아도 집안 분위기를 환하게 밝힐 수 있을 만큼 싱그럽다.
1.나무 자르기
화분 사이즈는 28(가로)x 8(세로)x8(높이)다. 플라스틱 화분을 넣으려면 나무 화분은 조금 더 크게 짜야 한다. 화분을 넣을 때 손이 들어갈 것을 감안해 화분 사이즈보다 양쪽으로 1인치씩 넉넉하게 사이즈를 정한다. 나무를 자를 때는 나무 두께를 감안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밑판은 너비 9인치 나무를 30인치 길이로 잘라 사용했다. 사이드는 너비 3.5인치 나무를 사용했다. 앞면이 될 30인치 나무 6개, 옆 면이 될 나무는 10.5인치로 6개를 잘랐다. 간단하게 말해 나무 상자를 만들 나무를 자르면 된다.
2.윗단 나무 자르기
화분 높이가 8인치다. 근데 3.5인치 나무 3개를 붙이면 밑판과 겹쳐지는 부분(0.75인치)을 빼더라도 9.75인치 정도가 된다. 한마디로 너무 높다. 식물을 너무 많이 가린다. 그래서 가장 윗단에 붙을 나무를 잘라내기로 했다. 일자로 잘라내도 되지만 직소로 굴곡을 줘서 부드러운 느낌을 더했다.
3.나무 고정하기
밑판에 붙을 사각틀을 먼저 고정했다. 이때 피니시네일을 사용했다. 일반 못을 사용할 경우 일정한 간격으로 박아 넣으면 빈티지한 디자인처럼 보일 수 있다. 미리 목공용 본드로 고정을 해 놓으면 단단하기도 하지만 못 작업을 할 때 더 편하다.
만들어진 사각틀은 나무를 덧대서 고정했다. 3단 중 1단과 2단, 2단과 3단을 고정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여러 곳에 붙이면 장식처럼 보일 수 있다. 심플한 게 좋다면 화분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남겨두고 안쪽에서 고정하면 된다.
4.색칠하고 샌딩하기
두가지 색을 사용했다. 노란색 페인트와 회색 스테인이다. 어떤 것을 먼저 바르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다르다.
이번에는 노란색 페인트를 먼저 바르고 마르기 전에 회색 스테인을 덧입혔다. 부분적으로 섞인 곳도 있고 어떤 곳은 색이 따로 표현되기도 한다.
샌딩은 원래 나무를 자르고 바로 하지만 이번에는 그 순서를 바꿨다. 색을 섞어 빈티지한 느낌을 줄때 샌딩을 나중에 하면 두 가지 색상의 페인트와 나무가 더 부드럽게 이어진 것처럼 표현된다.
5.인두로 이름 새기기
양쪽 옆면은 바느질 한 것처럼 인두로 모양을 내주고 이름도 새겨 넣었다. 이번에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옆면에 손잡이를 붙이면 장식효과는 물론 이동할 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